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위기는 계속 일어나지만 동시에 교훈도 얻고 있다. 인간의 과욕이 잠시 유예되자 자연생태계가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 것. 하늘이 푸른색을 되찾고, 멸종위기 동물이 번식하고, 바다가 맑아졌다. 무분별한 개발에 염증을 일으켰던 자연이 회복력을 보일 때, 지구에 미안한 마음이 일지 않았나? 이대로 괜찮을 리 없는 환경을 위해 패션 산업은 ‘지속 가능한 패션’으로 선한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 패션이 석유 다음으로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산업인 만큼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찌는 순환 생산에 대한 비전을 담아 ‘오프 더 그리드’를 선보였다. 에코닐을 활용한 컬렉션으로 100% 재생 나일론을 사용한 것이 특징. 친환경 패션은 투박하다는 편견을 없앨 만큼 감각적인 데다 제작하고 남은 원단을 재활용해 자연을 보존하는 건강한 프로젝트다.
버버리는 지난 4월, 친환경 소재를 접목한 ‘리버버리 에디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여기에 부착된 피스타치오 라벨은 재활용 섬유 사용과 탄소 배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까지 고려한 전방위적 착한 패션 프로젝트임을 증명하는 표식이다. 그뿐 아니라 에너지와 물을 최소화해 파카와 케이프를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발렌시아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다. 이번 2020 F/W 쇼를 기억하는가? 홍수가 범람하고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무대로 자연의 대재앙을 경고했었다. 이처럼 환경 이슈를 일깨운 발렌시아가는 트랙 샌들을 선보이며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패션을 모색했다.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지속되면 10년 뒤 기후가 300만 년 전으로 역주행할 것이라는 헤드라인이 등장했다. 다음 세대에 어떤 미래를 넘겨줄 것인가. 범지구적으로 환경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한 패션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소비로 표현하는 ‘미닝아웃’의 시대. 지속 가능한 패션이야말로 가치 있는 소비를 이끌 수 있는 패션 산업의 훌륭한 대안이 아닐까? 그러니 기대해 보자. 밝은 내일을 위한 패션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