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의 예능 ‘아내의 맛’에 나경원과 박영선이 등장했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딸과 함께 밥 먹으며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박영선 장관은 MBC 최초 여성 특파원으로 LA에서 남편 이원조 국제변호사를 만난 이야기를 했습니다.
관찰 예능이라는 포맷을 통해 평소보다 친근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어요. 왜 두 사람은 갑자기 예능에 등장한 걸까요?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나경원, 박영선이 선거를 겨냥해 나온 거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어요. 선거방송심의 특별 규정을 살펴볼까요. 선거 90일 전부터 보도, 토론 방송을 제외하고 후보자들은 타 프로그램에 출연을 금지한다는 규정이 있어요. 보궐선거의 경우는 60일 기준이고요. 나경원 전 의원의 방송 일자는 선거 92일 전, 박영선 장관의 방송은 선거 80일 전으로
두 사람 다 선거에 출마한다 해도 법적으론 문제가 될 게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속 보이는 행보라는 평가와 함께 논란이 되는 거죠. 두 사람의 출연 에피소드는 평소 ‘아내의 맛’ 시청률보다 높아요. 방송사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특정 정치인을 홍보해 이득을 취했다며 비판받고 있는 거죠.
방송사가 선거 전에 특정 정치인들의 이미지만 부각하는 건 공정성에 위배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정치인 역시 선거법을 교묘하게 피해갔다는 이미지가 생기면 신뢰도가 떨어지겠죠? 결과적으로 두 정치인의 예능 행보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방송 당시 나경원, 박영선은 서울시장 보궐 선거 출마 유력 후보였어요. 방송 직후 ‘시청률이 더 높았던 나경원이 당선될 확률이 높다’는 등 선거 관련 기사들이 쏟아졌고요. 1월 13일 자로 나경원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고, 박영선도 1월 내로 출마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공정한 선거를 위해 방송사의 중립적인 역할과 정치인의 청렴한 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