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막걸리 만들기부터 글쓰기까지! 소근소근 소모임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손을 내미는 사람은 있다. 차가운 바람을 헤치고 온 당신을 기꺼이 환대해 줄 여섯 개의 소모임.

BYELLE2020.12.01
 

오감으로 차 즐기기,  티에리스

티에리스의 정체  네팔, 스리랑카, 인도, 대만, 일본 등지의 차 재배지를 직접 방문하고, 정성 들여 수확한 홍차만 수입하는 티 룸. 소모임 위주로 운영하는 예약제 차실인 합정동의 티 테이스팅 룸과 영국식 스콘 및 밀크 티를 전문적으로 페어링해 선보이는 방배동의 티 스탠드,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대표 클래스 적당한 배움을 곁들인 티에리스의 ‘티 액티비티’는 티 코스와 원 데이 클래스가 결합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 여름에 산뜻한 교쿠로 녹차 우리는 법을 배우고, 겨울에는 영국식 홍차의 황금 비율을 전수받는 식. 차의 기원이나 차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다즐링, 아삼 같은 유명 차 산지나 복잡미묘한 티 플레이버에 집중하는 워크숍을 신청하면 된다. 
페어링 차회 최근 티 페어링에 대한 관심으로 다기 브랜드나 화과자 전문점 등과 협업해 차회를 진행해 왔다. 11월에는 김범주 파티셰와 손잡고 가을에 어울리는 차 3종과 디저트 코스를 페어링해 선보였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벌써 다음 페어링 차회를 기획 중이다. 차가 의외로 짭짤한 고기나 치즈류와 잘 어울린다는 걸 발견하는 시간이 될 거다. 
인상적인 소모임의 기억 〈할머니의 팡도르〉라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할머니의 발그레한 볼과 캄캄한 겨울밤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차를 마셨던 낭독 차회. 아늑한 분위기에서 낭독이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정말 동화 같은 순간이었다. 
JOIN US 연말에 어울리는 내추럴 와인과 홍차를 밍글링하는 새로운 티 액티비티가 찾아온다. 다즐링 홍차가 지닌 무스카텔 플레이버는 오렌지 내추럴 와인과 자주 비교되곤 하는데, 두 음료의 흥미로운 접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tieris_tea 
 
 

일상적으로 예술하기, 불나방

불나방의 정체  ‘예술로 먹고살아보자!’라는 포부를 안고 미술 전공자끼리 모여 지난해 9월 문을 연 전시공간. 다양한 동네 예술가를 초빙해 아트 워크숍도 연다. 함께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워크숍이 가장 대표적인 예. 때때로 무도회나 퀴즈 쇼, 플리마켓 같은 변칙적인 이벤트도 도모한다. 
불나방 블라인드 시네마(BBC) 호스트 외엔 어떤 영화를 보게 될지 알 수 없는 불나방의 시그너처 소모임. 한 달에 한두 번, 5명 이내로 모여 맥주와 먹거리를 쟁여놓고 함께 영화를 본다.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만 하다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거나 영화를 빨리 감기 하면서 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 강추! 
그 외에도 낯선 사람끼리 가면을 쓰고 모여 춤추는 ‘익명의 무도회’나 자신의 몸을 본뜨는 ‘몸 조각 만들기 워크숍’처럼 불나방에서는 몸을 중심으로 한 소모임이 많다. 함께 몸을 움직이는 경험이 다른 소모임에 비해 더욱 높은 친밀도를 만들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몸을 쓰는 행위가 좋은 아이디어로 연결될 때도 많다. 
인상적인 소모임의 기억 첫 드로잉 워크숍 때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50대 여성 분이 방문했다. 여전히 딸을 다섯 살로 생각하는 아버지와 함께 부녀가 캔버스에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그림이 잊히지 않는다. 
JOIN US 12월에도 역시 불나방 블라인드 시네마가 찾아온다. 아직은 후기가 그리 많지 않으니 직접 경험해 볼 것! @bulnabang_official 
 
 

조물조물 막걸리 빚기, 윤주당

윤주당의 정체 안동 진맥소주, 봇뜰탁주, 제주 오메기 맑은 술…. 국내 곳곳에서 만들어진 전통주를 들여오고 소개하는 술방. 직접 블렌딩한 막걸리와 외할머니 호박찌개, 꽈리고추 목살구이 같은 안주 리스트도 판매한다. 
술 빚기 클래스 오픈 시간 전 낮 시간대(주로 3시경)를 활용해 옹기종기 모여 함께 술을 빚는다. 술만 빚는 게 아니라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시음도 한다. 첫 방문이라면 쌀과 물, 누룩만을 이용해 술을 빚는 찹쌀막걸리 만들기부터 도전하면 좋고, 이후 취향껏 클래스를 신청하면 된다. 차를 좋아한다면 벚꽃주나 국화주 클래스를, 비주얼이 훌륭한 술을 원한다면 단호박 막걸리나 복분자 막걸리 클래스를 택하는 식이다. 
술 빚기의 매력 고두밥과 물, 누룩을 손으로 천천히 섞으며 촉감에 집중하는 과정이 마치 힐링 테라피 같다. 2~3주 동안 술이 익어가는 걸 기다리는 즐거움은 덤! 
그 외에도 영화 〈밀정〉 속 송강호와 이병헌이 밤새 술독을 비우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착안해 시작한 ‘술독파티’가 있다. ‘청음회’는 소규모 양조장에서 빚은 전통주를 비교하고 음미하는 모임이다. 
JOIN US 11월 21일부터 매주 토요일 ‘주당들의 정기모임’이 시작된다. 1년 넘게 술 빚기 클래스를 진행하다 보니 꽤 많은 단골이 생겼다. 그에 발맞춘 전통주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총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25종의 전통주를 시음하게 되며, 막걸리도 빚고 소주도 증류한다. 마지막 만남 때는 각자 빚은 술을 나누는 술독파티로 성대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다. @yunjudang 
 
