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BITTERSWEET SONG
」지난해 ‘랩 비트 페스티벌’ 무대로 한국을 처음 찾았다. 원래대로라면 올해도 방문 예정이었다고 싱가포르 출신의 아티스트인 샘 루이와 서울에서 만나 홍대를 걸어다닌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샘 킴과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직까지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나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지금 살고 있는 휴스턴에서 자가격리 시간을 가졌다는데 요즘 일상은 재즈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내심을 발휘하기 좋은 시기니까. 처음 기타를 배울 때를 떠올리며 책과 온라인 영상을 통해 연습하는 중이다.
지난여름 미국 7개 주를 순회한 〈Skeletons〉 투어는 추가 공연까지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공연과 무대가 그립지 않은가 직접 무대에 서는 것도, 팬들의 얼굴을 실제로 보는 일도 정말 그립다. 투어 이후에 더 많은 일이 일어났기에 얼른 더 큰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 함성을 듣고 싶다.
지금 같은 단절의 시기에는 음악이 큰 위로를 주는 것 같다. 당신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은 존 메이어의 ‘War of my life’, 브록햄튼의 ‘San Marcos’ 그리고 대니얼 시저의 ‘Blessed’. 항상 즐겨 듣는 곡들이다.
한 인터뷰 기사는 당신의 기사를 ‘달콤쌉싸래(Bittersweet)’하다고 표현했더라. 공감하는지 완전 동의한다! 내가 음악을 통해 전하려는 감정 또한 그런 것이다. ‘내가 잃어버린 걸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없어(No trade for the things I lost).’ 미공개된 곡의 가사 일부다.
한국은 초여름을 맞았다. 지금 시기에 어울리는 당신의 곡은 ‘Summer’. 텍사스 날씨 또한 이 곡을 썼던 지난여름처럼 다시 더워져서 그런 것 같다(웃음). 요즘 새 앨범 작업이 한창인데 이전에 선보인 곡과 또 다른 분위기가 될 것 같다. 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구독자 29만 명에 달하는 당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가 꼭 봐야 할 영상이 있다면 ‘Like I need u’. 어쿠스틱 라이브도 소화 가능한 아티스트로서 내 정체성을 확실하게 전할 수 있는 영상 아닐까? 팬들을 놀라게 할 만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의 비디오를 공개하던 시기인 ‘See u soon’도 정말 사랑하는 영상이다.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투어 일정은 꼭 이렇게 알리고 싶었다.
인생에서 일어난 가장 놀라운 사건 지금 이 순간. 전적으로 음악에 몰두할 수 있고,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당신을 강하게 만든 경험 2년간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 일상을 대하는 관점과 방식을 모두 바꾸어놓은 시간이다. 덕분에 주어진 삶과 기회, 건강, 사랑하는 이들 모두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됐다. 우리 인생에 당연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삶의 방식은 너무나 다양하다는 것, 그 안에서 겪는 경험도 각자 다르다는 것. 그러고 보면 우리 모두는 서로 비슷한 동시에 참 다른 존재들이다.
최근 새롭게 발견한 기쁨이나 행복이 있다면 약혼녀와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간 보내기. 자가격리 중에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하기, 그리고 새로 산 그랜드 피아노를 치는 것!

자가격리 기간 동안 케시가 〈엘르〉 코리아를 위해 직접 찍어 보내준 사진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케시가 〈엘르〉 코리아를 위해 직접 찍어 보내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