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지독한 사랑에 빠지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강렬한 에너지와 아름다운 소리를 온몸으로 발산하는 여자. 진정 김선경은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연기자다. 모노 드라마 <당신도 울고 있나요?>를 끝내자마자 <건 메탈 블루스>의 팜므 파탈로 변신한 김선경은 계속 소규모 무대에서 자신을 실험하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무대 위에서 새롭게 피어날 준비를 한다. 슬쩍 엿보기만 해도 그 숨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김선경, 클레오파트라, 당신도 울고 있나요? 모노 드라마, 그녀만의 축복, 건 메탈 블루스, 더 씽 어바웃 맨, 크크섬의 비밀, 태왕사신기, 엘르, elle.co.kr:: | ::김선경,클레오파트라,당신도 울고 있나요? 모노 드라마,그녀만의 축복,건 메탈 블루스

모노 드라마로 아픔을 껴안다 Q: 잘 지내셨어요? 작년 가을에 뮤지컬 로 만났을 때는 나중에 영화 현장에서 인터뷰하자고 약속을 했잖아요. 하지만 계속 뮤지컬을 하셔서 못 참고 놀러왔어요. 아이, 잘 왔어요.(웃음) 영화 쪽에서도 내가 쓰고 싶은 배우라고 다들 그러긴 하는데. 무서워서 말을 못 한다네. 그 분들도 소심한 거지. 난 그런 사람 아닌데. 사실 나도 문제가 있어요. 활동할 만하다 싶으면 계속 쉬니까. 그런 게 잘 안 맞았어요. 요즘 소극장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10월 말에 끝난 치유 모노 드라마 의 반응이 대단했다는 말은 들었어요. 평점이 9.7점이 나올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참 모든 게 고마웠어요. 나한테 아픈 과정이 있다가 세상을 새롭게 살겠다고 나선 거라서, 노 개런티로 사람들에게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시각, 청각 장애인들 분이나 사회에서 외면당한 분들, 여성 쉼터에 있는 분들을 다 모셨어요. 장애인 분들께 공연을 본 건 처음이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어요. 공연할 때 옆에 수화하시는 분이 같이 진행을 했죠. Q: 모노 드라마 뮤지컬이란 형식도 독특한데요? 1부는 상처받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죠.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여성의 사랑부터 부모 자식 간의 사랑까지, 20대부터 60대까지 옴니버스로 바꿔가면서 했어요. 2부에는 토크쇼 형식이라서 사연이 있는 사람이 나와서 직접 이야기해요. Q: 그러면 사이코 드라마와 유사하네요? 그렇죠. 아픔이 있는 사람이 나와서 펑펑 울면서 이야기도 하고. 장애인들인데 결혼할 예비부부가 거기서 프러포즈도 하고. 정말 모든 사람이 펑펑 울었어요. 그런 분들이 나와서 아픈 이야기를 하면 전율이 느껴져요.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를 느끼게 되죠. 비오는 데도 힘들게 휠체어를 갖고 오세요. 우리나라에 공연장이 많아도, 장애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아요. 여러모로 눈치 보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서 못가는 거죠. 난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사람도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왜 색안경을 쓰고 보기만 하죠. 왜 그들에게 혜택을 못 주는지? 그분들을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 시작을 했어요. 2부에서는 아무 이야기나 해보라고 제안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요. 내가 먼저 나를 열고 말하죠. “살다 보니 사는 게 별 거 아니더라. 살다보니 행복이 목표가 될 수는 없겠더라. 행복을 목표로 하다 보니 기대도 생기고, 기대가 생기니까 실망도 크다고. 행복이 특별한 게 아니죠. 오늘 하루 온전히 생활하면 그게 행복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어디 행복이 없나, 어디 즐거움이 없나 찾아요. 뭐 하러 그러죠? 바로 내 안에 있는데....”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들 마음이 열려요. 이혼한 부부 밑에서 자란 아이들도, 부모의 이혼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놔요. 