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OON HONG MI & SON SEUNG IL
」 결혼 전, 지인의 신혼여행 사진에 반해 허니문을 프랑스 남부 투어로 정했다. 단순히 쉬는 여행은 원치 않았던 우리에게 휴양지와 도시가 적절히 조화된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주 여정의 시작은 건축의 도시 바르셀로나. 거기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 마르세유로 넘어가 다시 차를 달려 그라스로 향했다. 향수가 시작된 도시 그라스에서 ‘레이크넨’의 이름을 딴 향수를 만들고,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구르동 마을을 지나 또 다른 항구 도시 안티베, 칸과 툴롱 그리고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유리공예의 도시 비오도 둘러보았다. 한때 ‘유리 부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만큼 관심이 많았기에 유리공예 체험 후 그 자리에서 바로 다양한 유리 제품을 구입해 경비의 반을 지출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니스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바로 숙소다. 300년 이상 된 네그레스 호텔은 고미술품에서 현대미술품까지 건물 자체가 갤러리인 곳으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면 필히 들러볼 것. 리빙 아이템에 관심이 많은 남편 덕에 어느 도시를 가든 그곳의 로컬 시장과 리빙 숍을 둘러보는 것이 우리의 필수 코스였다. 우연히 들어간 가게에서 자크뮈스 쇼에 쓰였다는 밀짚모자인 ‘코코 모자’를, 마르세유의 철물점에서는 문 손잡이, 경첩, 드릴, 목공도구 등 어떤 신혼부부도 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을 구입했다. 이 여행이 출장 같기도 했지만, 우리에게 최고의 신혼여행이란 좋아하는 것을 함께 보고 즐기고, 쇼핑(?)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놀이동산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나라 모나코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