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돌고래를 구하라!

바다를 사랑하는 디자이너, 신나리가 티셔츠를 만든 이유

BY이마루2020.06.01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미국 동부 로드아일랜드에 위치한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이자 직물 소재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새로운 돌고래나 고래 사진이나 서핑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을 살피고, 여름엔 서핑을 즐기고 바다 가는 것을 낙으로 여긴다. 아, 식물을 돌보고 새로운 맥주 브루어리를 찾아 다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인스타그램 계정명이 @isavedolphins 던데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아이디를 보고 한번이라도 더 바다, 그리고 바다 생물을 떠올리길 바랐다. 돌고래를 비롯한 바다의 아름다운 생물들은 반드시 보호해야 하므로. 그러다 보니 이제 돌고래와 바다 사진에 나를 태그하는 친구들도 늘어났다.  
 
6월 8일 'World Oceans Day'를 기념해 작업한 포스터

6월 8일 'World Oceans Day'를 기념해 작업한 포스터

어떤 일을 계기로 바다에 관심을 갖게 됐나 부모님 말씀에 따르면 걸음마를 시작하던 아기 때부터 바다 생물과 바다와 관련된 사진만 보면 눈빛이 달라졌단다.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 있는 동물을 보면 ‘집’이 아닌 곳에 갇혀있다고 생각했는지 동물원에 데려 가도 “불쌍해” “집에 가야 해”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신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바다와 관련된 사건이 있다면 2009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사건. 제주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3년 넘게 공연을 하던 제돌이가 2013년, 역시나 불법 포획된 다른 돌고래 두 마리와 함께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던 2013년의 광경은 내가 기억하는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다. 지금은 멸종위기종이나 구조 된 생물의 경우 사람의 손길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편이다.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을텐데 일본 다이지에서는 아직도 매년 9월이면 잔인한 돌고래 사냥이 이루어지고 있다. 철로 된 봉을 바다에 담궈 망치와 같은 둔탁한 물체로 때리면 그 충격에 의해 음파가 발생하고, 돌고래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그때 작살과 같은 도구로 돌고래를 포획한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충격과 절망에 빠지게 하는 이 사냥이 종식될 때까지 반대할 것이다. 바다 생물은 그런 식으로 인간에 의해 억지로 포획될 대상이 아니다. 
  
'White Sharks & Whale Expedition 2020' 캠페인을 위한 디자인

'White Sharks & Whale Expedition 2020' 캠페인을 위한 디자인

해양 생물 보호를 촉구하는 캠페인 디자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디자이너로서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안락함을 주는 디자인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이런 내 일상에 큰 활력소를 주는 바다 생물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있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뽑힌 디자인은 ‘백상아리와 고래의 탐험’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두 바다생물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고 본다. 나의 2020년도 디자인은 티셔츠 뿐 아니라 모자, 컵, 노트 등 그 어떠한 제품에도 사용이 가능할 그러한 모던한 디자인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검사를 위한 부스 디자인

코로나 검사를 위한 부스 디자인


최근에는 이동식 코로나 검사 부스도 제작했다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는 산업 디자인, 주로 제품 디자인을 중점으로 한다. 주 정부에서 의뢰를 받아 이동식 코로나 검사 부스를 제작하게 된 것이다. 사회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 예를 들어 많은 미국 사람들이 더딘 검사 속도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은 내 마음을 요동치게 만든다.  
 
캠페인 디자인 외에 환경을 위해 또 어떤 일을 하는지 매우 기본적인 것들이다. 비닐 봉투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마트에 갈 때 천 가방을 챙겨 가기, 플라스틱 빨대 대신에 실리콘 빨대 휴대하기, 바다에 갈 때마다 눈에 보이는 쓰레기 줍기 같은 것.  
 
당신이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장 완벽한 방법은 한국에 있을 때는 제주도에 계신 이모 덕에 말 그대로 아무 때나 제주를 찾았다. 지금 사는 로드아일랜드는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지만 동부 맨 끝에 위치해 ‘Ocean State’라고 불릴 정도로 바다와 무척 친한 곳이기도 하다. 물이 따뜻해지는 7월부터 9월까지 바다를 찾을 때면 접이식 의자와 작은 보냉 가방을 챙긴다. 파도와 바람, 그리고 햇살이 좋은 날 서핑과 더불어 바다 수영을 즐긴다. 사람이 없을 때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천국이 따로 없다. 지칠 만큼 물 속에 있다 나와서 마시는 맥주는 꿀맛이다. 물론 실컷 바다를 만끽한 뒤에는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하게 자리를 치우고 떠난다.  
 
역대 우승자들이 디자인한 티셔츠 도안

역대 우승자들이 디자인한 티셔츠 도안

지금 준비중인 대회의 우승자는 부상으로 고래의 주서식지인 플리머스로 떠난다던데 승선하는 모든 사람들이 ‘베스트’ 디자인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게 된다. 백상아리와 흑등고래의 모습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와 같은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기대된다.  
 
내게 바다란 무엇인가 좋은 일이 있을 때, 슬픈 일이 있을 때 “너 뭐 할래?” 라는 질문을 받을 때… 내 대답은 한결 같이 “바다” 이다. 바다는 항상 너울대며, 그 자리에 부지런히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5월 31일이 바다의 날이라면, 다가오는 6월 8일은 세계해양의 날(World Oceans Day)다. 모두 바다와 바다 생물에 대해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신나리 is... 바다를 사랑하는 제품 디자이너. 2014 시즌 마크 제이콥스의 의상, 악세서리, 가방의 소재 선정과 프로세스에 참여했고 대학 도서관 자료실을 위해 19세기부터 보존되어 온 섬유 소재나 역사적 자료들을 대중이 열람 가능하도록 정리하고 자료화하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음향회사 BOSE, 3M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으며 그 외에도 여러 제품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손목에 착용하는 개인용 온도조절기, 체온 조절이 쉽지 않은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속옷 안에 착용하는 가열 패드 등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편리하고 안정감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