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시간을 다시 생각해볼 시간

구찌와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함께한 G-타임리스 프로젝트. 그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

BYELLE2020.08.18
구찌가 전 세계 비주얼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G-타임리스 오토매틱 시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노르웨이 아티스트 오다 선덜랜드(Oda Sønderland), 스페인의 데이비드 마초(David Macho), 러시아의 안드레이 카사이(Andrey Kasay), 중국의 아티스트 위니 치(Winnie Chi), 미국 아티스트 마고 페릭(Margot Ferrick)과 영국의 캄보(Cambo) 등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들이 G-타임리스 시계를 자신의 작품에 녹여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구찌 G-타임리스 시계는 스위스에서 총 8개의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이 중 3개의 디자인은 18캐럿 옐로 골드 케이스와 블랙 오닉스, 브라운 타이거 혹은 그린 말라카이트 소재의 스톤 다이얼이 특징이며, 5개의 디자인은 스틸 케이스와 블루 라피스나 블랙 오닉스로 된 스톤 다이얼이 돋보인다.
 
〈엘르〉는 6명의 아티스트 중 오다 선덜랜드, 데이비드 마초, 위니 치를 만나 구찌의 상징적인 G-타임리스 시계에 대한 그들만의 해석을 들어보았다.  
 
 

오다 선덜랜드 (Oda Sønderland)

1996년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오다 이젤린 선덜랜드(Oda Iselin Sønderland)는 수채화를 이용해 현실과 꿈, 그 어딘가에 위치한 환상의 세계와 자신의 불안감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다. 섬세함과 투명성, 그리고 조화로운 색감은 악몽 같은 주제에 부드러움을 더한다.


예술 작품이 하나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아요.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좋아해요. 그중에는 꿈이 연상되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저는 이 장난스러운 내러티브를 그려내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아름다움 속에는 악몽들도 도사리고 있고요.
 
구찌 프로젝트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나요?
구찌와 엘르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작품 중 하나는 바니타스(Vanitas) 장르를 활용했어요. 죽음을 잊지 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작품은 노르웨이 겨울에 볼 수 있는 눈 덮인 풍경에서 영감을 얻었죠.
 
구찌로부터 컬래버레이션 제의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친구와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흔한 스팸 메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스팸이 아니라는 사실은 정말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어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작업 순서도 궁금해요.  
구찌와 의견 조율이 필요했기 때문에 며칠 걸렸어요. 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많이 소요되는 시간은 아무래도 작품을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에요. 그래서 가장 많은 시간을 쏟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과정이기도 하고요.
 
당신의 예술 작품을 짧게 설명한다면?
‘기이한 꿈속에 갇힌, 혼란에 빠진 여자아이들’.
 
벌은 아주 오래전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당신에게 가장 와닿는 의미는요?
벌은 부활과 영생을 상징해요. 그들은 개인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거든요. 죽음 또한 인간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죽음 이후에도 그들의 역할이 자연의 대의를 위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로 살아오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그때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었거든요. 그때부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놓치지 않고 제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용기를 내고 있어요.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시간이란, 낡은 것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들을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대가 있나요?
한낮이요.
 
살면서 가장 길었던 순간과 짧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지난봄, 학교 프로젝트를 위한 인터뷰가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을 때가 가장 길었던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짧았던 순간은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요. (웃음)
 
다음 문장을 완성해볼게요.  
나는 ___때 시간을 확인한다.  
피곤할 때.
나는 ___때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다.  
심신이 편안할 때.
 
 

데이비드 마초 (David Macho) 

예술 작품이 하나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아요.
저는 제 작품들에 관해 이야기할 때, 종말론을 언급하는 것을 좋아해요. 성서 속의 사건들은 이야기를 시작하기 좋은 서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작품 속 세계는 디스토피아에 가깝기도 하며 허구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때론 제 상상 속 요소들이 자리를 잡고 만화나 미술 작품 같은 결과물로 완성되는 게임이기도 하고요. 제 작품은 늘 여러 장면을 이야기해요. 이건 속죄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은 최대 15초 동안 한 작품을 감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한 작품에 게임적인 요소를 포함한 여러 이야기를 넣으려고 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더 많은 이야기를 동시에 볼 수 있고 깊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겠죠. 저는 제 작품을 아이들에게도 흥미롭게 만들려고 해요. 아이들이 제 그림을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구찌 프로젝트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나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데서요. 저는 이 감정이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어요. 두려움을 느끼더라도 미래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져야 해요. 그 두려움은 한순간에 모험으로 변할 수 있고 그 모험을 우리가 즐길 수도 있으니까요.
 
구찌로부터 컬래버레이션 제의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이메일을 보자마자 바로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진짜인지 물어봤어요. 그녀는 “네, 데이비드. 진짜예요. 언젠간 연락이 올 거라 생각했어요.” 라고 대답했어요. 스페인에 비상사태가 일어난 첫 번째 달에 구찌로부터 연락이 와서 무엇이 현실이고, 아닌지 구분이 어려웠어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작업 순서도 궁금해요.
저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아서 그런지, 일할 때 정해진 순서가 있지는 않아요. 구찌 시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 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콘셉트에 대한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시계가 시간을 상징한다는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했고, 이번 작품은 꼬박 열흘이 걸렸어요.
 
