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에 술이 빠지면 되나요? 추천 들어갑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추위. 몸과 마음을 따끈히 데워줄 술 한잔 생각난다. 전문가와 애호가들이 겨울밤 가장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 술 넉 잔을 순서대로 추천했다. 한 잔으론 언제나 모자라니까.::와인,루엘,elle.co.kr:: | ::와인,루엘,elle.co.kr::

풀코스 와인가장 먼저 하루 동안의 갈증을 풀어주기에 그만인 샴페인. 산뜻하고 드라이한 느낌, 입 안에서 터지는 버블의 즐거움, 쌉사래한 특유의 풍미까지. 더불어 위장도 짜릿한 긴장을 느낄 것이다. 최고의 첫 잔이다. 두 번째 잔은 화이트 와인으로, 샤토 몬텔레나의 샤르도네. 보다 묵직하고 보다 부드러우며, 호사스러우면서도 안정된 향과 놀라울 만큼 복합적인 맛을 선사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샴페인 다음에 즐길 만하다. 세 번째 잔은 레드 와인으로 샤토뇌프 뒤파프. 지중해의 온화함을 담은 넉넉한 알코올, 어릴 적 과일 사탕의 추억, 지는 저녁노을의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마지막 잔은 이탈리아 스위트 와인 비노코토.&nbsp 마지막 잔에서 바라는 모든 것을 만족시켜준다. 신선함, 달콤함, 황홀함 그리고 마지막 방울을 삼키는 아쉬움까지. 손진호(중앙대 와인아카데미 교수)그대 눈동자에 건배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술 한 잔은 축복이다. 물론 한 잔으론 모자란다. 함께 마실 여인이 더 좋아할 술 몇 잔을 추천한다. 먼저 기네스 흑맥주 한 잔에 포트 와인 약간을 섞는다. 최고의 궁합. 몸도 적당히 따뜻해진다.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인 스푸만테에 복숭아 주스를 섞은 칵테일인 벨리니는 가볍지만 탄산 느낌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 후엔 과일 향이 풍부한 싱글몰트 위스키 더 글렌리벳에 찬 얼음물을 넣어 마신다. ‘키스를 부르는 술’이라는 별칭을 괜히 얻은 게 아니다. 마무리는 레미마틴 VSOP에 생강 한 쪽, 오렌지 주스와 설탕 시럽을 곁들인 코냑 칵테일을 온더락스 잔에 즐긴다. 말린 과일이나 치즈와 함께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정신우(푸드 스타일리스트) 냉정과 열정 사이떠들썩하게 모여 마시는 술자리에선 네 가지 아니라 여서 일곱 가지도 섞어 마시지만 혼자 마시기에 네 종류의 술은 너무 과하다. 하루 일을 마치고 혼자 기분 좋게 마실 때는 두 종류면 충분하다. 겨울엔 찬 술과 따뜻한 술을 번갈아 마시는 게 묘한 재미가 있다. 먼저 차게 식힌 폴로저 샴페인을 마신다. 비싼 ‘퀴베 서 윈스턴 처칠’까지 갈 필요 없다. 그리고 국산 청주 설화를 따끈하게 데워 마신다. 찬 술을 비우자마자 따뜻한 술을 마셔도, 둘을 천천히 번갈아 마셔도 각각의 매력이 있다. 섬세한&nbsp 미각의 즐거움을 주는 조합이다. 어윤권(‘리스토란테 에오’ 오너 셰프)셰리통에 빠진 날얼마 전 근사한 정찬을 즐긴 후 셰리통에 숙성한 캐스크 스트렝스 싱글몰트 위스키 네 종류를 천천히 즐길 기회가 있었다.&nbsp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위스키를 뜻하는 캐스크 스트렝스는 일반 싱글몰트 위스키보다 도수가 높고 풍미가 강하다.&nbsp SMWS(스카치 몰트 위스키 소사이어티) 클럽에서 보틀링한 야마자키 119.10과 맥캘란 24.112. 둘 모두 19년산이다. 그리고 맥캘란 위스키 라이브 10주년 기념 보틀, 마지막으로 맥캘란 캐스크 스트렝스를 마셨다. 모두 알코올 도수 50도를 훌쩍 넘는 술이지만 물을 섞지 않고 천천히 마셨다. 