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아래 새콤 상큼한 트위스트를 들이키며_프랑스 여자처럼 #13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뙤약볕 아래 새콤 상큼한 트위스트를 들이키며_프랑스 여자처럼 #13

여름의 막바지,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두 뺨을 #맥주칵테일 #트위스트 로 달래보자.

양윤경 BY 양윤경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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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한 날들의 연속이다. 다용도실과 거실에 만든 우리 집 작은 숲의 여름 식물들은 마치 고향으로 돌아간 듯 신난 얼굴이다. 비를 좋아하지만 너무 많이 오래도록 많이 쏟아졌다. 불쾌지수는 하염없이 올라가고, 해 없는 흐린 하늘을 바라보는 게 지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장마는 물러가고 여름 볕이 그 자리에 들어앉을 차례!
 
뙤약볕 아래 뜨거워진 정수리와 달아오르는 붉은 두 뺨을 무엇으로 가라앉혀야 할까? 정답은 4년 전, 프랑스에서 보낸 한 달의 여름 속에 있다. 아침이 지나 낮 시간이 되면 프랑스 작은 마을의 하나뿐인 펍에 친구와 그들의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야외 파라솔 그늘 아래 싸구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몇 잔씩 들이켰던 '트위스트 Twist'! '이상하게 생겼네~ 빙빙 꼬였네~ 스크류바'가 떠오르는, 뭘까 싶은 생소한 이름.
 
프랑스에도 한국처럼 몇 년 전부터 맥주와 버거 바람이 불었다. 물론 이 때문에 친구들이 트위스트를 즐겨 마시게 된 것은 아니다. 훨씬 오래된 역사다.  
 
에펠탑이 바라보이는 갤러리 라파예트 루프톱에 앉아 맥주를 즐기는 프랑스 여자들. ⓒGetty Images

에펠탑이 바라보이는 갤러리 라파예트 루프톱에 앉아 맥주를 즐기는 프랑스 여자들. ⓒGetty Images

 
맥주에 레몬 시럽을 넣은 맥주 칵테일을 트위스트라고 부른다. 프랑스에서 지낼 때는 물론 와인을 매일 식전과 식사 때 즐겨 마셨지만, 여름의 한낮에는 상큼하고 달달한 레몬 시럽을 섞은 맥주만 한 것이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막걸리나 소주만 마시지는 않듯, 프랑스 사람이라고 늘 와인만 마시는 것은 아니다. 와인을 입에도 대지 않는 프랑스 친구도 있다. 그녀는 여름뿐만 아니라 가을, 겨울, 봄, 낮과 밤 할 것 없이 고된 하루 끝에 시원한 트위스트를 들이킨다.  
 
특별한 레시피는 없다. 생맥주 한 컵에 원하는 만큼의 레몬 시럽은 부으면 끝! 아, 기다란 막대를 넣어 휘휘 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고 보면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이 없는 칵테일이라 여름에 제격인지 모른다.  
 
뙤약볕 아래 달아오른 붉은 두 뺨이 트위스트로 좀 더 붉어질지 모르지만, 여름의 맛은 그런 거니까 그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길. 이제 따가운 햇볕에 잘 익은 까만 팔을 가질 때다. 프랑스 여자들이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내며 만들 구릿빛 피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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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치 패션, 리빙, 음악, 미술, 책... 지극히 프랑스적인 삶! 김모아의 '프랑스 여자처럼'은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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