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솝 기프트 키트 2020: 감각의 연대기
‘감각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이솝의 2020 기프트 키트 컬렉션은 상상력이 가진 놀라운 힘에 경의를 표한다. 키트 겉 상자에 프린트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오디오북이나 e-book을 다운로드해 이솝이 엄선한 문학작품을 눈과 귀로 즐기며 마음껏 상상 비행을 할 수 있는 것. 각 기프트 키트에 붙은 이름과 매치되는 각기 다른 5가지 문학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코로나 시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견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게다가 100% 재활용 재료로 제작돼 생분해가 가능한 케이스에 담겨 있어 기존 기프트에 대한 의식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집을 떠날 필요 없이 마음과 감각의 항해를 떠날 수 있는 이솝의 5가지 키트를 소개한다.

더 아덴트 노마드. 파슬리 씨드 페이셜 클렌저 200ml,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페이셜 토너 200ml,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페이셜 세럼 100ml, 20만원, Aesop.
더 아덴트 노마드
피부를 세정하고 밸런스를 잡아주는 이솝의 베스트셀러, 파슬리 씨드 라인의 필수품 3종으로 구성된 키트. ‘The Ardent Nomad(열정적 유목민)’라는 이름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듯 이 키트와 만난 작품은 독보적인 탐험가이자 선구자, 스위스 출신의 작가였던 이자벨 에버하르트(Isabelle Eberhardt)가 남긴 일기. 남장을 한 채 북아프리카 전역을 여행한 그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스토리로 그녀가 찾았던 장소와 만난 사람들에 대한 깊은 고찰은 물론 여행이 주는 ‘위대하고 달콤한 평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더 찬스 컴패니언.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워시 500ml, 라인드 컨센트레이트 바디 밤 100ml, 7만6천원, Aesop.
더 찬스 컴패니언
이솝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핸드 워시와 바디 밤으로 구성된 ‘더 찬스 컴패니언’ 키트를 통해서는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이 남긴, 그리 유명하지 않은 작품을 발굴하는 순간을 맛볼 수 있다. 기차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하는 〈뭔가 유치하지만 매우 자연스러운〉이라는 소설로 뉴질랜드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의 작품. 덧없는 청춘의 이상주의에서부터, 성년의 냉정한 현실주의에 이르는 인생 여정에 함께 하며 공감할 수 있을 것.

더 로어 콜렉터. 제라늄 리프 바디 클렌저 100ml, 제라늄 리프 바디 밤 100ml,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워시 500ml,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 75ml, 12만원, Aesop.
더 로어 콜렉터
이솝의 핸드와 바디 케어를 위한 스테디셀러 4종으로 구성된 키트는 그리스인 어머니와 아일랜드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 국적의 작가, 라프카디오 헌(Lafcadio Hearn)의 〈아키노스케의 꿈〉과 만났다. 삼나무 아래에서 잠이 든 일본 농부가 주인공으로, 꿈 속에서 농부는 왕국으로 불려가 공주와 결혼을 하고 섬을 통치하게 되지만 잠에서 깨어난 후 그것이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여지를 남기는 내용. 민속학자 야나기다 구니오가 일본을 가장 잘 관찰하고 표현한 외국인이라고 평한 라프카디오 헌의 작품답게 일본 문학 특유의 신비한 오리엔탈리즘을 느낄 수 있다. 왜 키트의 이름이 ‘The Lore Collector(구전 설화 수집가)’인지 알 수 있을 것.

더 메타피지컬 보야저. 비 트리플 씨 페이셜 밸런싱 젤 60ml, 파슬리 씨드 안티 옥시던트 세럼 100ml, 20만5천원, Aesop.
더 메타피지컬 보야저
피부 밸런스를 되찾아주는 젤 타입 보습제와 가벼운 제형의 수분 세럼으로 구성된 ‘더 메타피지컬 보야저’는 위대한 브라질 작가의 사색적인 이야기와 짝을 이룬다. 조아킹 마리아 마샤두 지 아시스(Joaquim Maria Machado de Assis)의 〈딜리리엄〉은 생사가 불분명한 화자가 하늘을 나는 하마를 타고 태곳적 시간으로 이동하는 달뜬 꿈에 대한 이야기. 그곳에서 인류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연과 만나며 행복을 추구하는 게 헛된 노력일지 모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더 시즌드 웨이페러. 이스트로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 50ml, 포스트-푸 드롭스 100ml, 레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워시 500ml, 11만3천원, Aesop.
더 시즌드 웨이페러
넓은 거실에서부터 작은 욕실에 이르기까지, 집안 구석구석을 나만의 감성으로 채워줄 홈케어 3종으로 구성된 키트는, 다재다능한 인도 작가(이름 그대로 The Seasoned Wayfarer(경험 많은 여행자))의 이야기와 만났다. 캘커타의 생활을 분위기 있게 묘사하고 정체성 탐구와 자아발견에 대해 다룬 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의 〈카불리왈라〉라는 작품. 아프가니스탄 행상이 인도 소녀와 나누는 우정이 큰 줄기를 이루는 스토리로, 소녀의 아버지 관점으로 내용이 전개되며 낯선 사람에게서 느끼는 인류애를 탐구한다. 이스트로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의 이국적인 향과 함께 미지의 인도 풍광을 상상하며 작품을 즐긴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