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순간'에는 늘 그가 있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20세기 사진의 이면과 초상 <델피르와 친구들> 전시에서 우리는 뛰어난 사진출판인이었던 로베르 델피르의 삶의 자국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자국을 통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세계 사진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우리 곁에 다가왔는지, 그 역사 또한 만날 수 있다.::로베르 델피르,사진,엘라서울,elle.co.kr:: | ::로베르 델피르,사진,엘라서울,elle.co.kr::

로베르 델피르에 대한 웃지 못할 오해들 나의 오래된 기억 속에 로베르 델피르(Robert Delpire)는 불행히도 미국인 로버트 델파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무지의 끈을 추적해보면 1980년대 한국사진의 역사적 정황들도 만난다.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포토 에디터가 어떻게 미국인의 이름으로 자리 잡게 되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사진가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때문이며, 또 1958년 로베르 델피르가 그를 위해 출간해준 로버트 프랭크의 사진집 때문이다.스위스 출신 로버트 프랭크는 1954~55년에 걸쳐 구겐하임 지원금을 받아 미국 전역을 촬영한다. 전국을 여행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의 후유증과 이러저런 정치적 상황으로 실의에 빠진 미국인의 자화상, 소시민들의 거친 삶과 고독과 소외의 표상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반응은 뜨거웠다. 출간된 지 1년이 안 되어 세계 사진을 요동치게 했고 로버트 프랭크를 일약 세계적인 사진가로 올려놓았다. 뒤늦게 충격 받은 미국 출판계가 급히 로버트 프랭크의 친구 잭 케루악을 앞세워 미국 출간을 서두르는데, 그렇게 나온 새로운 버전이 1959년 미국판 이다.연달아 두 권의 책이 나오자 많은 사진가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 그러면서 미국 사진계는 욕했고 로베르 델피르를 칭송했다. 그가 위대한 사진가를 알아보는 눈을 가졌다는 것, 현대사진의 미학과 예술에 뛰어난 감식안을 가졌다는 것은 불변이었다. 지금도 로베르 델피르가 출간한 1958년판 은 신화에 속한다. 사진집은 엄청난 희귀본이다. 이 책을 접한 당시 사진가들은 전한다. “그의 사진집에 의해 현대 사진의 제반 형식과 창작방법론과 작화 태도가 송두리째 엎어졌다.” “사진의 역사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결정적 순간'에는 늘 델피르가 있었다 세계 사진가들이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는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의 미학은 1952년 델피르가 브레송을 위해 기획한 사진집 에 나타난 책 서문 ‘결정적 순간(L’instant decisif)’에서 유래한 것이다. 델피르의 뛰어난 디자인 감각, 놀라운 패션 감식안 그리고 비주얼 에디토리얼로 이끌어내는 천부적 자질은 20세기 패션 사진에서도 큰 자국을 남겼다. 패션과 관련된 델피르의 업적은 독일 출신의 세계 최고 패션 사진가 핼뮤트 뉴튼까지 연결된다. 뉴튼이 어려운 환경에서 정상까지 올라선 것은 전적으로 델피르 때문이다.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눌한 프랑스어, 뒤떨어진 사교 문화, 여기에 무딘 패션 브로슈어, 에디토리얼까지, 핼뮤트 뉴튼이 그것들을 극복하고 단시일 내 최고의 패션사진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델피르의 지원과 관심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패션 및 여류 사진작가 사라 문. 사라 문을 파리 최고의 패션 모델로 성장시키는데 그가 있었고, 사라 문이 패션모델에서 사진작가로 전향할 때도 그가 있었다.20세기 사진의 어느 분야에서건 델피르의 자국과 만나지 않는 곳이 없다. 8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파리국립사진센터에 가면 60년 넘는 델피르의 자국들, 즉 그가 남긴 사진과 출판, 전시와 기획, 영화와 디자인, 여기에 국제적인 출판 에디터 및 예술 감독으로서의 업적까지, 그가 얼마나 국제적인 인물이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오늘날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사진가들이 1982년에 델피르에 의해 세상에 태어난 시리즈 사진집 로 공부한다. 이는 프랑스 사진문화의 힘이면서 동시에 델피르가 남긴 업적이다. 1 Robert Doisneau/gamma rapho, 시청 앞에서의 키스, 19502 Sebastiao Salgado, Rwandan refugees. United Republic of Tanzania, 19943 Jacques-Henri Lartigue, The ZYX24 Takes Off, Rouzat, 19104 Jehsong Baak, Boy and girl running on sand dunem, Holland, 20055 Michel Vanden, Eeckhoudt, Naked Dog, Belgium, 1993 12월 17일 시작되어 2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은 사진출판인 로베르 델피르의 사진 인생 60년 간의 업적과 노고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기획전이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로버트 프랭크, 요제프 쿠델카, 사라 문을 비롯한 16명의 저명한 사진작가들이 헌정한 185장의 사진과 함께 앙드레 잠스와 델피르가 공동으로 발간한 사진잡지 , 그리고 등 150권의 책과 광고, 예술, 문화의 영역에서 제작했던 4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TEL 710-0762, 0765 www.delpirekorea.co.kr*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