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트론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 첫 번째 이야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전설의 SF영화 <트론>이 28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도대체 <트론>이 무슨 영화인지 몰라도, 심지어 들어본 적이 없어도 괜찮다. 직접 이 세계를 체험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제 <트론: 새로운 시작>이 컴퓨터 속 가상현실로 다시 안내한다. <아바타>이후 최고의 폭풍을 몰고 올 '불멸의 신화'가 12월 30일, 우리 곁에 도착한다. 하이테크 3D SF의 새로운 지평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자, 수퍼 컴퓨터와 접속할 준비가 되었는가! ::트론, legacy, 스티븐 리스버거, 조셉 코신스키, 제프 브리지스, 개럿 헤들런드, 새로운 시작, 엘르, elle.co.kr:: | ::트론,legacy,스티븐 리스버거,조셉 코신스키,제프 브리지스

2008년 샌디에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 미처 공지되지 않은 행사가 열렸다. 감독 조셉 코신스키와 제작자 숀 베일리가 무대에 나와 의 속편 중 2분 30초를 관객에게 공개했다. 관객들은 세상 최고의 쿨함을 맛보고는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곧 이어 인터넷이 들끓었다. “디즈니 발표 때 치고 들어간 거라서 꽤 불안했다. 일부 장면만 보여줬지만 그들에겐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사실 의 속편에 관한 얘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82년 의 감독 스티븐 리스버거는 약속대로 멋진 속편을 만들고 싶어했다(속편의 제작과 시나리오에 참여). 시나리오가 오고 가고, 아이디어가 여러 방향으로 흘러나왔다. 픽사가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도 돌았다. 제작자인 베일리가 말을 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1990년대 후반에 한 번, 2000년대 초반에 한 번 제작 얘기가 있었다. 나는 2004~2005년에 들어왔는데, 그 때 코신스키가 합류했다. 그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다.” 점차 제작이 활기를 띠었다.그러나 디즈니는 잊혀진 1982년 영화의 속편을 위해 2억 달러 이상은 쓰고 싶지 않았다. “한 번 보여줘”가 그들에게 떨어진 지상명제였다. 코신스키는 영화를 위해 각종 특수효과 전문가를 모아 팀을 꾸렸다. 광고 업계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코신스키는 2분짜리 영상을 만들어냈다. 코믹콘이 시작하기 전 목요일까지 아무 것도 나온 것은 없었다. 속편을 다시 저 구석으로 밀어내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코신스키의 숨막히는 영상을 보자 모두 압도당했다. 코믹콘에 가져가서 관객의 반응을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말 엄청났다. OK가 나는 순간이었다. ‘이걸 좀 더 크게 가면 바로 영화가 되겠구나’ 싶었다. 만약 아니면 우린 죽은 거고.” 베일리가 웃으며 말했다. 젊은 샘 플린(개럿 헤들런드)이 알렌 브레이들리(브루스 박스라이트너)이자 트론을 만난다. 그의 아버지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은 20년 만에 만난 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긴다. 샘이 등장하면 동전을 넣고 들었던 신나는 1980년대 음악이 쏟아져 나온다. “아직 음악 판권 문제가 모두 해결된 건 아니다.”고 코신스키가 속삭였다. “진짜 그 시대의 음악을 넣고 싶다. 예컨대 '센터피드' 같은 거.” 샘은 가죽옷을 입고 네온 디스크와 결투를 벌인다. 다각도에 붙여진 유리가 걸을 때마다 소리 난다. 이 장면을 3D로 보면 환상적일 것이다. 미친듯한 혈투가 이 곳에서 벌어진다. 서른한 살의 제프 브리지스도 볼 수 있다. “원작에 숨겨진 뭔가가 있다. 물론 헷갈릴 만한 내용도 있다. 구조적으로 접근할 만한 내용이 있을 것이다. 마치 처럼 열두번을 봐도 얘깃거리가 나오는 영화가 될 것 같다. 확실히 영화를 보는 환경이 바뀌었다. 이제 인터넷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영화를 본다. 이 영화는 그런 환경에서 새롭게 태어날 거라고 확신한다.” 감독의 말이다. 은 촬영일 64일에 후반작업 68주를 예정에 두고 진행했다. 샘은 이곳에 답을 구하러 왔다. 신비의 여인 쿠오라(올리비아 와일드)와 함께 아버지를 찾고자 한다. 싸움 리허설 장면에서 트론 역할을 맡은 스턴트맨이 헬맷을 쓰기 전 쿵푸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코신스키는 이 영화가 서부 영화처럼 보였으면 한다. “나는 영화가 CG처럼 보이는 건 싫다. 트론의 세계에는 질서가 있다. 가능한 모든 장면을 실제로 찍으려고 하고 있다. 