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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들은 지금 #오연지_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다시 1년의 시간이 남은 지금,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골인 지점을 수정하고 유유히 달리기 시작한 6인의 선수를 만났다.

BYELLE2020.07.04
 
슬리브리스 티셔츠와 복서 쇼츠는 모두 Alexanderwang.

슬리브리스 티셔츠와 복서 쇼츠는 모두 Alexanderwang.

결국은 찰나의 순간, 나 자신과 싸우는 것.

오연지  자신만의 플레이로 승부하는 단단한 사람. 2전3기 끝에 여자 복싱 최초 올림픽 무대에 선다.
 
원래 겁이 많은 성격이라고 들었다 맞는 순간은 무섭다. 눈도 잘 감고. 하지만 그 순간의 나와 싸운다. 싸울 때 맞을 걸 분명 알면서도 나는 상대를 이기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를 고민한다. 
 
그렇게 이겼을 때의 성취감은 운동 초반엔 동작이 정확하거나 스피드가 좋았던 것이 아니었는데 강한 상대를 따라 하다 보면 그 선수처럼 움직임이 변한다. 이때 내가 성장했음을 느낀다. 
 
중학생 시절엔 막연히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종목 불문하고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 삼촌(전 올림픽 복싱 국가대표 전진철 선수)의 체육관을 다니며 복싱을 처음 접했다. 그때는 일반부였는데 선수반 사람들을 볼 때마다 멋있고 특별해 보여서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왜 이렇게 힘든 운동을 시작했지’라며 후회도 했다. 처음이니까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게 많고, 맞으면 아프니까. 
 
올림픽 진출이 확정되던 순간 “감사합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라고 되뇌었다. 스승님들이 올림픽과 메달은 하늘이 정해주는 거라 항상 얘기하셨는데,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내는 순간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의미 같아 영광스러웠다. 
 
도쿄 올림픽이 1년 미뤄졌을 때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시 미뤄진 거라 다행이다. 오히려 1년 더 준비해서 스스로 다져진 모습으로 올림픽을 뛰자고 생각했다. 
 
링 위에서 나만의 마인드 컨트롤 방법 이기려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편. 그동안 연습해 온 작전들을 그대로 풀어내려 한다. 내 성질에 못 이겨 아무렇게 하는 것은 금물. 
 
경기 중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는 순간은 내 플레이대로 경기가 움직였을 때. 서로 치고 박는 것보단 나만 때리는 느낌이 들면 깔끔한 경기로 마무리된다. 이렇게 승리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스스로 잘 준비한 경기를 펼친 후에는 패배해도 나보다 상대가 더 노력을 많이 했으리라 존중하고 승리를 인정하게 된다. 
 
복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스텝. 타격을 할 때에도 발이 같이 움직이면서 주먹이 나가야 한다. 
 
2021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나에게 그토록 갈망하던 올림픽에서 뛰게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잘했다고 말해 주고 싶다. 2021년을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준비하고 이기면서 마무리하자. 먼 훗날 나이가 들어 그 순간을 돌아봤을 때 부끄럼 없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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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전아영
  • 사진 김재훈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