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타쿤 파니치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모던한 감성의 라벨 ‘타쿤’을 꾸려나가는 패션 디자이너인 동시에 주얼리 브랜드 ‘타사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기도 한 타쿤 파니치걸. 한국을 찾은 그와 마주 앉았다. ::타쿤 파니치걸,감성적인,모던한,매력적인,스페셜 장소, 레스토랑, 카페,축제, 파티, 행사,타사키,림 아크라 by 루나디미엘레,패션 디자이너,주얼리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엘르,엣진,elle.co.kr:: | ::타쿤 파니치걸,감성적인,모던한,매력적인,스페셜 장소

1 진주와 골드의 매치가 돋보이는 주얼리 라인은 이브닝 웨어와 데이 웨어에 모두 잘 어울린다.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어 패션 피플뿐 아니라 ‘영부인 스타일’을 추종하는 중년 여성들에게까지 유명해진 디자이너 타쿤 파니치걸(Thakoon Panichigul). ‘우아한 여성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아메리칸 스포티즘이 가미된 경쾌한 2011년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2004년 데뷔 컬렉션 이후 ‘여자가 입고 싶은’ ‘여자를 위한’ 옷을 만들어온 타쿤. 처음 주목한 건 미국 유수의 잡지 편집장들이었고 이어 그 감각을 눈여겨본 대형 브랜드들이 그에게 러브 콜을 보냈다(2007년 갭, 2008년 타깃과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을 마쳤다). 그런 그가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팝업 스토어 오픈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주얼리 브랜드 ‘타사키’의 한국 론칭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첫날, 피곤하지 않냐고 묻자 “비행기 의자가 일자로 젖혀져서 푹 잘 수 있었다”고 웃으며 답하던 그, 가방 안에 무엇이 있냐는 말엔 “스케치북과 뉴발란스 스니커즈가 있다”던 유쾌한 디자이너 타쿤 파니치걸. 다음날 그를 다시 만났다. 그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리고 그가 입성한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은 타사키 주얼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엔 처음인가? 두 번째 방문이다. 3년 전 이틀 간 머문 적 있다. 이번 방문 전 한국 아트 신과 갤러리를 다룬 기사들을 많이 봤다. 구경 다닐 생각에 기대가 크다. 2011년 S/S 컬렉션을 선보인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휴식 중인가? 휴식기에 돌입하기엔 너무 바쁘다. 컬렉션이 끝나자마자 프레젠테이션과 바이어 미팅 때문에 파리로 출장 갔다. 뉴욕으로 돌아와 또다시 프리 컬렉션 준비에 들어갔고. 한 달 후면 나의 새로운 2011 프리폴 컬렉션을 만날 수 있을거다. 항상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열망이 있었나? 언제나 그랬다. 나는 내가 디자인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 하지만 확신이 없었다.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도 없어서 꽤 오랫동안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정석적인 길을 밟아오지 않았던 만큼 준비해야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정말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식으로 트레이닝을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우선 뛰어들고 보자. 부딪히면서 배우면 된다’는. 그렇게 패션 디자인에 뛰어들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경영학도가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과정에 대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경영, 경제, 마케팅 관련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다 보니 보스턴 대학 경영대 쪽에서 장학금을 제안했고, 그쪽으로 진학했다. 마음 한 켠엔 늘 ‘패션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진정으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은 아트 관련 분야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보스턴 대학교가 뉴욕 부근에 있다 보니 뉴욕 출신 친구들이 많아졌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주말과 여름방학엔 뉴욕에 머물게 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확신이 생기더라. 내가 있을 곳은 이곳(뉴욕)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패션 관련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뉴욕으로 가 패션 업계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걸 좋아한 적이 없다. 늘 다르고 싶었다. 그래야 특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면이 패션 디자인을 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2 여러 줄의 진주를 레이어드 한 듯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우리 팀은 규모가 매우 작다. 고로 1인당 하는 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언제나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 난 그렇게 동시다발적인 사고와 일 처리가 가능한 사람들이 좋다. 그러다 보니 우리 팀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디자인’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라벨을 꾸린다는 건 단지 ‘옷을 만드는’ 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의 고객을 알아야 하고, 스타일링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며, 디자인을 어떻게 차별화해서 마켓에 내놓을지도 늘 고민해야 하니까. 나는 그런 열정이 좋다.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가 함께 일하고 있고, 일하고 싶은 이들이다. 당신의 그런 철저함과 열정이 옷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패션은 ‘입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한다는 점에선 아트에 가깝지만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무시될 수 없는 대상이다. 디자인할 때 이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패셔너블’하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옷을 만들기 위해. 그런 점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만들어낸 것 같다.