자연스럽게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가 나와요.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주제들이 전부 나오죠. 난 그걸 이슈로 끝낸다는 게 싫었어요. 그걸 순화를 시켜줘야 해요. 매스컴에서는 충격적인 보고만 할 뿐이지 충격에 대한 완화나 대책은 없어요. 우리는 이러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치유를 목표로 삼아서 공연을 한 거죠. Q: 모노 드라마를 제작도 하고, 대본도 직접 쓰시잖아요? 2005년에 이 모노드라마의 시작이었어요. 이름을 잊어버린 아줌마의 이야기로 첫 시도를 했죠. 이번에는 주제가 사랑에 대한 상처였고, 내년 것도 대본을 쓰고 있어요. 사기와 횡령에 대한 이야기죠. 나도 사기당한 게 있어서 얼마 전 경찰 수사를 5시간 반 동안이나 받았어요. 내가 잘 못한 게 아닌데도 그래요. 그러다보니 각 금액대로 사기꾼들의 접근방법을 보여주려고요. 이런 사기꾼에게 넘어가지 말라는 걸 가르쳐 주는 거죠. “사기는 항상 가장 가까운 사람이 친다. 이런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 어려울 때 가까운 사람에게 너무 많이 이야기를 하면 안 돼요. 어려운 틈을 타고 들어와요. 사람이 어려우면 그 어려움에 대해 많이 말하고 싶어져요. 그러면서 무방비 상태가 되죠. 그 빈 구석을 메우는 척 하면서 들어와서는 사기를 치는 거죠. 누굴 믿는 건 결국 내 탓이지만, 인생에서 남을 믿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요? 그건 너무 비관적이죠. 그런 내용의 대본을 고민하고 있어요. 사실 사기를 치는 사람은 그게 사기라는 걸 인식하지 못해요. 물을 먹듯이 습관이죠. 또 언어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요. 특히 아이를 못 자라게 하는 언어폭력! “뭘 해도 너는 안 돼!”라는 식으로. 어떤 가정에서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가가 너무 중요해요. 탈무드에 나오는 교육법의 지혜를 넣어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해줘요”라고 말하는 거죠. 내년 작품의 가제는 예요. 예쁜 말이 아니라 솔직한 말을 하자는 거죠. “내가 죄인인가요? 왜 나한테 이러죠?”라고 당당하게. Q: 예전에 목격자로 경찰서에 간 적이 있는데,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상당히 불편했어요. 꼭 내가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내가 배우라고 하니까 사람을 쓸데없이 자꾸 불러내요. 취조당하는 기분이었어요. 경찰들은 사람을 자리에 앉혀 놓고, 자기들 볼 일 전부 다 봐요. 자기만 바쁘고, 남의 시간은 하찮은가요? 그런 걸 고발하고 싶어요. 당신이 귀하면 남도 귀한 거죠. 남한테 잘해야 나도 귀한 대접을 받는 거고.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사람을 죽이고, 행동 하나가 남의 인생을 바꿀 수 있어요. Q: 이런 주제의 공연도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노 개런티를 하셔도 되나요? 돈이 있으면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기부를 할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거든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연기죠. 그래도 난 나름 TV드라마나 영화에서 돈을 받는 편이라서 그걸 포기해도 넘어갈 수는 있어요. 내가 대본 쓰고 연기하는 데, 돈 들어갈 게 어디 있어요. 나를 믿고 따라오는 우리 식구들만 챙겨줄 수 있으면 되는 거죠. 앞으로 매년 9, 10월은 모노드라마를 위해 시간을 빼려고요. 어려운 분들한테 약속을 했어요. 1년에 한 번은 내 공연을 꼭 보여 드리겠다고요. 그리고 옵션으로 한 회는 무료로 장애인들을 위해 보여드리고 싶고요. 제작자들이 그런 걸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공연 한 번 해서 돈 벌어야 얼마나 번다고? 난 그 생각이 들어요. 하루 세끼 다 먹어야 살만 찌죠. 한 끼는 남한테 주고 싶어요. 약간 의식 있게 살고 싶어요. 정말 최선을 다 할 테니, 공연 한 회만이라도 그렇게 좋은 일에 쓰자는 거죠! 공연 한 번 무료로 한다고 얼마나 손해를 보겠어요. 그렇게 오시는 분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writeflash(openflash(630, 590, "http://image.elle.co.kr/ElleContent/ImageContent/DirectImg/091208_muzik/091208_muzik.swf")); 금발의 미스터리 여인으로 탈바꿈하다 Q: 지금 공연 중인 는 첫 공연하실 때 봤어요. 