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행복의 세계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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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담비, 행복의 세계로!

'망손'이면 어때. 매일 넘어지고 자빠지면 또 어때. 손담비는 오늘도 더 행복해지기를 열망하며 살 뿐이다.

ELLE BY ELLE 2020.06.09
 
네이비 재킷과 화이트 레더 슬리브리스, 화이트 레더 타이업 팬츠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화이트 타비 로퍼는 Maison Margiela. 사각 프레임의 안경은 Gentle Monster.

네이비 재킷과 화이트 레더 슬리브리스, 화이트 레더 타이업 팬츠는 모두 Salvatore Ferragamo.화이트 타비 로퍼는 Maison Margiela. 사각 프레임의 안경은 Gentle Monster.

레이스 칼라가 포인트인 재킷은 Miu Miu. 베이지 슬리브리스 원피스와 화이트 피시넷 원피스는 모두 Off-White™. 반지는 모두 개인 소장품.

레이스 칼라가 포인트인 재킷은 Miu Miu. 베이지 슬리브리스 원피스와 화이트 피시넷 원피스는 모두 Off-White™. 반지는 모두 개인 소장품.

페이크 페인팅 디테일의 화이트 브이넥 카디건과 화이트 H라인 미디스커트는 모두 Fendi.

페이크 페인팅 디테일의 화이트 브이넥 카디건과 화이트 H라인 미디스커트는 모두 Fendi.

로고 밴딩 쇼츠는 Alexanderwang.T.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로고 밴딩 쇼츠는 Alexanderwang.T.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보 컨셉트 괜찮았나요? 다리미로 태운 셔츠를 입었을 땐 “대체 내 이미지 어떻게 된 거냐”며 한바탕 웃기도 했어요 이게 다 〈나 혼자 산다〉 때문인 거죠(웃음). 처음엔 살짝 부정했지만, 촬영하면서 결국 받아들였어요. 이런 컨셉트, 나랑 잘 맞아요. 주어진 컨셉트에 이 한 몸 맡겨보았고요. 재미있었어요. 전 뭐든 재미있으면 잘해내요. 
 
어떤 주문이든 바로 받아들이고 움직이더군요 일단 ‘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도전의식 강하고 승부욕 있고 ‘예스’와 ‘노’가 분명하죠.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고요. 
 
〈나 혼자 산다〉에서 친구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어요. “엄마가 머리카락을 눈 찢어질 정도로 꽉 묶어놓아도 종일 참고 지내는 사람”이라고요 굉장히 무딘 면이 있거든요. 많이 아프면 그냥 많이 참아요. 견디는 거예요. 있어 보면 또 견딜 만하거든요. 
 
배려는 아닐까 생각했어요. 머릴 묶어준 엄마에 대한 그런 면도 있어요. 외동딸인데, 엄마가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나는 뭐든 참는 법부터 알게 된 것 같아요. 이제 아버지도 안 계시니, 엄마가 가진 빈틈이 서글퍼요. 엄마가 외로워 보여서 엄마에겐 더 참죠. 
 
엄마 말씀 들으며 ‘멍’ 때리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근래 들은 엄마의 ‘잔소리’ 중 바로 수긍한 것은 엄마가 “좀 여성적이어야 매력을(남자들이) 느끼지 않겠냐. 너 같은 성격이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살갑고 다정다감해지면 좋겠다는 이야기로 들었어요. 무뚝뚝한 편이라 살가운 성격을 가진 친구들을 보면 좋아 보이더라고요. 친한 사람들에겐 무척 살갑고 애교도 많은데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건 아직 어려워요. 
 
데뷔 때부터 줄곧 “말수가 적은 편”이라고 밝혀왔어요. 그런데 공효진, 정려원, 임수미와 함께 있을 땐 세상 왁자지껄하더라고요 원래 듣는 걸 잘하고 내 감정을 말로 옮기기까지 한참 걸려요. 왕성하게 일하던 시절에는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딱히 없기도 했고요. 친구를 ‘딥’하게 사귀거든요. 한번 깊이 좋아한 사람은 쭉 좋아해요. 좋아하기까지 오래 걸리고요. 이 사람들은 인생에서 만난, 아주 거대한 파도 같아요. 이들과 친해지면서 놀랄 정도로 많이 변했어요. 가치관이나 생각이 건강해졌어요. 
 
그런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서로를 지켜주고 존중해야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린 각자 다른 성격을 가졌지만 취향과 취미, 성향이나 시각이 비슷해요. 만나면 할 얘기가 정말 많죠. 그러면서 가까워졌는데, 서로 다르거나 같은 부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 아끼는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처음 만났어요. 
 
친구들에게서 각각 배우고 싶은 점이 있나요 려원 언니는 진짜 꼼꼼해요. 디테일의 귀재죠. 수미 걔는 모든 걸 다 잘해요. 인테리어면 인테리어, 청소면 청소, 요리면 요리. ‘금손’이죠. 친구를 위해서라면 쓴소리도, 팔 걷어붙이고 행동하는 것도 잘해요. 효진 언니는 ‘예스’와 ‘노’가 확실해요. 소신 있고, 존재감이 분명한 사람이에요. 
 
〈나 혼자 산다〉의 손담비와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의 향미는 연속으로 터진 두 번의 홈런이에요. 향미 역으로 신인상을 타기도 했어요 수상 소감의 첫 마디로 “이 상 받아도 되나요?”라고 말했죠. 너무 좋으면서도 조금 민망했거든요. 2012년에 〈빛과 그림자〉로 우수상을 받았는데 7년 만에 신인상이라니. 만감이 교차했어요. 연기자로서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고요. 
 