 

유쾌한 동네 사랑방, 두강당

두강당의 정체 미술과 목공을 전공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용산구 커뮤니티 공간. 바로 근처에 두강당의 전신이자 공유 숙박 공간인 ‘한강당’이 있다. 운영자가 직접 모임을 주최하기도 하고 때로는 모임에 참여했던 게스트가 호스트가 되기도 한다. 공간을 레트로 분위기로 꾸민 것은 누구든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가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소모임의 종류 두강당에는 독서 모임, 영화 모임, 각자의 여행 기억을 나누는 ‘퇴근 후 세계여행’같이 접근하기 쉬운 모임이 많다. 동시에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가 이끄는 공간 대여에 관한 원 데이 클래스 ‘집 없이 월세 받기’처럼 호스트에 따라 얼마든지 장르를 넘나들기도 한다. 일방적인 가르침보다 각자의 가치관과 경험을 나누는 사랑방에 가깝달까. 퇴근 후 모이는 데 지장이 없도록 대부분의 모임은 오후 7시부터 진행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소모임 아무래도 무비 토크가 가장 반응이 좋고, 재참여율도 높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미리 영화를 보고 와야 한다는 점! 〈빌리 엘리어트〉를 보고 와서 어릴 적 꿈과 순수했던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인턴〉을 본 다음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3시간을 보낸다. 
소모임의 가치 몸소 경험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세상인 것 같다. 하지만 대리만족이나 대리경험이 선사하는 기쁨과 영감도 크다는 걸 이곳 소모임을 통해 배울 수 있다. 
JOIN US 용산구 이태원에 지속 가능한 건강식을 주제로 한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을 연다. ‘그릭 요거트 만들기’같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맛있는 소모임으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community_dgd 
 
 

편견 없이 글쓰기, 프로젝트 임시

프로젝트 임시의 정체 작은 책방이자 모임 공간으로 올해 초 세운상가에 문을 열었다. 본업은 작가인 운영자가 이제까지 광고회사, 온라인 서점, 예술 플랫폼 등에서 몸담은 경험을 살려 공간에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기획한다. 그 첫 시작이 블라인드 라이팅이었다. 
블라인드 라이팅 상대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글로만 만나는 비대면 글쓰기 모임. 한 달 동안 매주 주어지는 글감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쓰고 피드백을 나눈다. 글감은 한 단어일 수도 있고 문장일 수도 있다. 모임 참여자들은 마지막 4주 차에 진행하는 오프라인 모임 때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후 최종 수정한 원고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모든 것〉 〈경계선 위의 문장들〉이라는 책이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블라인드 라이팅의 매력 글로만 상대를 알고, 이해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값지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최종적으로 한 권의 책이 출판된다는 것은 모임에 참여하는 보람을 더욱 증폭시켜 준다. 
그 외에도 함께 와인을 마시며 시집을 읽는 ‘밤의 서점에서’라는 모임을 오랜만에 다시 진행했다. 시를 낭독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작품에 더욱 깊이 빠지게 만들어준다. 
JOIN US 맛있는 음식과 술, 문학이 있고 거기에 글쓰기까지 더한 모임을 계획 중이다. 적당히 부른 배와 기분 좋은 취기가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는 데 용기를 줄 거다. @project_imsi 

 
 

철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카비네 

카비네의 정체  ‘모든 고귀한 것은 힘들 뿐 아니라 드물다.’ 스피노자의 이 글귀를 이해하기 위해 꼭 심도 있는 철학 공부가 필요할까? 타인과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철학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북촌에 둥지를 틀었다. 시즌제로 운영하는 모임 공간으로 매 시즌 대화와 독서, 영화, 연기, 미술, 놀이라는 6개의 주제로 방이 나뉜다. 
카비네의 자랑 아담한 공간과 아름다운 북촌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 이곳에 있으면 대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대표 클래스 가장 실험적인 모임은 ‘놀이로 철학하기’와 ‘연기로 철학하기’. 자신만의 ‘부캐’를 만들어 친구를 사귀는 ‘가면놀이’나 연극 등에 참여하게 된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모임으로는 ‘대화로 철학하기’, 북촌 주변의 갤러리를 탐색하는 ‘미술로 철학하기’가 있다. 어떤 모임을 택하든 항상 적절한 질문으로 생각을 이끌어내고, 대화 중간중간 새로운 관점을 던져주는 호스트가 모임에 쉽게 빠져들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 외에도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모임으로 ‘랜선 글쓰기’와 ‘랜선 철학’이 있다. 카카오톡 채팅방과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언제든 철학적 사고가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JOIN US 12월에는 카비네의 네 번째 시즌이 돌아온다. ‘대화로 철학하기’ ‘영화로 철학하기’ ‘미술로 철학하기’, 총 세 개의 소모임이 오픈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철학자와 심리 상담사가 함께 기획한 단발성 모임도 열릴 예정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도록. @c.cabinet.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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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류가영
  • 디자인 이유미
  • 기사등록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