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영화 속에서 다시 한번 여심을 훔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사랑에 목숨걸었던 현빈이 스크린에서 사랑을 파는 남자와 사랑을 숨기는 남자로 변신했다. 때로는 따도남(따뜻한 도시남자)으로, 때로는 세도남(세심한 도시남자)으로 또 한 번 여심을 훔칠 준비를 마쳤다. 욕심많은 이 남자의 끝은 대체 어딜까? ::현빈,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탕웨이, 임수정, 시크릿가든, 엘르, elle.co.kr:: | ::현빈,만추,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탕웨이,임수정

Character 마음을 여는 순간에 있어주는, 사랑을 파는 남자 ‘훈’About Movie영화 가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는 현빈의 덕(?)이 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와 환호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급사의 사정으로 개봉도 못한 채 사장될 뻔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빈 효과’로 인해 다른 배급사가 나타나면서 구사일생한 것.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는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어메이징’했다. 영화는 안개가 자욱한 잿빛 풍경의 시애틀에서 만난 두 남녀의 3일 간의 사랑을 그린다. 러닝타임의 절반은 쓸쓸한 독백과 방백으로 이어지며, 감독은 배우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기가 막히게 잘 잡아냈다. 또한 놀이공원에서의 환상적인 더빙 시퀀스 장면과 식당에서 벌어진 싸움을 포크로 재치있게 넘기는 장면 등은 깨알 같은 즐거움을 선사하며, 영화가 너무 우울해지지 않도록 페이스를 조절해준다. 때로는 질척대고 때로는 너무 쓸쓸해 아프지만, 연기한 배우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잊고 싶지 않은 찰나의 기억 같은 영화다. 특히 5분간의 롱테이크 엔딩은 진한 잔상을 남긴다. 출소한 애나가 훈을 기다리며 혼잣말을 한다. “안녕? 오랜만이야.” 아마 2년 뒤, 우리도 애나처럼 현빈에게 “오랜만이야”라고 인사를 건네겠지. 그때까지는 “안녕”‘훈’을 향한 희망사항머리와 옷 매무새를 신경쓰며 가다듬는 모습이 느끼하지 않은 남자은근슬쩍 시계를 채워주며 작업을 거는 예사롭지 않은 매너마저 귀여운 남자만족하지 못하는 여자는 처음이라며 할인해주겠다고 개구지게 웃는 남자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도 자기가 아는 말로 소신껏 추임새를 넣는 재치 있는 남자여자의 옛 남자에게 질투심을 느껴 홧김에 싸움도 할 줄 아는 터프한 남자갑작스러운 포옹에 깜짝 놀라 주머니 속의 손을 서먹서먹 꺼내 두르는 사랑스러운 남자난 그런 훈이 좋더라, 난 그런 현빈이 좋더라현빈 Says실제 나는 의 ‘주원’보다 의 ‘훈’이 쪽에 가깝다. 주원이는 하고 싶은 말이나 감정 표현을 거침없이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한다. 가슴에 담아 둔 일들이나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내색 안하고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점이 ‘훈’을 닮았다. Character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도 세심한 배려로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About Movie역시 현빈은 뼛속부터 사회지도층이었다. 소외된 ‘작은’ 영화를 위해 기꺼이 노 개런티로 출연, 스탭들의 회식과 간식을 책임진 걸로도 모자라 제작팀 일까지 담당하며 상류층의 특권을 고스란히 발휘했다. 영화는 두 남녀의 헤어지는 3시간여의 이별 풍경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며 보여준다. 를 연출한 감독답게 큰 사건이 리드를 하거나 극적인 연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다. 습관과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사용될 법한 흔한 플래시백도 없이 긴 호흡으로 흘러간다. 차 안에서 덤덤하게 이별을 고하는 여자와 받아들이는 남자의 대화를 10여분 간의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첫 신을 제외하고서는 대사도 매우 절제되어 있다. 그렇기에 인물들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날씨와 그들의 행동들을 유심히 봐야 한다. 좁은 공간 속, 사랑의 감정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헤어지는 미묘한 감정을 두 배우는 섬세하게 잘 그려낸다. 영화가 가볍지 않은 사건을 놀라울 정도로 담담하게 다가서기 때문에 낯설겠지만, 그 이별의 감정을 서서히 따라가보자. 항상 “난 괜찮아”라고 말하는 ‘그’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지도.‘그’를 향한 희망사항여자가 좋아하는 잔을 꺼내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려주는 분위기 있는 남자짐 싸는 여자를 위해 아끼던 찻잔을 에어캡으로 꼼꼼하게 포장해주는 남자천장에서 떨어지는 비를 세숫대야에 받고, 비 묻은 물건을 정성스럽게 닦는 세심한 남자마지막 식사를 위해 여자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놓는 센스있는 남자창문을 여닫을 줄 모르는 여자를 위해 천천히 요령을 설명해주는 다정한 남자여자가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캐치하고 준비해주는 남자난 그런 그가 좋더라, 난 그런 현빈이 좋더라현빈 Says실제로 난 ‘그’ 처럼 못할 것 같다. 원래 속에 있는 마음이나 감정을 일일이 표출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런 부분은 영화 속 ‘그’와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나라면 잡고 싶다면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보내줘야겠다고 판단이 되면, 짐은 알아서 싸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