팬들 반응도 살필 겸해서. 첫날 보면 어떡해요?(웃음) 10월 31일에 가 끝났고, 잠깐 며칠 쉬다가... 잠시 잠수 탔어요. 그러다가 11월 18일에 첫 공연이 올라갔으니까, 처음에는 연습양이 많이 부족했죠. 계속 대사를 외면서 5회 공연을 했어요. 다행히 내가 대본을 참 잘 외워요. Q: 각자의 솔로 파트보다는 앙상블이 관건인 뮤지컬이던데요. 맞아요. 첫 공연보다는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물론 지금도 만족이야 안 되죠! 대사나 각자의 노래야 잘 하지만, 세 명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의 문제죠. 튀지 않게 하는 것도 문제고요. 같이 공연하는 친구들이 어떤 지점이 넘치고 어떤 지점이 부족한지를 빨리 캐치를 해서, 서로 적절하게 조율을 하는 게 중요해요. 5번 이상 공연을 하고 나니까 애들이 재미있어 해요. 나보고 갑자기 접신이 된다고 해요. 혼자서 4명의 여자로 바뀌는 장면에서 (이)석준이가 “눈이 뒤집어지는 게 접신이야!”라고 하던데. 끙끙 거리면서 처럼 되고. 정말 할 수 있는 건 다하는 거죠. 그 중에서 뭐가 좋은 지는 나도 잘 몰라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 거죠. 나쁘다고 하는 건 버리면 되는 거고. 일단은 꺼내놓고 봐요. Q: 금발의 미스터리 여인, 백치 소녀, 심지어 팜므 파탈 마담까지 혼자 하시잖아요. 저도 예상을 못해서 놀랍고도 당황스러웠어요. “아니, 어디까지 변하려나?”하는 마음이었죠.(웃음) 내가 1인 9역까지 해봤어요. 미국에 유명한 배우가 1인 41역을 한 적이 있데요. 혼자 산데요. 그렇게 하면 생활 자체가 다 변해요. 남들과 같이 못 산다고 하더라고요. 산 속에다 집을 지어놓고 혼자 사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으로 확확 변하는 거죠. 그렇게 연기하면 여러 가지 자아가 생겨버려요. 물론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니고,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하는 거죠. 이런 역할을 하다보니까 그렇게 자주 변하는 역할이나 짧게 연기해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만 들어와요. 난 마음 여리고 섬세한 여자를 하고 싶어요. 나에겐 그런 면이 많이 있는데. 자꾸 그런 역할만 원해요. 난 부드러운 여자인데.(웃음) 난 귀엽기도 하고... 귀여운 게 아니라 사실 웃기죠. Q: 여전히 캐스팅되는 역할에 대해 고민이 많으시네요. 아무래도 강한 역할만 섭외되는 게 문제죠? 곧 사극을 들어갈 것 같은데, 그 역할도 딱 부러지고 냉정하면서도 쿨한 캐릭터죠. 표정도 없고. 기생을 가르치는 소리꾼 대모를 맡을 예정이죠. 시트콤 은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지만, 애들 막 부려먹는 부장 캐릭터라 부드러운 유머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죠. 그렇다고 우습게 또 시트콤을 할 수도 없었고요. 난 진지한 걸 하고 싶은데, 다들 괴팍한 것만 주시네요. 드라마 쪽에서는 의 연부인 역할을 보더니, 임팩트 있게 2회쯤 하고 죽는 걸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하시는지, 다들 일찍 죽는 역할을 주려고 하세요. 우스갯소리로 매번 10회까지만 살려달라고 해요. 이번에 하는 사극은 감독님이 내 팬이라고 하시면서 끝까지 살려주신다고 했지만, 너무 길게 해도 그렇고 30회 정도 하고 죽었으면 좋겠어요.(웃음) 난 연극하는 사람이라, 일주일에 삼일만 촬영을 하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대신 삼일 동안 미친 듯이 하겠다고 했더니, 기꺼이 수용을 해주시더라고요. Q: 는 전적으로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하는 작품이라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봐서 아시겠지만 의 무대는 심플해요. 아무 것도 꾸미지 않은 단순 컨셉트죠. 워낙 돈이 없어서. 그러나 이게 가능한 건 대본 자체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이죠. 대본이 일반적이지 않아요. 사람들이 이게 무슨 내용이야 할 정도로 어려워해요. 그래서 마니아가 생겼어요. 끝나는 순간까지 알 수 없는 추리초설을 읽는 느낌이죠. 중간에 한 번 놓치면 “뭐지?”하며 다시 돌아가기가 너무 힘들죠. 대본을 해석하고 회의하는데 두 달 반이 걸렸어요. “이게 왜 그랬을까?”, “도대체 누가 죽인 거야?”하며 같이 고민을 했죠. 최근 관객과의 대화를 하다보니까, 관객들이 더 무서워요. 