처음 극본을 봤을 때, 향미 역할을 꼭 하고 싶게 만든 장면이나 대사가 있었나요 캐릭터가 엄청 선명하고 독특하더라고요. 무심한데 말하는 건 은근 ‘팩폭’이고. 연기만 잘하면 매력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향미와 비슷한 면이 거의 없다죠 딱 하나 닮은 게 있어요. 향미는 가족에게 맹목적이잖아요. 다 퍼주잖아요. 잘못을 저지르기도 하지만요. 그런 건 비슷해요. 나도 엄마에게 그러니까요. 다 준비돼야 안심하는 성격이라 인물의 성격 분석을 오랜 시간 하거든요. 그럼 그들의 성격을 은연중에 따르게 돼요.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전 캐릭터의 영향을 받은 채로 그냥 살아요. 지금도 아마 내 안에 향미가 조금 남아 있을 거예요. 
 
지금껏 연기한 인물 중 가장 잘 맞는 옷처럼 느꼈던 건 누구였나요 그런 느낌은 작품 할 때마다 있어요(웃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서요. 하지만 대중이 나와 동일하게 느끼고 뜨겁게 반응해 준 건 향미뿐이었죠. 어떤 연기를 하든 욕은 먹어요. 악플은 늘 있죠. 그런데 〈동백꽃〉 때는 악플을 한 개도 못 봤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연기하면서 힘든 순간과 갈등도 많았는데요. 이런 순간을 맛보기 위해 이제까지 달려왔구나 싶었어요. 
 
댓글을 챙겨 보는군요 다 봐요. 어릴 땐 상처받았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말도 안되는 말은 버려요. 이제 그 정도는 할 수 있어요. 
 
가수 이전에 배우를 꿈꿨던 것으로 알아요. 가수 활동 마치고 연기를 시작할 때 어떤 그림을 그렸나요 가수로 활동할 때의 이미지와 정반대인 역할들을 하고 싶었어요. 부잣집 딸이나 세련된 여성 캐릭터가 엄청 들어왔는데, 한 번도 안 했죠. 가수 하는 동안 도도하고 새침하고 인간미 없을 것 같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제 실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배우는 가수처럼 마음먹는 대로 활동할 수 없잖아요. 어떤 작품을 만나느냐에 따라 커리어가 급변하고요. 한 작품 시작할 때마다 그 순간을 기다렸다고 생각하며 일했어요. 〈동백꽃〉 이후 차기작도 그런 마음으로 할 거예요. 
 
지금껏 자신 안의 무엇으로부터 동력을 얻은 것 같은가요 오기요. 오기는 나의 힘이에요. 데뷔 전에도 항상 연습실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었던 건 저였어요. 4년의 연습생 기간 내내. 그래서 솔로로 데뷔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스스로를 홀로 북돋워야 하는 순간도 많았겠어요 생각이 많아질 때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어요. 그럼 필사적으로 행복해지려고 노력했죠. 그 순간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는 거예요. 나는 행복에 대한 열망이 강한 사람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행복에 더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이젠 무엇이 본인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잘 아나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햇빛 쬐기, 창문 다 열고 바람 쐬기, 내 작은 식물들 보살피기, 운동하기, 넷플릭스 실컷 보기…. 햇빛 가득 쬐면서 하루를 시작하니 삶이 건강해지더라고요. 예전엔 햇빛 싫어했어요. 채광 좋은 집에서 암막 커튼 치고 살았어요. 
 
지금 사는 집과 동네로 이사 오기 전에는 외롭게 지냈다고요 이전에 살던 집은 너무 넓었어요. 휑한 걸 못 견뎠어요. 주변에 친구도 없었고요. 지금은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에요. 혼자 살기에 딱 좋은 집에 반려동물도 있고, 2~3분 거리에 친한 친구들도 살고요. 
 
친구 임수미와 함께 집의 구석구석을 보수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런 걸 직접 하는 게 자연스러운가요 지금 사는 집을 무척 좋아해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만 있다 보니 구석구석을 유심히 보게 된 것 같아요. 이 집에 남다른 애착이 있어서 여기저기 고장 난 모습에 늘 마음이 아팠거든요. 아끼는 집이라 직접 보수하는 게 즐거웠어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망손 담비’ 같은 별명도 생겼는데요. 방송을 통해 보여준 일상과 실제 생활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너무 포장을 안 한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뭘 더 하려고 하지도, 덜 하지도 않았어요. 좋게 보신 분들이 많다니 신기해요.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어요. 그냥 제 스타일대로 ‘고’했던 것일 뿐(웃음). 
 
방송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짐했잖아요. “우리는 함께 멋지게 나이 들어갈 거야”라고요. 멋지게 나이 들어간다는 건 뭘까요 건강한 생각을 잃지 않고 사는 거요. 생각이 건강하면 멋지게 나이 들 수 있지 않을까요?     
 
베이지 오버사이즈 재킷과 베이지 롤업 슬랙스는 모두 Lemaire. 셔링 디테일의 슬리브리스 톱은 Re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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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럴 퍼프 슬리브 드레스는 Givenchy. 오픈 토 블랙 슬링백은 Dior. 플라워 패턴의 시스루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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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브라운 셔츠와 라벨 포인트 민트 팬츠, 체인 디테일의 화이트 플랫 슈즈는 모두 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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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사진 안주용
    패션에디터 김지회
    피처에디터 이경진
    디자인 온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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