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얼마 전 폭설이 내렸지만, 이번 주말은 절기상 '우수'입니다. 곧 봄맞이를 할 날이 다가옵니다. 요즘처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물가가 난동을 부릴 때 놀만한 곳은 역시 극장이네요! 혼자라도 극장으로 향해 보시죠. 알짜 정보없이 전단지나 뒤적이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나섰습니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발바닥 평점,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맞춤형 조언입니다. |

이 3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358만 명을 돌파하며 을 쉽게 따돌렸다. 디즈니의 회심작 은 놀라운 완성도와 재미를 갖고 있음에도 배급력(부족한 스크린 수)의 문제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국내에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은 계속 됐다. 1월 중순에 개봉한 드림웍스의 도 80만 명에 그친 걸 고려하면, 애니메이션은 예상보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박스오피스에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외화로는 로 인기를 모았던 대니 보일의 , 리암 니슨을 내세워 제2의 을 꿈꾸는 이 돋보이고, 한국 영화는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과 작년 가을 개봉 예정이었다가 개봉이 무산되었지만 '현빈 이펙트'로 다행히 다시 선을 보이게 된 가 경쟁을 한다. 다행히 지난 주보다는 라인업이 괜찮다. 고양이 세수: 아론(제임스 프랭코)은 도시에서 벗어나 홀로 블루 존 캐년의 경치를 마음껏 즐긴다.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낯선 친구들과 암벽 사이로 다이빙도 하면서 젊음을 만끽한다. 신나게 등반을 즐기던 아론은 갑자기 떨어진 암벽에 팔이 짓눌려 고립되고 만다.고양이 기지개: 친절한 제목이 가르쳐 주듯이 아론은 그때부터 '127시간(5일 7시간)' 동안 홀로 암벽에 껴 있는 신세가 된다. 관에 고립된 와 비교해 봐도 재밌다. 영화적으로 생각하면 역시 관건은 90분을 어떻게 펼쳐나가는 가에 달려있다. 회상 신을 집어넣는 것이 다소 영화적 완성도를 떨어뜨리지만, 아론의 고통을 묘사하는 방식은 아주 훌륭하다. 주어진 것이 '산악용 로프, 칼, 물 한 병, 디카'라는 것도 괜찮은 전제다. 결국 누군가가 구출해주지 않을 것을 직감한 아론은 팔을 자르기로 결심한다. 팔을 2단계로 부러뜨리고 칼로 팔을 '슥슥' 자른다. 이 장면은 보일의 좀비 영화 를 떠올리게 만든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아론은 고통 속에서도 묘한 기쁨을 만끽한다. 암벽 사이로 내려오는 빛이 그의 에너지다. 빛으로 잠깐이나마 샤워를 즐기는 장면은 짜릿하다. 고양이 세수: 남편을 죽이고 수감된 지 7년 만에 어머니의 문상을 위해 특별 휴가를 나온 애나(탕웨이)는 시애틀로 가는 버스 안에서 훈(현빈)과 만났다가 헤어진다.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72시간! 우연히 다시 훈과 만나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에 빠져든다. 고양이 기지개: 의 신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으로부터 시작한다. 원작은 모범수 여인과 위조지폐범의 열차 안의 사랑을 그렸다. 그후 세 번째 리메이크된 영화다. 보통의 리메이크작은 불신만을 낳기 마련이다. "왜 또 만들었을까?"하는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김태용 감독의 는 예외다. 장소를 비와 안개의 도시 시애틀로, 교통수단을 버스로, 여자 주인공을 중국 여인으로 옮겨놓은 것은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이다. 라는 불행과 절망의 테마는 타자-유령(부재의 시간)-디아스포라적 유목과 맞물리며 특별한 힘을 발휘한다. '시가폐인' 여러분, 이 영화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영화가 아니야!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하오! 화이!"로 시작해 "예스"로 굳히기에 나서다가, 급기야 "내 스푼을 썼는데 사과를 안 한다"로 폭발하는 '말빨'의 힘. 대사의 맛은 이런 것. 고양이 세수: 마틴 해리스(리암 니슨)는 베를린 출장 중 교통사고를 당한다. 하지만 부인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남자가 그녀의 곁에서 마틴의 행세를 한다.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이상하게 몰아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로부터 공격까지 당한다.고양이 기지개: '스포일러 금지', '결말에 대해 입을 봉해 달라'는 마케팅 전략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지만, '반전'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만국병(?)