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여자의 커리어는 여자가 지킨다

타인과 '연결'되며 살아가는 법을 잊지 않는 이들을 만났다. 모두의 안녕을 위한 지금의 고립이 끝나면 우리는 또다시 어깨를 맞댈 수 있을 것이다.

BYELLE2020.11.12
 

 여성 디자이너들이 뭉친 이유

온오프라인의 경계없이 교류하는 FDSC 회원들 ((c) 강경희)

온오프라인의 경계없이 교류하는 FDSC 회원들 ((c) 강경희)

회원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공감한다((c) 이주연)

회원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공감한다((c) 이주연)

 여성 디자이너들만을 위한 무대, FDSC STAGE 포스터

여성 디자이너들만을 위한 무대, FDSC STAGE 포스터

FDSC 소개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정체성을 가진 개인들이 업무 관련 실용 정보와 일상을 나누며 네트워킹하는 모임이다. 2020년 7월 기준 기업 인하우스 디자이너(37%), 디자인 에이전시 및 스튜디오 디자이너(25%), 1인 스튜디오 및 프리랜서(19%)로 구성돼 있으며 업계, 연차도 고르게 분포한다. 2018년 7월 첫 설명회 이후 현재  200명에 가까운 회원이 가입했다.  
 
왜 이토록 많은 디자이너들이 FDSC에 환호할까 디자인, 특히 그래픽 디자인 업계는 전체 종사자 중 여성의 수가 월등히 많은데도 유명 디자이너와 임원급, 교수들은 주로 남성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던 차 동종 업계 여성 간의 네트워크가 생긴 걸 반가워하는 것 같다. 워크숍과 강연 등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하며 여성 디자이너가 자신과 작업을 드러내고 정당한 보상을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업계를 만들고자 한다. 
 
FDSC라는 집단에 대한 주변인, 업계의 반응에서 감지되는 변화는 공식 SNS 계정에  ‘페디소(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개)’를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 여러 회원들이 이를 통해 일을 의뢰받고 있으며, 성평등 감수성을 가진 여성 디자이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느낀다.  디자인FM(팟캐스트), FDSC STAGE(컨퍼런스) 등 다양한 활동을 보며 타 업계에서 비슷한 모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기도 한다. 
 
가장 성취감을 느낀 순간 사회초년생 디자이너를 위한 온라인 이벤트 ‘밝은미래연구소'를 진행했을 때 한 회원이 “절박하고 외로웠던 내 노력들이 다른 사람의 삶에 보탬이 되는 조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벅차오르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나중에 선배가 되면 나 또한 이렇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참가자들의 후기를 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그것이 세대를 넘은 여성들의 연대로 이어져 더 나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새롭게 정립한 목표 디자이너의 거주 지역 또한 업계 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지방을 기반으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문화·정보 격차, 지역의 상대적 보수성 등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고 동료 디자이너와 연결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걸 보고 지난해부터 지역 지부를 개설했다. 현재 대전에서 활동 중인 네 명의 디자이너가 지역 여성 디자이너의 일과 삶에 대해 듣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여성 인권 이슈에 관한 회원들의 가치관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FDSC의 근간은 업계 내 여성의 위치와 처우에 대해 인지하고, 함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격무와 회식이 당연시되는 문화, 노동 환경 개선뿐 아니라 ‘천재적 재능·감각’ 등 개인의 신격화를 경계하고, 성폭력과 성추행, 성희롱, 모든 혐오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이 원칙에 동의하는 이들이 가입할 수 있다. 
 
FDSC 존재가 커지며 소속되지 않은 디자이너는 업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진 않을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자 페미니스트라는 점은 특권이 아니며, 여전히 페미니스트를 부담스러워하고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다. FDSC가 발표한 ‘지금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 40’는 전시와 연계된 퍼포먼스로서, 기존 매체가 업계에 스포트라이트를 내어주는 전형적인 방식과 제목을 활용한 것이다.  FDSC에 소속되지 않으면 업계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면, 그게 우리가 바라는 좋은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회원들이 FDSC 활동을 통해 얻길 바라는 것 FDSC라는 안전하고 건강한 울타리에서 개인의 작업을 알리고, 성취를 자랑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되길 바란다.
 
