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핸드폰, 벽에 거는 토스터, 혹시 봤니?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더 이상 형태는 기능만을 따르지 않는다. 기존 디자인 틀에서 벗어난, 가장 급진적인 디자인 컨셉트 여덟 가지를 골랐다. 제품의 형태는 기능에서 자유로워졌고 첨단 기능은 형태의 속박을 훌쩍 넘었다. 먼저 네 개를 소개한다.::루엘,elle.co.kr:: | ::루엘,elle.co.kr::

얇아도 너무 얇다, 자전거 맞아? 디자인&nbsp |&nbsp 유지 후지무라 증강현실 등을 모티브로 한 컨셉트 디자인을 선보였던 유지 후지무라가 자전거로 또 한 번 묘기를 부렸다. 뚱뚱한 크레디트 카드처럼 보이는 그의 자전거 컨셉트 디자인은 충전용 배터리로 작동하는 전기 자전거로, 극단적으로 날씬한 직사각형 몸통 뒤로 페달과 의자 같은 모든 세부 형태가 날렵하게 접힌다. 덕분에 뚱뚱한 사람이 들어설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할 수 있다. 좁은 장소, 넘쳐나는 자전거 등&nbsp보관 문제를 해결한 자전거의 또 다른 형태다. 달리는 것만이 자전거의 기능이 아니다. 후지무라의 자전거 컨셉트는 좁은 장소에서의 효율적인 보관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으로 칭송되는 자전거 디자인의 명성을 두 발로 걷어차 버렸다. 물방울 모양의 감각적인 교통 신호등&nbsp디자인 |&nbsp사이킥 팩토리흔하디흔한 신호등 디자인에 새로운 형태와 기능을 입히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반갑게도 한국을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그룹 사이킥 팩토리의 드랍플릿 교통 신호등 컨셉트다. 기존 신호등의 판에 박힌 외형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잠시만 신호등의 작동 방식을 지켜보면 존재 이유가 다르다.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듯이 신호등의 빨간 빛 위로 새로운 소식들이 물결처럼 나타난다. 신호등의 빨간 불이 들어올 때면 led 화면 위로 뉴스의 헤드라인이나 기상정보 같은 유효한 정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녹색 불이 켜지면 정보 텍스트는 사라지고 보행자들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친절한 녹색 빛만을 내뿜는다. 빨간 신호등 앞에 우두커니 서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사라지길 꿈꾸며 신호등 컨셉트를 내놓았다. 접거나 돌돌 말거나, 벽에 걸거나...이게 평면 토스터?디자인&nbsp |&nbsp 버추 백, 아말리아 모니카, 비나이 라지 소마셰카단순함의 미학을 상징하는 디터 람스가 봤다면 깜짝 놀랄 토스터의 컨셉트 디자인이 여기 있다. 필요한 것만큼 형태를 만들랬지 누가 이렇게 형태를 없애버리랬냐고 호통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세 명의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해 만든 토스터 디자인은 이렇게 말한다. ‘언제 토스터는 네모반듯하다는 법이라도 있었나?’ 그들이 내놓은 컨셉트는 종잇장처럼 평면적인 토스터다. 열기구가 바닥면 전체에 깔려 있으니 식빵을 구울 수 있는 도구임에 분명하다. 토스터 평면이 담요처럼 접히도록 작동되는 시스템으로, 식빵 전체를 바삭하게 구워낼 수 있다. 사각형 박스 형태를 없애버린 평면 토스터는 한 면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벽에 걸어놓고 보관하라는 디자이너들의 배려다.&nbsp &nbsp구멍으로 손가락을 관통시키는 신기한 핸드폰디자인&nbsp |&nbsp 브란코 루키치전위적인 발상으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디자이너 브란코 루키치는 몇 해 전 ‘타라티 휴대폰’ 컨셉트를 내놓았다. 이 휴대폰은 많이 허전해 보이고 실제로도 ‘비어 있음’이 핵심이다. 스크린과 키패드를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버튼을 누르는 대신 키패드를 터치하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듯, 브란코 루키치는 터치하지 않고 작은 구멍 속으로 손가락을 관통시키는 방법을 제안한다. 손가락이 번호 구멍으로 들어가면 해당 전화번호로 전화가 연결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타라티’가 산스크리트어로 ‘관통’을 뜻한다는 점. 루키치는 ‘디자인 픽션’이라는 용어를 쓰며 탐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효용성, 경제, 기술에 의존적이었던 디자인을 좀 더 가변적이고 생생한 경험과 만나게 하겠다는 말이다. 상상은 픽션이 아니라 사실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