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패션 월드는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변화에는 항상 양면성이 존재한다. 디지털 세상을 향해 초고속으로 변해가는 패션계의 변화를 바라보는 몇 개의 시선들.::김현성,안성은,황의건,홍석우,원세영,엘르걸,elle.co.kr:: | ::김현성,안성은,황의건,홍석우,원세영

패션 위크의 높아진 위상지난 9월 열린 2011 S/S 버버리 프로섬 컬렉션은 전 세계 25개 매장으로 컬렉션을 생중계하고 iPad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방금 첫선을 보인 제품을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한 ‘런웨이 투 리얼리티’를 선보였다. 랄프 로렌이 건물 외벽에 가상의 런웨이를 구현한 4D 컬렉션도 놀라웠다. 컨셉추얼한 컬렉션 영상을 제작해 새로운 의상을 선보인 가레스 퓨의 시도는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100년 넘게 지속된 ‘인형 같은 모델이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걷는 걸 지켜보는’ 컬렉션의 틀이 이제야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언젠가는 굳이 파리나 뉴욕으로 날아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4D로 컬렉션을 감상하고 소재나 디테일을 직접 느낄 수 있는 SF영화 같은 세상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변화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패션 에디터는 행복하다. 원세영, 패션 에디터무한 가능성을 품은 디지털 바람 다수의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고, 좀 더 빠르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소재나 디테일은 실제로 보는 것만 못하겠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아이디어와 구현해내는 테크닉은 점차 개선될 것이다. 온라인 쇼를 오프라인 쇼와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그 숫자는 아직 미미하고, 약간은 이벤트적이고 마케팅적으로 활용되는 것도 있지만 이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 김현성, 포토그래퍼반쪽짜리 컬렉션 세상 참 좋다. 인터넷에 닿을 수만 있으면, 지구 반대편에서도 실시간으로 컬렉션을 접할 수 있는 세상. 근데 그건 반쪽짜리 컬렉션이다. 쇼장에 모인 사람들과 프런트 로의 긴장감, 번쩍이는 플래시와 가슴까지 울리는 웅장한 음악, 심지어 셀러브리티 탓에 지연된 쇼를 기다리는 시간들까지 함께 작용해야 비로소 진정한 컬렉션이 완성된다. 디지털 컬렉션을 수십 번 본들, 직접 쇼장을 찾는 것의 감동에 비할 수 있으랴. 피부로 느끼는 현장에서의 스킨십은 사람의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니, 웹캠의 사려 깊은 앵글보다는 좁은 의자의 불편한 런웨이를 선택하겠다. 안성은, LA FIGURA the studio K 브랜드 매니저오프라인 쇼의 ‘특별함’은 없다사람들이 컬렉션장을 찾는 건 디자이너들이 힘들게 일궈낸 작품을 보기 위함이지만 소재 디테일을 자세히 보려면 WWD에 뜨는 디테일 컷만한 경로가 없다(에디터들에겐 실례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불과 몇 분 뒤에 온라인에 뜨는 사진들 때문에 오프라인 쇼가 가진 ‘처음, 특별하게’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이 패션에 더욱 가까워지는 지금의 현상이 개인적으로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황의건, 홍보 대행사 오피스 h 대표이사·칼럼니스트 소셜 네트워크 친화적 컬렉션 2000년대 초반, 그 시절의 미디어가 일방적인 전달이었다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지금은 서로에게 훨씬 더 다가서는 환경으로 변했다. 우리는 외국 유명 브랜드와 패션 잡지의 트위터를 ‘팔로우’하고, 또 남들에게 그것을 퍼트릴(RT, 리트윗) 수도 있다. 더 적극적인 고객들에게 부응하기 위해서 혹은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컬렉션과 패션 브랜드의 디지털 구애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샤넬이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세계적인 패션 블로거 브라이언 보이를 초청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하이패션의 가격은 여전히 대중을 위한 것은 아니겠지만, 진입 장벽은 점점 더 허물어질 것이 분명하다. 미래의 고객들에게 디지털이란 갑자기 받아들인 생소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홍석우, 패션 칼럼니스트*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