마치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플린의 아케이드가 20년간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계속 시뮬레이션을 통해 좀 더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리, 콘크리트, 쇠를 많이 썼는데, 그대로 드러났으면 좋겠다.” 코신스키는 전통적인 영화계 인물은 아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3D 모델링과 그래픽 관련 부교수로 재직했다. 마천루의 세계 대신 그가 향한 곳은 TV 광고였다. 나이키나 기어즈 오브 워 등이 그가 작업한 결과물이다. 이 아니었다면 의 감독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코신스키는 영화 감독 중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사람 중 하나다. 디자인 관련 전공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는 정말 예술가다.” 제작자 베일리가 그를 칭찬했다. 게다가 데이비드 핀처 역시 그를 강력히 추천했다. 의 감독이었던 그는 코신스키를 LA로 데려온 일등공신이다. 의 촬영 감독이 핀처의 만능 해결사였던 클라우디오 미란다이며, 특수 효과 담당의 에릭 바바(로 아카데미상을 수상)가 합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핀처가 내 러프컷을 칭찬했다”고 코신스키가 덧붙였다. 건축을 바탕으로 한 촬영은 굉장히 철저한 계산 아래 움직였다. "본능적이자 구체적으로 움직이자"는 말이 유행어가 될 만큼, 예술과 철학, 수학에 관한 대화가 촬영장에 넘실댔다. 코신스키는 르네상스형 인물이다. 의 모든 장면은 면밀히 계산해 실제로 가능한 장면만을 담았다. 중력과 속도, 날씨까지 CG가 아닌 실제로 가능한 수치를 화면에 담아냈다. 특히 하늘의 경우 그 스스로 하나의 작품으로 떼어놓고 봐도 좋을 정도다. “원작도 잡아내지 못한 장면을 디자인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코신스키가 말했다. 리스버거 자신 또한 퓨처리스트 시드 미드와 프랑스 코믹북의 전설 의 영향을 받아 “무시간성”을 구현해 냈다. 리스버거가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원작에 쓰였던 여러 스케치 또한 속편에서 활용할 수 있었다. “너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된 것들이 빛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큐브릭도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다. 케빈 플린의 천년 된 비밀공간도 의 오마주로 등장해 기이한 풍경을 보여준다. “새장이나 햄스터휠 같은 곳이다.” 의 공간은 실제 세상과 트론의 공간으로 나뉜다. 복잡한 빅토리안 양식의 식탁은 투명하고, 벽난로는 눈처럼 하얗다. 코신스키는 이 장면에 대단히 공을 들였다. 유저와 프로그램의 대비를 장소로 선명히 보여주는 게 목표다.“음악을 맡은 다프트 펑크는 촬영 전에 합류했다. 스튜디오를 열고, 시나리오 작업 할 때나 트레일러 만들 때부터 함께 했다. 그들이 만든 곡을 편집해서 넣었다. 음악은 정말 대단하다.” 3부작을 하워드 쇼어의 창조적인 음악으로 가득 채운 것처럼, 의 반젤리스, 의 존 윌리엄스, 의 언더월드와 같이 다프트 펑크도 이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배경음악 그 이상이다. 오케스트라, 일렉트로닉, 특수 효과음까지 3단계로 음악이 나뉜다. 아마 음악 자체가 3D일 것이다.”고 코신스키가 덧붙였다.은 이후 처음으로 두 대의 3D 카메라로 제작되는 영화다. 같은 장비로 제임스 카메론이 를 찍어냈다. 코신스키는 3D 작업의 광신론자는 아니다. 스튜디오에서 모든 걸 통제해서 촬영하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지만, 일부 작업은 반드시 그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나 의 경우, 관객에게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영화다. 관객을 철저히 아우르고 둘러싸야만 한다. 오프닝부터 3D로 갈 거다. 안경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바로 알려줘야지.” 에릭 바바가 덧붙였다. “처음에 세게 보여주면 그 후로는 빠져들 수 밖에 없다.”리스버거가 1982년에 해내지 못했던 것들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그가 캘리포니아 대학에 가서 영화 촬영을 위해 컴퓨터 사용을 읍소한 것도 모두 과거일 뿐이다. 코신스키는 이 점이 참 마음 쓰인다. “그에게 이번 영화는 영화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이해조차 하지 못할 때 그는 이 모든 것을 세웠다. 한 때 이것은 실패로 보였겠지만, 이제 과 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객에게 기억될 것이다.” 은 디즈니가 야심만만하게 꺼내는 속편이다. 이미 3편도 제작 중이다. 코신스키가 3편을 고려하기엔 너무나 벅찰 것 같다. 디즈니의 또 다른 3D 영화 (2012) 작업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나는 성장할 것이다.”고 코신스키가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