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사랑의 시작과 끝이 담긴 책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로 국내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일깨운 장유정은 연출도 하고, 대본도 쓰고, 노랫말도 짓는다. 얼마 전에는 <김종욱 찾기>를 스크린으로 옮겨 영화감독이란 타이틀까지 더했다. 인생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돌아가는 것이라며 잠시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는 그녀가 내 인생의 책들을 골랐다.::안톤 체호프,이영미,디아너 브룩호번,한비야,지그문트 프로이트,체호프 희곡전집-단막극,한국대중가요사,쥘과의 하루,그건 사랑이었네,예술과 정신분석,독서,엘르,elle.co.kr:: | ::안톤 체호프,이영미,디아너 브룩호번,한비야,지그문트 프로이트

장유정의 책을 대하는 자세노매드(Nomad) 독서시간이 부족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예전보다 눈에 띄게 독서량이 줄었다. 비상 처방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10분에 10~15쪽 정도를 읽는 편인데 왕복 한 시간 거리면 적게는 70쪽, 일주일에 두 권 정도 읽을 수 있다.새로운 시각, Yes철학서나 예술서처럼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책들은 요약본으로 읽지 않는다. 축약 과정에서 원작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 차라리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를 새로운 시각과 친숙한 소재를 빌려 기술한 책을 읽는 게 좋다. 1 이영미 민속원트로트가 첫선을 보인 건 오래전 창가시대였다. 지금은 어르신들이 좋아하고 보수적인 성격의 장르로 취급되는 트로트가 당시에는 새로움과 혁신 그 자체였단 사실. 일제강점기부터 서태지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중가요사를 정리한 이 책은 가요계 뒷이야기와 시대적 상황을 덧붙여 또 다른 읽을거리를 준다. 어렵지 않으면서도 대중가요가 머문 시대 흐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내 이 책만큼 가요사를 잘 정리한 책이 있을까 싶다. 2 디아너 브룩호번, 문학동네 아침에 일어나 남편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 아내가 하루 동안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내용을 담담하게 그린 벨기에 작가의 단편소설이다. 짧은 호흡으로 읽기 좋을 정도로 두께가 얇지만 이야기에는 깊이와 농도가 있다. 특히 전체를 관통하는 죽음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과 성찰이 인상적. 아내가 남편 없는 일상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장면에서는 이런 게 진짜 인생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이야기와 묘사가 뛰어난 이유도 있지만 이 책이 가슴속에 머무는 건 책을 소개해준 지인 때문이기도 하다. 건강이 좋지 않던 그 분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슬퍼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3 , 안톤 체호프, 연극과 인간 장막극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문호 안톤 체호프는 단막극 작품도 다수 남겼다. 리얼리즘에 입각한 러시아 작품들은 요즘 관객과 취향이 다른게 사실. 체호프의 경우도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많다. 소통의 부재가 빚어내는 웃음과 캐릭터의 묘미를 읽어낼 수 있다. 단막극은 장막극보다 내용이 쉽고 흡수력이 빨라 희곡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4 한비야, 푸른숲 오래전부터 한비야의 열렬한 팬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만나고 싶다. 그녀가 쓴 을 읽고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나 싶었다. 무언가 꽉 닫혀 있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려준 그 책을 펼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숨가쁜 일상과 건강한 삶을 영유하는 태도가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는 이번 에세이는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뛰어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채찍질을 하게 된다.5 , 지그문트 프로이트, 열린책들 평소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 관심이 크다. 트라우마나 크고 작은 결핍에 관한 사연은 매력적인 이야기 소재가 된다. 멀게는 햄릿이 그랬고 가까이에는 영화 에서 공유가 연기한 편집증의 남자가 그러했다. 책 표지에 쓰인 정신분석, 프로이트란 이름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의 예술가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끌어와 정신분석학적 의미를 캐낸다. 나 역시 이 책을 연결고리 삼아 무의식의 세계에 쉽게 빠져들었다.*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