미국 영부인이 자신의 옷을 입는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미셸 오바마는 꽤 오랫동안 내 컬렉션을 즐겨 입어왔다. 내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서포터다. 당연히 영광스럽다. 생각해보면 꽤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패셔너블한 정치인에 목말라 있었다. 그런 면에서 미셸 오바마의 등장은 당연히 흥분되고 반길 만한 일이다. 특정한 뮤즈나 아이콘이 있나? 없다. 나는 옷을 만들 때 여성의 ‘애티튜드’에 관해 생각하지 어떤 특정한 이를 떠올리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자유롭고, 패션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진 애티튜드를 가진 여성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이다.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자신감이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을 입는, 그러면서도 보는 이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옷차림을 할 줄 아는 여성이랄까. 컬러풀한 패턴과 독특한 프린트가 늘 인상적이다.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 뻔한 답변이겠지만 매 시즌 다르다. 매 순간 내가 보는 모든 것들이 디자인에 영향을 끼친다. 컬러, 패턴, 프린트 등 모든 부분에 말이다. 음악, 예술, 사진 등 전방위적인 문화 요소가 내게 주는 순간 순간의 감동이 모두 다 알게 모르게 디자인에 영향을 끼친다. 프린트도, 컬러도, 결국 모두 디자이너가 말하고 싶은 ‘어떤 느낌’을 표현하는 방법 아닐까. 그나는 이런 느낌과 표현을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패션은 만드는 이가 스스로 즐길 줄 알아야 결과물도 좋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패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로는 누가 있나?디자이너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를 무척 존경한다. 그녀는 시대를 앞서간 쿠튀리에다. 난 그녀처럼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이들이 좋다. 무언가를 창조하고, 그것을 따라하고 싶은 이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이다. 아티스트로는 일본의 팝 아티스트 야요이 쿠사마를 꼽겠다. 어떤 이들은 그녀의 작품이 꺼림칙하다지만 난 그녀가 만들어나가는 그녀만의 세계가 좋다. 환상적이다. 패션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있다면? 매번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들이 생긴다. 언제나 다음 컬렉션을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늘 고군분투하고 최선을 다해 쇼를 준비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1차적으로 컬렉션을 통해 평가받으니까. 하지만 괴롭게도, 잘 만들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 1%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쇼를 본 뒤 완벽한 컬렉션이었다고 칭찬해줘도 나 자신의 부족함이 견딜 수 없이 커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3 가장 화려하고 볼드한 다이아몬드 라인.그렇다면 가장 좋은 부분은? 아무래도 자유로움과 짜릿함 아닐까? 이 두 가지는 내게 양식과 같은 존재다. 때때로 세계 곳곳을 돌며 일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끝내주게 멋진 곳에도 종종 가게 되고, 쿨하고 유쾌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신선함은 내게 짜릿함을 안긴다. 그런 자극이 삶을 좀 더 컬러풀하게, 다이나믹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내 옷을 입은 이들을 만나는 것도 매우 짜릿한 일 중 하나다. 얼마 전 선보인 2011 S/S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컬러 팔레트를 새하얗게 지우는 과정이었다. 당신이 내 컬러와 프린트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듯이 나는 꽤 오랫동안 여기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이번엔 그 컬러들을 지우고 싶었다. 컬렉션의 꽤 많은 부분을 화이트로 채웠다. 이번만큼은 현란한 컬러나 프린트가 아닌 ‘디자인’과 ‘실루엣’에 집중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따사로운 햇빛에 내놓아 뽀송뽀송하게 마르고 표백된 듯한 신선함을 선사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컬렉션은 대부분의 컬러가 페일하다. 그러므로 키워드는 ‘Fresh’라 할 수 있겠지. 타사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타쿤 파니치걸로서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한층 모던하고 볼드해졌다. 이번 시즌에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을 관능적이면서도 위트 있게 표현하려고 했다. 사실 처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제의받았을 때 큰 도전 과제에 직면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젊은 패션 디자이너가 전통 있는 파인 주얼리를 디자인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최고급 진주, 다이아몬드, 원석으로 주얼리를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타사키가 가지고 있는 철학,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이란 슬로건이 내 디자인 철학과 맞물린다는 점도 좋았고. 타사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자 하나? 자신의 라벨과는 또 다른 목표가 있을 텐데. 사실 진주라는 보석은 세대를 초월해 모든 여성이 사랑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클래식한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진주를 모던하게 재해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가 만드는 타사키의 주얼리들을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만이 아닌, 평소에도 착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타쿤이라는 브랜드의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여성이 어떤 옷을, 어떻게 입고 싶어 하는지 아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트렌드만 좇는 디자이너는 질색이다. 트렌드는 어차피 쉴 새 없이 급변하게 마련이니까.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싶다. 내가 만든 옷들 역시 수명이 길었으면 좋겠고. 스물다섯, 서른 살에 나의 옷을 산 누군가가 쉰 살이 되어서도 그 옷을 입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