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주택에서 볼 법한 티크 컬러의 격자로 짠 바닥. 키친과 다이닝 공간은 벽으로 분리했다. 냉장고가 가벽 뒤에 숨어 있다.

이홍안의 한 평짜리 방과 캠핑 섹션 사이에는 요가 매트 등이 놓인 운동 섹션, 바느질하거나 책을 읽는 취미생활 섹션이 있다.
자기만의 방으로 이루어진 집
」이홍안은 여행과 캠핑, 프리다이빙, 바느질, 심야에 라디오 방송하기 등이 취미인 ‘취미 부자’다. 그는 자신과 비슷하게 취미가 많은 남편 그리고 일곱 살 아들과 함께 산다. “집을 구한 후 한 달 안에 공사를 마치고 이사해야 했어요. 멋진 집에 대한 욕심보다 무사히 이사할 수 있기를 바랐던 날들이죠.” 아이디어와 취향을 펼치기에 시간적 한계가 있었던 덕에 그는 동선과 기능적인 면에 집중했다. 30평형대 판상형 구조의 트인 집 곳곳에 가벽을 쳐 공간을 줄이고 나눴다. “저희 가족에게는 각자의 방이 필요해요. 방이 3개인 집인데, 아이와 남편에게 하나씩 주고 하나는 부부 침실로 써요. 제 방은 베란다를 확장한 후 한켠에 벽을 세워 만들었어요. 책장과 작은 책상이 전부인 한 평짜리 작은 방이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죠.” 이곳에서 이어지는 침실 쪽 베란다에는 캠핑용 야전 침대를 둔 그만의 캠핑 섹션이 있다. 편하게 쉬고 싶을 때면 그곳에 누워 책을 읽고 와인을 홀짝이기도 한다. “때마침 해가 뉘엿뉘엿 지면서 하늘이 핑크색으로 물들 때도 있죠. 흔치 않지만 정말 좋은 순간이에요.” 세 가족은 1주일에 한 번 함께 영화를 볼 때 거실에 캠핑 체어를 펴고 옹기종기 앉았다가 영화가 끝나면 각자의 방으로 흩어진다고. “각자의 공간이 확실한 자취생 3명의 집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아이는 별책부록처럼 우리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지만요(웃음). 저희 부부는 직업 외에 각자 몰입하는 것이 있을 때 인생이 행복해진다고 믿고 있어요. 저의 뉴 노멀 홈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베란다에서 캠핑 기분을 내며 뭔가 구워 먹는다거나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없으니 인스타그램 개인 방송을 통해 수다를 좀 더 떤다거나.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오늘은 오늘 나름으로 집을 만끽하며 충실히 지내봐야죠.”

한 평짜리 작은 방에서 고개를 돌리면 눈에 들어오는 캠핑 섹션.

프리츠 한센의 월 램프와 인터폰 위에 슬쩍 걸어둔 다스베이더 마스크.

거실에는 소파 대신 1인용 쿠바 체어와 80년대에 제작된 야마하 피아노를 두었다. 피아노는 코로나 이슈가 생긴 뒤 구매한 것.

베란다를 확장해서 만든 그녀만의 한 평짜리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