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 야마모토의 파리 깡봉 부티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요지 야마모토가 <엘르 데코>에 공개한 파리 깡봉의 부티크.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하얀 공간에는 일본 전통의 숨결과 그가 추구하는 단순함의 미학이 숨어 있다. |

화이트 컬러의 탁 트인 공간에 몸을 뉘인 요지 야마모토. 구조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이곳에는 그의 고향인 일본의 향취가 녹아 있다. 1 요지 야마모토 스토어의 외부 전경. 커다란 창문을 장식한 일본 전통 종이인 ‘쇼지’ 소재의 판넬이 인상적이다. 빌딩 자체에서 느껴지는 클래식 유러피언 스타일과 스토어 내부의 모던한 특징이 조화를 이룬다.2 요지 야마모토의 현대적 감성이 묻어나는 깡봉 스토어의 내부. 1 오리가미 판넬의 반복적인 패턴에서는 요지 야마모토가 구현하고자 하는 그래픽적인 강렬함이 느껴진다.2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요지 야마모토. 단순해짐으로써 새로운 것을 보고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그는 오늘도 끊임없는 창조를 위해 열중하고 있다. 지난가을, 파리의 깡봉 거리에는 내부를 몰래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특별한 스토어가 오픈했다. 바로 요지 야마모토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프랑스 클래식 패션의 메카라고 여겨지는 이곳에 자리 잡은 요지 야마모토 스토어는 샤넬의 진주에 익숙해진 파리의 패션 피플들에게 신선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대학에서 법을 전공한 특이한 경력의 요지 야마모토는 1981년 파리 패션쇼 데뷔 이래 현재까지 자신의 이름을 건 남성·여성복과 세컨 브랜드인 Y’s로 세계적 디자이너로 자리 잡았다. 트렌드를 거부한 특유의 아방가르드 정신이 배어 있는 그의 디자인은 다양한 소재의 드레이프가 특징인 오버사이즈 블랙 실루엣으로 대표된다. 그가 직접 안내하는 파리 스토어에 들어서자 궁금증은 한 순간에 놀라움으로 뒤바뀐다. 심플하면서도 구조적인 개성이 돋보이는 요지 야마모토의 디자인 철학이 이 3층 건물에 고스란히 투영된 것. 영국 출신의 건축가 소피 힉스(Sophie Hicks)가 디자인한 부티크는 흰색으로 곱게 칠한 커다란 네모 상자 같다. 마치 전주곡이 울려퍼질 것만 같은 길다란 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탁 트인 넓은 부티크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곳곳에 서 있는 마네킹은 옷을 디스플레이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공간에 구조적인 미를 더해준다. 유리창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겹겹의 판넬은 요지 야마모토가 깡봉 스토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커다란 세모 모양으로 접은 종이를 이어놓은 듯한 이 오리가미 형식의 판넬은 일본의 전통 종이 소재인 ‘쇼지’로 만들었다. 쇼지는 반투명한 종이로 이뤄져 있어 일본인들에게 운치 있게 공간을 나눠주는 스크린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내부는 깨끗한 화이트 공간과 그 위를 떠다니는 블랙 의상들, 오리가미 판넬과 조명이 만들어내는 어두운 그림자가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부에서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면 판넬 사이사이로 내부 디스플레이가 보일 듯 말 듯해 더욱 신비롭다. “3차원적 조각을 변환시킨 스토어를 통해 현대화된 쇼지의 매력과 전통적인 세련미를 보여주고자 했다.” 깡봉 스토어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요지 야마모토의 눈빛에선 패션과 디자인, 그리고 삶에 대한 그의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거칠게 앞으로만 돌진하는 것 같다. 폭식증에 걸려 마구 먹어대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삶은 어찌보면 단순함이라는 본질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단순하다는 말이 어리석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을 하나로 결합해 또 다른 무언가를 창조해내겠다는 실험정신은 이 ‘단순함’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요지 야마모토는 자신의 다자인, 스토어는 물론이고 다른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서도 활동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는 아디다스, 에르메스, 만다리나 덕과 같은 패션 브랜드는 물론이고 엘튼 존, 플라시보, 키타노 타케시 등과 같은 뮤지션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이번 F/W 시즌에는 페라가모와 콜래보레이션한 슈즈를 선보이며 경계 없는 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엘라데코본지 F/W NO.4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