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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산책, 서촌 갤러리 워크_그림의 동선 #4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사이에 위치한 서촌은 예로부터 아티스트들을 위한 창조의 산실이었다. 겸재 정선이 풍경을 그리고 이상이 시를 짓던 서촌에서 만나는 동시대 미술.

BY권민지2020.06.18
리안 갤러리
용산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 로비에 있는 PVC 호스를 니트처럼 꼬아 만든 벤치를 기억하는가. 가구 디자이너로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이광호 작가의 대표적 가구 연작 중 하나다. 리안 갤러리에서는 그가 설치미술가로서 창조적 영역을 확장하며 야심 찬 첫발을 내딛는 개인전 〈Composition in Blue〉를 개최한다. 적색 동판이나 파이프에 푸른색 칠보를 발라 높은 온도로 굽는 과정에서 물성을 실험하고 우연까지도 받아들여 탄생한 작품들이 푸른 구성을 이룬다. 해가 지고 푸르게 빛나는 6월 하늘을 떠올리며 공간감을 만끽할 수 있다. 7월 31일까지. 인스타그램 @leeahngallery


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Composition in Blue〉 전경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Composition in Blue〉 전경이광호 작가의 개인전 〈Composition in Blue〉 전경
온 그라운드
조병수 건축연구소에서 리뉴얼한 카페이자 전시공간. 지붕 서까래의 목재 골조 구조를 살려 빗살무늬 채광이 공간 전체에 어른거린다. 아름다운 인테리어와 가구뿐 아니라 공간의 쓰임새도 좋다. 중정과 후원 등으로 적절하게 분할돼 혼자 또는 여러 명이 찾아도 알맞은 테이블을 찾을 수 있다. 온 그라운드는 벽면을 활용한 전시 공간이기도 한데 현재 ‘막’을 주제로 건축적 고민을 담은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ongroundgallery
 
통의동 보안여관
보안1942의 2020년 상반기 기획전시 〈식물계〉는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식물의 세계를 살펴본다. 70년 된 보안여관의 틀이 그대로 보존된 구관 1층에는 제주도에서 동백나무를 관찰하고 표본과 사진으로 기록한 이소요 작가의 작품이 방마다 걸렸다. 삐걱대는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싱가포르의 보타닉 가든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미켈레롯다가 식물의 잎을 커다란 판화로 찍은 작품들이 신비로운 존재감을 내뿜는다. 신관 지하 전시장에는 자연과 도시, 인간이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물질을 채집한 전혜주 작가의 슬라이드 표본들을 선보인다. 전시 개막과 함께 보태니컬 아티스트와 함께 식물을 그리거나 식물 관련 책을 읽는 연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7월 5일까지. 인스타그램 @boan1942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개인전 시리즈 〈The Showroom〉이 한창이다. 각자 고유한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다섯 작가의 개인전이 일주일 간격으로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SNS 타임라인을 넘겨보듯 노충현, 서동욱, 정용국, 강석호, 김연용 다섯 작가의 현재진행형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개별 전시를 빠르게 전환하며 감각과 가치를 교환하는 형식을 통해 예술생산의 근본적인 문제를 살핀다. 7월 12일까지. 인스타그램 @space_willingndealing



서동욱, '붉은방-금발머리-담배연기', oil on canvas, 53 x 65cm, 2020정용국, 'Skin', 한지에 수묵, 69 x 68cm, 2020강석호, '무제', 린넨위에 유채, 72.7 x 100cm, 2020
레에스티우 지중해상점
스페인 카탈루냐어로 ‘여름’을 뜻하는 이곳은 근사한 허스키 보이스의 여자와 스페인 남자가 주방을 책임진다. 올봄 문을 열어 초여름의 밤을 매일 만석으로 불을 밝히는 서촌의 핫플레이스. 제철 재료로 만드는 타파스 메뉴들과 35년 된 간장을 활용한 스테이크, 발렌시아식 빠에야를 메뉴에 올렸다. 가게 한쪽에서는 여러 가지 치즈와 하몽을 포장 판매한다. 얼마 전 8kg 최상급 하몽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그 자리에서 카빙 해주는 촉촉한 하몽에 와인 한잔이 아른거린다. 인스타그램 @lestiuseochon


*맛집과 카페가 수 놓인 서울 곳곳의 갤러리 워크, 예술 산책자를 설레게 하는 미술과 미식의 이야기는 격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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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안동선
  • 사진 안동선/ 각 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