당신의 예술 작품을 짧게 설명한다면?
혼란으로 가득 찬 10대 청소년의 방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제 작품들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노래, 폴 B. 프레시아도의 책, 한나 몬타나의 사인, 혹은 90년대 만화 시리즈에서 튀어나온 디즈니 미키 마우스의 스케치 같은 느낌이에요. 수년 후 서랍 속에서 찾은 외장 하드 드라이브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도 있죠. 제 작품들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요. 한 작품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의 관점도 끊임없이 변화해요.
 
벌은 아주 오래전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당신에게 가장 와닿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까요?  
벌은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요. 저는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거든요. 어렸을 때 종종 할머니 과수원에 가곤 했어요. 할머니는 벌을 두려워하지 않으셨고, 그들이 왜 자연에 중요한지, 어떻게 그들을 존중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어요. 할머니는 늘 “벌이 없다면 이 과수원도 아름다움을 잃겠지”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아티스트로 살아오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제 활동명을 데이비드 마초(본명은 데이비드 곤잘레스 페르난데스)로 지었던 날이 아닐까 싶네요. 이름을 발음할 때마다 입안을 울리는 소리가 제 작품들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거라 확신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자신감 있게 저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이야기했고요. 마초는 제 할머니의 성이에요. 저는 아직도 할머니를 추억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할머니의 성을 빌리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솔직하게 말해서, 시간이 흐른다는 건 두려운 것 같아요. 평소에는 잘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 사실을 떠올리게 되면 과거에 붙잡히게 되고 미래를 보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저는 삶이 하나의 선과 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은 앞으로 가지만 우리는 그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평행 우주를 믿는 사람이거든요.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대가 있나요?
자정이 지나면 더 창의적인 생각이나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에게 그림을 그리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후 6시에요.
 
살면서 가장 길었던 순간과 짧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순간은 8살 때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요. 가장 짧았던 순간은 말하기 어렵네요. 저는 인생의 매 순간을 즐기고 있거든요.
 
다음 문장을 완성해볼게요.  
나는 ___때 시간을 확인한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___때 시간을 확인하지 않는다.
타인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위니 치 Winnie Chi 

위니 치는 중국 출신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애니메이터다. 작품에서 다양한 콘셉트를 탐구하기 위해 그림, 로토스코프, 콜라주, 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다.  
 
예술 작품이 하나의 몽환적인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 같아요.
제 작품 ‘두리안 피그’는 2016년 구찌와 처음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했을 때 제작한 캐릭터예요. ‘두리안 피그’는 성별이 불분명한 복슬복슬한 동물로 얼굴을 다양한 모습으로 바꿀 수 있어요. 중력이나 우주 혹은 지구의 그 어떤 것에도 구속 당하지 않기 때문에 하늘을 날 수도, 헤엄을 칠 수도 있어요. 다양한 모양으로 생김새가 변하고 춤으로 차원을 넘나들려고 하고 비현실적인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캐릭터예요.  
 
구찌 프로젝트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나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에서 배경에 대한 영감을 얻었어요. 그의 작품 속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세상과 기이한 생물체들은 저에게 늘 매혹적으로 다가 왔거든요.  
 
타임 머신을 타고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나요?  
저는 제 작품으로 시간 여행의 주제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 작품에 등장하는 벌은 등장인물들이 자신을 다른 차원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시공간 스위치 역할을 해요.
 
구찌로부터 컬래버레이션 제의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연락을 받기 이틀 전 구찌에서 나온 골드 컬러의 시계를 우연히 보고, 시간 여행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어요. 그림을 막 마치려고 했을 때 구찌에서 연락을 받았어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작업 순서도 궁금해요.
작품은 며칠 걸렸어요. 주로 종이 보드에 제 꿈이나 떠오른 영감을 적어 놓거든요. 그리고 그 생각들을 하나의 비전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요.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나 새로 알게 되는 정보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애니메이션에 맞는 음악을 제작하기 전에 어느 정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그림이 있는 게 제일 중요한 작업 순서인 것 같아요.
 
당신의 예술 작품을 짧게 설명한다면?
비현실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강렬한 색감. 이 세계에는 성별이란 없어요. 시간이나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세계예요.  
 
벌은 아주 오래전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당신에게 가장 와닿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까요?  
제 애니메이션 속에서 벌은 주인공을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키는 일종의 공간 전환기 역할을 해요. 심해에서 도시 정원까지 이동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아티스트로 살아오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구찌가 처음 협업을 제안했던 2016년이 아닐까요?
 
당신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시간은 세계가 주는 하나의 리마인드라고 생각해요.
 
하루 중 가장 생산적인 시간대가 있나요?
영감은 언제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요.
 
살면서 가장 길었던 순간과 짧았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가장 길었던 순간은 제일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에요. 가장 짧았던 순간은 바다에 뛰어들 때가 아닐까요?
 
다음 문장을 완성해볼게요.  
나는 ___때 시계를 확인한다.
라이브 음악이 시작하기를 기다릴 때.
나는 ___때 시계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고 작업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