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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가 달린다

AOMG라는 커다란 파도 위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프로듀서 구스범스.

BYELLE2020.09.28
 
오버사이즈 재킷은 Eponym 팬츠는 Celine

오버사이즈 재킷은 Eponym 팬츠는 Celine

 캡션은  재킷과 팬츠는 모두 Marni

캡션은 재킷과 팬츠는 모두 Marni

AOMG 합류 이후 첫 인터뷰에 많은 동료가 응원을 왔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영입 공개 전 코드 쿤스트가 ‘예쁘다’고 언급한 것 때문에 여성일 것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는데 스스로 예쁘다고 생각하는 곳이 있나 눈은 좀 예쁜 것 같다(웃음). 


얼마 전 공개한 ‘Somewhere(Feat. Gray, Hoody, ELO & DeVita)’는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작정하고 보여준 느낌이다 ‘센’ 음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부드러운 음악도 많이 만든다. 그래서 스스로는 새롭다고 생각지 않았다. 


보는 눈이 많아진 기분은 처음에는 즐겁기만 했는데 공개일 하루 전에는 약간 패닉이 왔다. 앞으로 내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워진 기분이다.


AOMG의 프로듀서 그레이, 코드 쿤스트와 함께 대담을 나누는 영상에서 다른 두 사람에게 ‘스플라이스'에 대한 의견을 묻더라. 당신의 생각은 ‘스플라이스’는 샘플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용하는 소스가 비슷해지면 음악이 다 똑같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 혹시라도 비슷하게 들릴까 봐 나는 쓰지 않는다. 


AOMG 여성 아티스트들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유는 티나셰나 엘라 메이처럼 기존 관념대로라면 남성 아티스트가 사용할 것 같은 비트에 여성 보컬이 입혀질 때 매력을 느낀다. 아직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여러 곡, 때로는 앨범까지 함께하는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의 관계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이먼 도미닉의 〈화기엄금〉과 식케이의 〈Officially OG〉 앨범 작업을 했는데 확실히 끈끈해진다. 직접 만나서 인간적으로 파악하고 작업하는 방식이 내게 맞는다. 쌈디 형과는 같이 살면서 옆 방에서 내가 뭘 만드는 걸 형이 듣고 “이거 좋은데? 나 줘” 하면서 작업이 쌓여갔다. 인스타그램에 보면 형과 소주 먹고 부둥켜안고 있는 사진도 있다(웃음). 


하이어뮤직의 컴필레이션 〈H1GHR: Red Tape〉에도 ‘No Rush-Sik-K, pH-1, HAON, Jay Park, Woodie Gochild’로 참여했다.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작업에 흥미가 있나 학생 때 저스트뮤직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듣고 충격받았다. 같이 단합해서 앨범을 만든다는 게 멋지지 않나. 일정상 잘 만들 자신이 없어서 처음엔 거절했는데 (박)재범 형에게서 전화가 온 거다. ‘그래, 이건 내가 증명을 해봐야겠다’ 싶었다. 


항상 하고 다니는 세월호 장식을 비롯해 몸에 타투도 매우 많다. 이런 상징들이 당신에게 중요한지 세월호 목걸이는 당시 그 나이대의 친척 동생이 있어서 추모하는 마음에 만든 것이다. 가장 최근에 양쪽 손등과 구레나룻에 타투를 했다. 오른손에는 지난해 총격으로 사망한 좋아하는 래퍼 닙시 허슬, 왼손에는 내 음악에 쓰는 소스를 의미하는 808, 그리고 시그너처 사운드인 ‘GooseBumps on the Track’을 의미하는 GBT, 내가 태어난 전북 지역 번호인 063을 양쪽 구레나룻에 새겼다. 


수년 전 군산의 로컬 신이 주목받을 때가 기억난다. 서울에 올라온 지 오래된 지금도 그때의 영향력을 느끼나 군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GooseBumps Track〉 같은 어두운 작업물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원래 갖고 있던 바이브에 서울에서 쌓은 새로운 바이브가 섞이는 시기다. 


이전 인터뷰에서 “음악은 트랩인데, 옷을 거지처럼 입고 다니면 음악도 그렇게 들린다”고 말한 적 있는데 음악을 듣고 사람을 실제로 만났을 때 태도나 패션에서 괴리감이 크면 이입이 덜 된다. 분위기에 ‘젖어야’ 하는 스타일이다. 작업실에 옷이랑 주얼리를 담은 캐리어를 가져와서 한 곡을 마칠 때마다 갈아입는 나를 보고 쌈디 형도 처음엔  ‘좀 이상한 앤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웃음). 


음악 말고 또 다른 관심사가 있나 미술 하는 친구에게 그림을 배우게 됐다. 집중하면 아무 생각이 안 들어서 좋더라. 옷과 신발까지 코스튬하고 있다. 


구스범스를 정의하는 작업물은 없다. 래퍼의 경우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해도 되지만 프로듀서는 항상 트렌드를 좇고, 스펙트럼을 넓혀야 하는 존재다. 준비 중인 정규 앨범도 지금 들으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었겠는데’ 싶어서 망설이고 있다. 릴러말즈와의 협업 앨범이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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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사진 박현구
  • 디자인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