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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야해! '햇올리브오일'

지중해의 올리브 강국들은 가을·겨울에 열매를 따 봄에 오일을 짜낸다. 지금은 햇올리브오일을 사야 할 때.

BYELLE2021.03.03
 

햇올리브오일이 온다

올리브오일의 조건
좋은 올리브오일을 고르기 위해 꽤 쓸 만한 방법을 하나 꼽자면,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조금씩 시음해 보며 탐구하는 것이다. 올리브오일이 다종다양한 만큼 레스토랑마다 사용하는 브랜드도 제각각이니까. 주변에 친한 셰프나 푸디가 있다면 어떤 올리브오일을 쓰는지 물어봐도 좋다. 혼자 결정해야 한다면 몇 가지 기준을 세워보자.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산도다. 산도는 올리브오일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으로, 산도가 ‘0’에 가까울수록 좋은 오일이다. 올리브 열매를 따서 씨를 빼고 기름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산패를 얼마나 잘 막느냐에 따라 품질이 결정된다. 올리브오일의 가장 높은 단계에 속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의 경우 산도가 0.8% 이하에 해당한다. 어떤 브랜드는 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열매를 따 기름을 추출하는 과정을 단 2시간 만에 끝낸다. 또 산소를 완벽 차단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저장 탱크에 보관했다가 납품 직전에 병입한다.
 
두 번째. 품종을 확인할 것. 올리브 품종은 300종이 넘는다. 입문자가 품종을 따지기는 어렵겠지만 단일 품종인지, 여러 품종을 섞었는지 정도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위스키와 와인, 커피, 초콜릿처럼 올리브오일 또한 단일 품종으로 만든 제품이 더 믿을 만하며, 올리브 고유의 풍미를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그 외의 체크 포인트는 어떤 방식으로 열매를 수확해 기름을 추출했는가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일일이 상하거나 덜 익은 열매를 가려 따는 ‘핸드 피킹’과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콜드익스트랙션’이 가장 선호되는 방식이다. 물론 핵심은 무조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인 동시에 햇올리브오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유통이나 보관 과정에서도 산화될 수 있으므로 그해에 생산해 병입한 오일을 선택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까다로운 조건을 다 통과했다면 무조건 좋은 오일이니 그때부터 가격을 비교해 저렴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가끔 유통 단계에서 가격에 거품이 끼는 경우가 있으니. 
 
최종적으로 선택한 오일이 청신한 풀과 과일 풍미가 나는 동시에 식도를 긁는 듯 매캐한 맛이 난다면 성공이다. 3월이면 유럽 곳곳에서 지난가을과 겨울에 거둬들인 올리브를 압착한 햇올리브오일이 나온다. 올리브오일도 신선 식품이다. 갓 압착해 병입한 것이야말로 가장 신선하고 맛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어떻게 먹을까
올리브오일을 파스타 등을 요리할 때나 샐러드 드레싱으로만 활용한다면 당신은 이미 옛날 사람. 요즘은 올리브오일을 여러 식음료에 경계 없이 뿌리는 게 대세다. 아이스크림을 올리브오일과 함께 먹는 일은 이미 널리 검증된 방법.
 
서울을 대표하는 젤라테리아 ‘더마틴’과 ‘젠제로’는 진작부터 손님들이 주문한 젤라토에 올리브오일을 뿌려냈다. 더마틴이 스페인 왕실에 납품하는, 산도가 거의 ‘0’에 가까운 초특급 프리미엄 오일을 사용한다면, 젠제로는 젤라토에 어울리는 올리브오일을 발굴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젠제로는 유제품을 넣지 않은 소르베에도 올리브오일을 뿌리길 추천하는데, 시칠리아에서 현지인들이 그라니타에 오일을 뿌려 먹는 모습을 본 적 있다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질 것이다. 아이스크림과 올리브오일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깨닫고 나면 그다음은 쉽다.
 
자연스럽게 요거트, 주스 등의 식음료에 응용하게 된다. 지역 양조장 컨설팅 회사 ‘이쁜꽃’의 대표인 양조사 양유미는 올리브오일을 막걸리에 뿌려 마셔보기를 권한다. 바나나 혹은 사과 등의 과일 향을 띠는 막걸리에 올리브오일을 섞으면 과실 향이 도드라지며 싱그러운 인상을 남긴다는 것. 예를 들어 살짝 사과 향이 나는 막걸리에 올리브오일을 가미하면 풋사과 향을 견인할 수 있다.
 
더불어 막걸리 특유의 전분 질감에 기름이 스미면 빵에 올리브오일을 뿌린 듯 고소하고 부드럽다. 마른안주에도 찰떡이다. 말려서 짜고 뻣뻣한 오징어나 황태채를 올리브오일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고 향긋한 풍미에 짠내가 수그러드는 동시에 식감도 한결 촉촉해진다. 사실 회에도 잘 어울린다. 그리고 과일, 아니 어쩌면 모든 음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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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작가 이주연
  • 사진 우창원
  • 웹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