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와 소피마르소의 바람막이_요주의 물건 #42

하늘에 구멍 난 것처럼 비가 쏟아지는 요즘, 꼭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 그것의 이름은 바람막이 혹은 윈드 브레이커 혹은 까웨(K-Way).

BY양윤경2020.08.06
역대급 장맛비가 쏟아진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처럼, 양손에 개구리 발바닥 모양의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지느러미를 붙이면 허공에서 헤엄도 칠 수 있을 것 같은 습도. 며칠째 꿉꿉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집에 틀어박힌 주말, 간접적인 경험이라도 해보려 이른바 ‘힐링 예능’을 하나 골라 틀었다. 그런데 맙소사. 텔레비전 속에서도 폭우가 쏟아진다. 바퀴가 달린 집 앞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던 멤버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비옷을 꺼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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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서까지 폭우가 쏟아지는 걸 봐야 하나!!' 라고 불만을 품으려던 순간, 아이유가 입은 비옷을 보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해사한 그녀의 얼굴에 잘 어울리는 노란색 비옷은 까웨(K-WAY)의 윈드브레이커였다.  
그런데 순간 아이유의 얼굴에 다른 얼굴이 겹쳐 보인다. 1980년의 소피 마르소. 그녀 역시 40년 전, 자신의 데뷔작인 영화 〈라붐〉에서 까웨의 윈드브레이커를 입었다. 그녀가 연기한 13살 소녀 빅은 데님과 코듀로이 재킷, 피케 셔츠 등 청춘을 대변하는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까웨의 바람막이도 그중 하나였다.  
 
ⓒimdb.comⓒGetty Images
 
까웨는 1965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파리 출신의 레옹 클라우드 더하멜(Leon Claude Duhamel)이 비가 내리는 날 젖은 옷을 입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관찰하다가 우산을 쓰지 않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개발하기로 결심했는데, 그것이 세계 최초의 윈드브레이커 브랜드의 시작이 되었다.
매우 단순하고 클래식한 디자인, 밝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컬러, 그리고 주머니 형태로 보관하고 휴대할 수 있는 아이디어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바람막이는 유럽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선물하는 ‘생애 첫 바람막이’로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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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웨는 패션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사전에 쓰였다. ‘주머니에 옷을 넣을 수 있으며 그것을 허리에 두를 수 있는 윈드브레이커’라는 뜻의 대명사 ‘K-WAY’가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사전에 등재된 것. 프랑스어 사전에 ‘까웨’를 검색하면 레인코트, 바람막이라는 뜻이 나온다.  
까웨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모양의 바람막이 컬렉션 ‘Le Vrai’ 외에도 스포티한 어반 캐주얼 스타일의 프리미어 라인, 이탈리아산 가죽으로 제작하는 KL 라인, 그리고 하이엔드 컨템포러리 컬렉션인 R&D 라인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2020년 2월, 피티워모에서 선보인 카웨 런웨이. ⒸGetty Images 2020년 2월, 피티워모에서 선보인 카웨 런웨이. ⒸGetty Images2020년 2월, 피티워모에서 선보인 카웨 런웨이. ⒸGetty Images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바람막이 중에서 까웨의 윈드 브레이커에 주목해야 하는 건 단지 최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실용성 때문이다. 발수 가공한 100%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통기성이 우수하다는 점, 3000mm 강수량까지 완전 방수된다는 점, 모자와 아랫단에 탄성 드로우가 달려 있어 방풍에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손바닥 만한 포켓사이즈로 휴대하다가 체온 유지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장마철, 우리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이 점퍼는 일상복과 아웃도어 룩의 경계를 허문다.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는 긴 수명을 가진 물건이다. 까웨가 내세우는 브랜드 철학 역시 그것이다. ‘이것 하나면 충분하다’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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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 뒤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 김자혜 작가의 ‘요주의 물건’은 매주 수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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