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연기 잘하는 여배우에게도 고역은 있다.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그 이미지가 크게 각인되어 오래가는 법. 임팩트한 연기로 인해 자신의 이미지를 강하게 인식시킨 무서운 여배우들을 소개한다. ::오로라 공주, 엄정화, 결혼 못하는 남자, 검은집, 유선, 사이코패스, 글러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서영희, 며느리전성시대, 엘르, elle.co.kr:: | ::오로라 공주,엄정화,결혼 못하는 남자,검은집,유선

캐릭터: 부족할 것 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딸이 살해당하면서 복수를 하게 되는 한 아이의 엄마그녀는 도대체 왜?: 외제차 딜러로 일하고 있는 그녀에겐 딸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형사인 남편에게 연락을 했지만 바쁘다며 경찰에 연락하라는 말만 남긴다. 그리고 쓰레기장에서 성폭행 당한 후 살해유기된 딸이 발견되고, 그녀는 딸을 잃은 슬픔에 딸을 죽인 사람들을 서서히 죽여나간다. 죽인 사람들 혹은 범행 현장에 딸이 너무 좋아해 별명이기도 했던 ‘오로라공주’ 스티커를 남긴 채.절정의 카타르시스: 그녀의 끔찍한 살인은 여자아이를 폭행하는 계모를 꼬챙이로 여러 번 찔러 죽이는 것부터 시작된다. 딸을 밖에 혼자 세워둔 친구를 식도와 기도가 모두 막히도록 석고팩을 부어 질식사시키고, 돈 없이 택시 탔다고 길 한복판에 딸을 버리고 간 택시기사의 손발을 묶고 얼굴에 봉지를 씌어 낭떠러지로 굴린다. 범인에게 돈을 받고 병력을 꾸민 변호사를 쓰레기 매립장에 포크레인으로 매달아 놓고, 딸을 강간한 범인에겐 다시는 나쁜 짓을 못하도록 중요 부위에 가위를 꽂는 등 엽기적이고 잔인한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더 이상 오로라 공주 스티커가 순수한 동심의 소유물로 느껴지지 않는다.정화시키기: 영화에서 주로 강인한 캐릭터들만 연기해왔던 그녀는 드라마 에서 약혼에 실패하고 연애에 별 관심 없는 골드미스를 연기했다. 소녀들이 읽는 만화책을 읽으며, 온라인 게임에서 애들과 앞다투어 아이템 욕심을 내는 등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카멜레온 같은 그녀의 변신은 무죄다. 캐릭터: 보험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그들을 조정해 피해자처럼 가면을 쓰고 있는 여자그녀는 도대체 왜?: 처음부터 ‘사이코패스’라는 전제를 깔고 가기 때문에 성격 형성의 과정은 딱히 없다. 그들은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우는 얼굴 속에 섞인 웃는 얼굴을 구별해내지 못한다. 인간적인 감정 자체에 굉장히 무감각하며,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따위를 느끼지 않는다. 인간을 철저하게 사물로 대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이나 타인의 신체에 대한 존중도 전혀 없다. 절정의 카타르시스: 절단기로 남편의 두 팔을 잘라놓고 병실에 찾아온 보험사 직원에게 ‘이 사람 죽으면 보험금 나오나요?’라고 묻는데, 너무 덤덤한 표정이 오싹한다. 그뿐인가, 자신을 쫓는 보험회사 직원의 집에 무단 침입해 집안을 온통 어질러놓고, 금붕어를 믹서기에 넣어 갈아놓기까지 한다. 한동안 비슷한 색깔의 믹서기에 갈아 나온 생과일 주스를 마실 수 없는 부작용이 있다. 눈에 꽂힌 열쇠를 괴성과 함께 뽑고,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모습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사실을 인지시켜준다. 남의 집 지하실에 함부로 가지 말자는 교훈도 얻게 된다.정화시키기: 사연 많고 굵직한 캐릭터로 열연해왔던 그녀는 영화 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통통 튀고 발랄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지극정성이고 정감어린 마음을 가진 음악선생님으로 분했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수화를 생활화하고, 항상 따뜻하고 정의감 넘치는 모습이다. 언뜻 보면 평범한 것 같지만 그녀가 연기를 하면, 순식간에 입체적인 캐릭터로 돌변한다. 캐릭터: 외딴 섬에서 딸 하나만 바라보며 남편의 구타와 고된 시집살이를 견디는 여성그녀는 도대체 왜?: 복남은 고립된 섬에서 낮에는 노예처럼 일하고, 밤에는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희롱받는 절망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늘 맞고 고통스러워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마을 사람들은 외면으로 일관한다. 인생의 유일한 낙이었던 딸의 죽음과 자신이 믿었던 친구의 외면이 그녀를 살인자로 탈바꿈시킨다. 자신을 괴롭힌 세상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게 된다.절정의 카타르시스: 눈부신 햇볕을 받으며 그녀는 낫 한 자루를 집어든다. 낫으로 사람의 목을 서슴없이 잘라 나무에 걸어놓고, 부러진 피리로 목을 찔러 죽이는 걸로도 모자라 오장육부를 여러 차례 찌르기 등 징그러움의 끝을 보여준다. 최고 절정은 남편을 죽이고 그 시체를 끌고나와 된장을 바르며 처음으로 반말을 내지르는 장면이다. 숨어 있던 악의 본능이 깨어나는 그녀의 모습은 섬뜩함과 동시에 은근한 통쾌함마저 가져다준다. 원망 가득한 “넌 너무 불친절해”라는 말은 왠지 개인주의에 만연한 현대인들에게 주는 경고인 것 같아 뜨끔하기도 한다. 이제 낯선 섬에서 낫을 들고 있는 여인을 보면 도망부터 가야할 것 같다. 정화시키기: 우연의 일치(?)인가. 그녀는 영화에 앞서 드라마 에서도 ‘복남’이란 이름으로 출연을 한 경험이 있다. 아들을 원하던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구박이나 받는 어리버리 방송 드라마 작가지만, 점점 미운 오리의 옷을 벗고 사랑스러운 백조의 모습으로 태어난다. 오버스럽고 힘 빠진 연기는 ‘살해 및 피살 전문 배우’라는 오명을 떨치기에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