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욕 후 낮잠을 청하거나 책 읽기 좋은 흔들의자와 침대를 겸하는 소파. 발치엔 책장과 짧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책상이 있다.
수영장처럼 넓은 욕탕엔 목욕 소금과 음향 기기 등 쾌적한 스파를 만들어주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수영장처럼 넓은 욕탕엔 목욕 소금과 음향 기기 등 쾌적한 스파를 만들어주는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한옥에서 안채와 사랑채가 공적인 역할을 가진 공간이라면 별채는 손님을 모시거나, 친구를 초대해 시간을 보내는 등 좀 더 유연하고 편안하게 쓰이는 방이다. 후암동에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펼치는 도시공감협동조합건축사사무소(이하 도시공감)는 후암시장 건너편의 67년 된 낡은 주택을 고쳐 모두가 함께 쓰는 별채로 만들었다. 1인 가구가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집의 기쁨을 공유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해소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도시공감이 올해 4월에 선보인 후암별채는 후암주방, 후암서재, 후암거실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하루 일곱 시간, 오직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이 집에서 제대로 잘 머무는 방법은 이렇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땀에 젖은 옷을 벗어 벽 한쪽에 잘 걸어둔다. 타일을 쌓아 만든 넓고 깨끗한 욕탕에 적당히 따뜻한 온도의 물을 받는다. 향 좋은 목욕 소금을 가져갔다면 솔솔 뿌려 녹인다. 챙기는 걸 깜빡했다면 별채를 돌보는 이가 준비한 히말라야 목욕 소금을 선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샴푸, 린스, 비누 같은 세정제도 키엘 혹은 그에 준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비했다. 욕조 앞에 마련된 샤워 부스에서 흐르는 물로 땀과 노폐물을 흘려보내고 탕에 들어가 양껏 물질을 즐긴다. 쫓기는 마음 없이 유유자적, 다 씻고 말린 후엔 흔들의자에 앉아 낮잠을 청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다. 긴장을 풀어주는 음악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얇은 두께의 책도 도시공감 건축가들이 골라 채워뒀다. 자고 오는 일, 멀리 떠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이를 위한 한나절 휴양지로 손색없다.
용산구 후암로35길 39 www.project-hu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