알코올 향이 너무 진하기 때문에 와인처럼 잔을 흔들어 향이 우러나길 잠시 기다린 후 마시는 게 좋다. 숙성 연도에 따라, 증류 방식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맛의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셰리 향에 푹 빠진 날이었다. 유용석(위스키라이브조직위원회 대표)소양인의 음주법술도 체질에 맞춰 마시면 좋다. 소양인인 난 이 순서로 마시면 과음한 다음 날도 별문제 없다. 처음엔 사케나 화이트 와인 같은 발효주로 시작한다. 요즘 즐겨 마시는 사케는 미즈노고토시. 가볍게 마시기 좋은 깨끗한 맛의 사케다. 2차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버블이 필요하다. 보가라는 이탈리아 스푸만테 스파클링 와인을 추천한다. 다음엔 묵직한 위스키로 조금 눌러줄 필요가 있다. 싱글몰트가 없을 경우 조니워커 블랙에 소다수를 섞어 하이볼로 마신다. 구수한 맛이 좋다.새벽 6시까지 놀고 싶으면 부어라 마셔라 테킬라. 그렇지 않을 거면 소주,&nbsp 무조건 참이슬이다. 물론 든든한 안주가 있어야겠지. 입에 침이 고인다. 황의건(홍보대행사 오피스-H 이사)이탈리아식 주도이탈리아의 술 네 종류로 순서를 정했다. 먼저 이탈리아 최고의 화이트 와인인 아르네이스 블란제. 피에몬테 지역의 화이트 와인이다. 적당한 산미로 상큼하게 입을 씻어준다. 다음으로는 바롤로의 와인 명가 루치아노 산드로네의 바르베라달바가 좋겠다. 둥글고 편안한 풍미의 와인이다. 바롤로 와인을 한 잔 더 하고 싶지만 가격 부담이 크다. 비슷한 성격의 일 파봇 란게 네비올로를 권한다. 묵직한 느낌이 즐겁다. 그 후엔 그라파를 마시고 싶다. 와인을 만들고 남은 포도 껍질을 증류한 이탈리아식 소주. 소주와 비슷한 맛에 과일 향이 난다. 취기가 과하다 싶으면 에스프레소에 그라파 두세 방울 정도 넣어 마무리하는 것도 깔끔하다. 안준범(와인 칼럼니스트)단골 바에서 맥주 네 병 좋아하는 바에서 이런 순서로 맥주 네 병을 시켜 마시고 싶다. 먼저 시원하게 입맛을 돋우는 라거 맥주. 요즘엔 라거 맥주는 하이트 드라이피니시만 마신다. 이게 제일 맛있다. 그리고 라거보다 조금 더 진하고 허브 향이 즐거운 호가든을 마시겠다. 세 번째 병엔 아일랜드 흑맥주 기네스. 묵직하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맛은 오래도록 좋아할 수밖에 없다. 맥주 맛이 물릴 때가 됐다. 다음엔 디저트 같은 느낌으로 달콤한 허니 비어를 마시겠다. 요즘엔 허니 비어를 파는 바가 줄어들어 아쉽다. 수입식품 전문점에도 가끔 한 병씩 보일 정도니. 김진화(푸드 포토그래퍼)기분 좋게 달큰한 것들로바깥엔 잔뜩 날을 세운 바람이 세차게 불고 사무실 안엔 밀린 일들이 가득한 마감 막바지. 좋아하는 영화를 보며 홀짝이는 몇 잔 술 생각이 간절하다. 영원한 고전 &lt카사블랑카&gt. 험프리 보가트의 곁엔 늘 보드카, 위스키, 코냑, 와인과 샴페인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칵테일의 술병과 잔이 있었다. ‘20세기 최악의 술꾼’ 찰스 부코스키의 자전적 영화 &lt술고래 Barfly&gt의 미키 루크는 곰팡이 핀 여관방에서 브람스를 틀어놓고 버번을 기울이며 시를 끼적였고, 코엔 형제의 컬트 코미디 &lt위대한 레보스키&gt에서 제프 브리지스는 아침에 눈뜨자마자 보드카와 우유, 칼루아를 섞은 화이트 러시안부터 찾았다. 앉은자리에서 영화 세 편을 연달아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천천히 마시는 술 몇 잔은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기분 좋게 달큰한 것들로. 먹다 남은 와인에 오렌지, 레몬, 계피, 정향을 넣고 졸여 만든 따끈한 뱅쇼와 잭 다니엘스, 화이트 러시안. 마지막으로 화이트 러시안 한 잔 더! 에디터 정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