질문이 날카롭죠. “각 여성 캐릭터마다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고. 그걸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내가 공부를 많이 해야죠. 그런데 하다보니까 모르는 걸 알게 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여기서 탐정 샘 갈라드가 주인공인데, 갈라드가 성배를 찾아다녔던 군단 이름이라고 가르쳐주는 분도 있었어요. 제목을 ‘건(총)’, ‘메탈’, ‘블루스’로 끊어서 의미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요. 어떤 임산부는 뮤지컬 음악으로 메탈이 나오는 줄 알고 안 봤다고 하더군요. 다들 메탈인 줄 알지만 연주는 전부 재즈인 거죠. Q: 아무래도 관객들이 전형적인 미국 누아르에 대해서는 잘 모르죠. 실제로 ‘건 메탈 블루’라는 색이 있어요. 총에 들어가는 회색인데 약간 블루 톤이 있는 색깔이죠. 총이 갖고 있는 차가움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문화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되죠. 요즘이야 누아르에 대해 알지만, 예전에는 붙일 게 없으면 전부 누아르였어요. 뮤지컬이나 영화나 전부 예상이 가능하다면 이젠 재미가 없어요. 예측이 안돼야 즐겁죠. 어떤 의문이 생겨야 흥미롭죠. 그런 점에서 이 뮤지컬은 많은 과제를 주는 작품이죠. 내가 농담으로 동사무소 공연이라고 해요. 빈곤한 무대지만 그 암흑 속에서 배우가 살아있다는 것을 몸짓으로 나타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어요. 이건 전부 배우들의 몫이에요. 정말 빈 공간이라 배우들이 자기 기량을 모조리 다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니까 재미있어요. 배우로서는 도전하고 싶은 공연이죠. 자신의 사명을 좇아 항해하다 Q: 그런 열정이나 에너지가 어떻게 나오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보통 사람은 이렇게 못 살아요. 내가 미쳤나 봐요. 옛날에는 선배들이 날 ‘미친 년’이라고 했어요. 그럼 어디 그런 말을 하냐고 따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내가 미친 거 같아요. 내 후배들이 나보고 미친 누나나 또라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그냥 접신 들렸다고 하는데... 그런데 재미있어요. 옛날에는 ‘또라이’라고 하는 게 정말 듣기 싫었어요. 이젠 날 알게 되었어요. 김선경이란 사람은 스스로 평범을 요구하는 사람이죠.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을 했어요. 한데 그게 안 돼요.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게 평범한 거죠. “평범하게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아껴서 쓰고, 애 기르면서 살고 싶은데, 왜 이렇게 힘들까요?”라고 누구한테 물었더니, “네가 평범하지 않으니까”라고 답하더라고요. Q: 와, 정답이네요!(웃음) 그래서 “왜 내가 평범하지 않아요?”라고 물었죠. “길거리에 가서 봐라, 누가 널 평범하게 보는지, 하고 다니는 것부터 평점하지 않다. 말하는 것도 평범하지 않고, 무슨 일만 있으면 펑펑 울고, 그런 게 평범한 거냐?”라고 반문하더라고요. “평범하다 평범하지 않다 라는 것이 잘못 된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게 되는 것도 힘들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인 거죠. 그냥 그대로 가는 것이 결과적으로 평범한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죠. 다들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일을 나의 안테나가 “난 괜찮아, 괜찮아”하고 나간다면, 난 평범하지 않은 거죠. 아무래도 사고나 감각의 촉이 다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열정도 생겨요. 아파 죽다가도 무대에 서면 좋아 죽겠는 걸 어떡해요? Q: 앞으로의 공연이나 연기 일정만 봐도 놀라워요. 뮤지컬도 또 이어서 다음 공연도 연습 중이시고, 그 와중에 드라마와 영화도 찍고요. 이게 말이 안 되는 일정인가요? 말이 안 되죠. 드라마와 영화까지 4개를 준비하고 있으니까. 뮤지컬은 하고, 그 다음에 까지 해요. 지금 이야기 되고 있는 영화는 이정재 씨가 나오는 살인추리극인데, 감옥에 들어 온 여의사인데 전혀 기죽지 않는 캐릭터죠.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은데, 꼭 내가 해야 한다고 하니까 끌렸어요. Q: 아휴, 제가 다 쫓아가서 보기가 힘들 정도라니까요! 