이다. 이후 더 뛰어난 영화를 내놓았지만 샤말란 감독이 욕을 먹은 건 테마나 완성도와 상관없이 오직 "반전이 있냐 없냐" 혹은 "반전이 놀라운가"하는 기대감이었다. 중요한 것은 반전이 아니라 드라마의 완성도이고, 반전은 드라마의 한 축에 불과하다. 반전 강박증을 벗어던지고 보면,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썩 괜찮다. 아내가 남편을 못 알아보고, 스스로 누구인지 헷갈린다는 전제는 다분히 히치콕 풍이다. 결론은 어딘가 (?)을 떠올리게 하지만!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은 잊어도 좋다. 니슨의 '원맨쇼'는 없다. 오히려 브루노 간츠와 프랭크 란젤라의 중후한 연기가 돋보인다. 노익장의 연기 대결! 고양이 세수: 1991년 3월, 도롱뇽을 잡으러 집을 나선 다섯 명의 초등학생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번 사건을 파헤쳐 특종을 잡으려는 강지승 PD(박용우)와 소년들은 이미 타살되었다고 믿는 황우혁 교수(류승룡)는 아이를 잃은 부모가 범인이라고 지목한다.고양이 기지개: 누구나 아는 사건이지만, 범인은 아무도 모른다. 사건이 발생한지 어느새 21년이 되었다. 이런 미제사건을 다루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최대한 사실만을 전달하는 법이 있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 찍는 게 낫다(굳이 극영화로 만들 필요가 없다). 다른 방법은 사실을 토대로 감독이 자유로운 상상력을 동원하는 거다. 물론 도, 도 모두 후자다. 이규만 감독은 에서 보여준 '기억과 살인'의 문제에 더 치밀하게 접근한다. 우리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는 범인을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잊어버린' 거다. 하지만 강지승이 범인과 만나는 대결은 못내 아쉬움을 남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참, 연기 잘하는 영화다. 류승룡, 성동일, 성지루, 김여진 그리고 서주희의 연기는 정말 노련하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다. 고양이 세수: 엄마와 소심한 고등학생 딸 아리는 비 오는 날 육교에서 번개를 맞고 서로 몸이 바뀐다.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지만, 서로의 생활에 적응하기도 벅차다. 그러던 중, 아리는 엄마와 함께 수학여행을 떠나면서 차차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한다.고양이 기지개: "가 극장판이 있었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2003년 극장판이다. 새로운 버전이 나온 줄 알았다가 약간 실망을 한 경우다. 과 똑같은 소재라고 마케팅을 했지만, 사실 일본 작품 중에 서로 몸이 바뀌는 경우는 너무 많아서 "표절이다, 패러디다"라고 논하는 건 우습다. 엄마와 아리가 몸이 다시 바뀌는 것은 차라리 와 닮은꼴이다. 그저 안방 극장에서 를 즐겁게 본 분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문제는 한 가지를 이야기를 너무 길게 끈다는 점이다. TV물보다 긴 90분의 러닝타임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쫄깃쫄깃한 플롯이 필요했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막무가내 엄마(여자가 아니라 '아줌마'라는 불리는 존재들)와 소심한 딸의 '이심전심' 이야기는 언제봐도 짠하고 훈훈하다. 고양이 세수: 세력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12세기 몽골. 투쟁과 혼란 속에서 일찍이 아버지를 잃은 소년 테무진(아사노 타다노부)은 어린 시절 결혼을 약속한 보르테를 다시 만나면서 진정한 사내로 거듭난다. 그후 칸이 된 테무진은 자무카를 물리치고 대평원을 정복한다.고양이 기지개: 이란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징기스칸 일대기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수 차례 영화되었다. 딱히 메리트는 없다. "내가 사라진 뒤에도 세상에는 위대한 이름이 남게 될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던 테무진의 안목대로 자신의 이름은 영원하겠지만, 굳이 이 이야기를 또 영화화한 목적은 알 수가 없다. 그것도 러시아 감독인 보드로프()가 애써 일본 배우 타다노부를 기용해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다(국내 팬이야 구미가 당기겠지만). 뭔가 다른 해석을 기대했지만, 대평야를 멋지게 찍었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걸 찾을 수 없다. 네네. 강한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건 익히 알고 있답니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몽골의 전통에 따라 어린 테무진을 죽이지 않고 괴롭히는 것은, 몽골 버전의 를 보는 것처럼 묘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