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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의 새 얼굴

대극천부터 신비, 그린황도, 유미까지, 서로 다른 달콤한 맛, 신품종 복숭아.

BYELLE2020.08.04
 
1 유미. 2 신비. 3 썬프레이. 4 그린 황도.

1 유미. 2 신비. 3 썬프레이. 4 그린 황도.

봄에는 인스타그램이 딸기로 붉게 물들더니 여름이 되자 복숭아색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복숭아는 딸기와 달리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하며, 여름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다 보니 거의 주 단위로 수확하는 품종이 달라진다. 더불어 수확한 열매를 장기 보관할 수 없어 주기가 더 짧다. 잠시 한눈팔면 사라지는 복숭아 중에서도 신품종은 재배하는 농가가 적어 수량이 제한적이다. 이를 남보다 빨리 구해 맛보고 사진을 찍어 자랑하려면 여간 부지런해서는 안 된다. 최근 쏟아지는 신품종 복숭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벗기고 버리는 수고로움은 물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껍질이 없는 천도 위주로 개발하며,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크기가 작고 쥐기 편한 형태로 개량한다. 또 신맛보다 단맛을 강조한다.
 

개성 만점 신품종 

한국판 납작이, 대극천 
한때 유럽 여행자들의 특권처럼 여겨졌던 납작복숭아와 국내의 딱딱이 백도 ‘경봉’을 교배해 개발한 것. 크기가 아주 크지 않고 납작하여 손에 쥐기 편하며, 털이 없다시피 해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식감은 아삭하면서 차지며 달달한 편. 최근 출시되기 시작한 교배종이어서 그런지 둥근 복숭아가 섞여 있는 등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품종이다. 
 
완벽한 이상형, 신비
지난해부터 역대급 인기를 끌고 있는 신비는 현대인이 복숭아에 바라는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그야말로 신비한 복숭아. 작고 털이 없어 번거로움 없이 손에 쥐고 먹기 편하며, 시지 않고 당도가 높다. 특히 과육이 말랑하면서도 쫀득하여 손으로 쪼개기 쉬우며, 통째로 베어 물어도 물이 흐르지 않는 등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먹기도 편하다. 
 
망고 맛, 그린황도 
출하 시점이 늦은 황도 중에서 드물게 일찍 출하되는 동시에 만족도가 높은 그린황도는 이름 그대로 노란 바탕에 언뜻 푸른빛이 감돈다. 황도답게 과육이 노란빛을 띠고, 식감이 말랑한 동시에 쫀쫀하며, 적당한 신맛에 단맛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인상이 둥글둥글한 것이 잘 익은 망고를 닮았다. 
 
복숭아의 정석, 유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백도 말랑이는 아쉽게도 대부분 일본 품종이다. 2018년에 본격 출시된 유미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토종 품종. 백도 하면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맛과 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수분이 많아 언뜻 싱거운 듯하지만 그 안에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섬세하게 잡혀 있어 돌아서면 생각나는 평양냉면처럼 중독성 있다.
 

변화무쌍 활용법 

망고와 맛의 스펙트럼이 비슷한 황도는 과육에 프로슈토나 하몽 등을 올리고 후추나 올리브오일을 뿌리면 근사한 안주로 재탄생한다. 백도 중에서 말랑이는 그냥 먹는 것이 바람직한 반면, 딱딱이 백도는 화이트 와인 비니거 · 설탕 · 소금 등을 넣고 끓인 물을 부어 피클을 담그면 더운 날 기분 전환용으로 더없이 좋다. 숙성이 덜 된 딱딱한 천도도 피클 담그기에 적당하다. 백도, 황도, 천도 할 것 없이 얇게 썰어 빵에 마스카포네나 크림, 리코타 치즈를 바른 후 올려 먹으면 잼을 발라 먹는 것과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사실 복숭아를 가장 근사하고 손쉽게 즐기는 방법은 아무 복숭아나 예쁘게 깎아 부라타 치즈와 함께 그릇에 담아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는 것. 이때 여러 종의 복숭아를 섞으면 알록달록하니 더욱 보기 좋다. 복숭아는 냉장 보관하면 갈변하기 때문에 실온에 보관하되, 제때 먹지 못해 물렀다면 그대로 과육을 짓이겨 구운 돼지고기 등을 찍어 먹어보자. ‘단짠’한 게 제법 잘 어울린다.
도움말 · 남은영(농촌진흥청 과수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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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이주연
  • 에디터 김아름
  • 사진 우창원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