FDSC(Feminist Designer Social Club)│김나영, 김소미, 신선아, 양미소,  양민영, 우유니, 이아리, 정은지  @fdsc.kr
 

잃어버린 여성의 경력을 찾아드립니다 

2019년 파트너데이 기념 사진. 위커넥트를 통해 경력보유여성을 채용한 파트너 기업들이 참여했다.

2019년 파트너데이 기념 사진. 위커넥트를 통해 경력보유여성을 채용한 파트너 기업들이 참여했다.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위커넥트의 시작 입시 교육 회사, 경험 공유 플랫폼에서 경력을 쌓으며 많은 사람을 만나던 중, 문득 여성 리더나 관리자급 여성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적은 것을 보며 여성의 경력 단절 문제에 눈을 떴다. 공동창립자인 노유진 디렉터와 그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때 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2018년, 위커넥트를 창업했다. 
 
2020년 10월 기준 위커넥트에 등록된 경력 보유 여성 수는 3305명으로 이 중 207명이 현재 재취업에 성공했다. 이런 수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수적으로 더 많은 경력 보유 여성을 취업에 성공시키는 것이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 경력 보유 여성이 근속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게 우리에겐 훨씬 중요하다. 단순 매칭에 그치지 않고 입사 후 3개월간, 한 달에 한 번씩 입사 당사자와 채용 담당자를 번갈아 만나며 사후 관리에 힘쓴다. 
 
위커넥트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까지는 경력 보유 여성에게 필요한 기회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에 몰두했다면 올해엔 더 많은 기업이 위커넥트에서 최적의 후보자를 찾을 수 있도록 기능을 정교하게 다듬는 일에 집중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스타트업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 ‘퍼펙트핏’을 론칭할 계획이다. 
 
창업 이후 가장 성취감을 느낀 일은 위커넥트를 통해 한글 교육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소중한글’에 입사한 기획자가 둘째 출산으로 또다시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체인력 역시 경력 보유 여성이 채용됐다. 이처럼 기업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력 보유 여성을 채용할 때 가장 뿌듯하다. 
 
경력 보유 여성과 함께 일하려는 기업이 갖춰야 할 태도가 있다면 과거에는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는 여성이 많았다면 요즘은 ‘지켜지지 않는 워라밸’ ‘성장 비전 없음’을 이유로 퇴사하는 여성이 느는 추세다. 즉 유연하고 효율적인 회사 분위기가 여성의 근속을 가능케 하는 결정적 조건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의 사고방식, 직속 상사와 팀원의 지지, 투명하고 효율적인 일하기 방식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소셜 벤처인 동시에 같은 어려움에 공감하는 여성들을 잇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  소셜 벤처에 대한 이해도를 키우거나, 아이가 있는 여성이 갖춰야 할 커리어 관점을 제안하는 온라인 교육,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커리어 토크와 이력서 세미나 같은 오프라인 모임처럼 여성의 커리어 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위커넥트 홈페이지를 통해 커리어를 쌓는 데 필요한 관점이나 지식, 노하우도 꾸준히 업데이트한다. 
 
경력 단절로 자신감을 잃은 여성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여성은 채용 공고의 자격요건을 100% 충족했을 때 지원을 결심하는 반면 남성은 자격요건의 60%만 충족해도 일단 지원해 본다는 휴렛 팩커드의 실험 결과를 자주 인용한다. 자격요건을 완벽히 갖추지 못했을 때 ‘난 준비가 안 됐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들어가서 배우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후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언제나 정면 돌파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보람을 느낀 순간 팀원들과 마음이 맞을 때, 연결돼 있다고 느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회사의 비전을 위해 나아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각자 일의 의미를 찾고, 선한 영향력으로 또 다른 이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위커넥트를 지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위커넥트에 가입하고, 이력서를 등록할 것! 우리를 통해 기회를 찾는 것은 우리의 든든한 지지자로서 함께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탁월한 여성 후보자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조직이 여성에게 자리를 내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위커넥트│김미진 대표 @weconnet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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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마루 / 류가영
  • 일러스트레이터 김다예
  • 디자인 김려은
  • 기사등록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