우리 애들(팬)한테도 그런 얘기를 해요. “언니, 다음에 하죠?”라고 물으면, 오지마! 괜찮아. 대본 보여줄 테니까. 은 부하직원과 바람피우는 남편과 애인이 생겼다고 고백하는 아내의 이야기라고 말해줘요. “그래도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그럼, 할인받아서 와! 나도 그들한테 미안하다고 얘길 해도, 그런데도 전부 다 봐요. 제가 2번 이상 보면 왜 왔냐고 혼내요. 그들의 마음을 내가 다 알지만 너무 미안해요. 경제도 어려운데 한 번만 보고 그 돈은 다른 좋은 일에 썼으면 해요. 그래도 “기다렸어요!”하니까 말리질 못 하겠어요. Q: 앞으로 하실 연기들이 전부 괜찮은데요. 특히 드라마는 대박 예감이 드는데요. 맞아요. 난 성공해야 돼요. 내리는 비만 봐도 눈물이 나는 시기를 겪다 보니,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 다하고 살았으니, 남한테 받은 사랑을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저한테 늘 그렇게 말했어요. 넌 가진 게 많다! 내가 뭘 가졌다는 건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작은 것부터 생각해보니 정말 많이 가진 사람인 거죠. 사실 누구나 많이 갖고 있어요. 그래서 베푸는 게 아니라 나누는 거라는 마음에서 를 했던 거죠. 많은 분들이 오셨지만, 그보다 더 크게 배우로서 하나의 운동을 일으키고 싶었어요. 내가 노 개런티로 하니까, 내 다음에는 누가 하겠는가 라고 동료 배우들에게 다음 주자를 요청한 거죠. 다른 사람들이 나올 때까지 계속 내가 해야죠. 하다보니까 후원이나 협찬도 좀 유명해져야 쉽게 들어오더라고요. 어딜 찾아가도 만나기가 힘들어요. 또 절차도 많아요. 그래서 이거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얼굴이 더 알려지고, 연기자로서 더 유명해져야 궁극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목표로 갈 수 있어요. 그런 생각이 하늘에서 마음에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니까 일이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사실 공연을 하면서 내가 축복을 받고, 내가 더 행복했어요. 참 감사할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아파도 어디다 고민을 털어 놓을 곳이 없어요. 심리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하고요. 누구나 말 못할 고통이 있어요. 공연에 와서 잠깐이라도 웃고, 펑펑 울기도 하고, 편하게 말하자는 거죠. 어떤 친구가 이성 문제에 관해서 펑펑 울면서 이야기를 해서, 자신을 더 가꾸라고 진심으로 충고를 하면서 선물도 줬어요. 그렇게 서로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데도, 저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Q: 그건 정말 말이 안 되죠! 돈도 안 받고 하는데. 좋은 일을 하려는 거지, 구걸하는 건 아니예요. 난 각오했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어요. 진심을 아는 사람이 단 두 명만 있어도, 난 성공했다고 믿어요. 난 연기자니까 공연에서 내 할 도리만 잘하면 최소한 연기자로서 인정을 받을 거라고 믿어요. 그렇다고 상을 받거나 칭찬을 받으려는 것도 아니에요. 힘들어도 괴로워하지 말아라. 어떤 일도 끝은 있을 거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 그렇게 위로를 하고 싶은 거지. 다들 제가 고생 한 번 안하고, 편하게 살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게 산 적이 거의 없어요. 난 곱게 자랐으면 정말 몹쓸 인간이 되었을 거예요. 다행히 여러 가지 있는 일이 나한테 있는 게 도움이 되었어요.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감성으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를 울게 만드는 것은 감성이죠. 힘들고 아퍼하고 우는 건 전부 감성이죠. 내가 결국 어떤 사람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고 싶어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Q: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또 뵙겠습니다. 언제든지 와요. 아무리 바뻐도 인터뷰 해야죠. 다음에는 우리 밥도 같이 먹어요. 저번에 그냥 가서 서운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