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에 촬영된 셰트리의 자화상 ‘Self-Portrait’(Corey Tippin Make-up #2).

‘Self-Portrait(All Fours)’(2017).

탈리아 셰트리, 문제를 위한 문제적 사진
」그녀는 지금 뉴욕의 허드슨 밸리에 살면서 누드 자화상, 공중에서 촬영한 뉴욕 거리의 모습, 남편과 섹스하는 모습을 찍은 연작 사진 등 실로 폭넓은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누드 자화상에 대해 탈리아 셰트리는 “사람들은 내가 섹스하고 난 후 어떤 양말을 신었는지 알 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노출됐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난봄부터 탈리아 셰트리를 담당하고 있는 LA갤러리의 한나 호프먼은 셰트리가 일관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미지 안에서 힘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포토그래퍼와 피사체의 관계는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셰트리는 2018년 국립 로마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전시회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을 촬영한 사진 몇 장을 선보였다. 촬영된 당시 사진에 새겨지는 힘과 포착된 순간이 지니는 고유한 성질에 이끌린 것.
탈리아 셰트리는 말했다. “서른일곱의 저는 찍을 수 없는 장면이죠. 사진 속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어린 소녀였던 내가 촬영한 장면이니까요.” 셰트리는 이 전시회에 과거 헬무트 랭 캠페인의 일환으로 촬영한 어느 소녀의 사진도 걸었다. 헬무트 랭이 그들의 캠페인 사진을 구성하던 당시 사용하길 거부했던 사진이다.
셰트리는 이 선택에 대해 “헬무트 랭은 하비 와인스타인 사태 이후 생겨난 미투 운동의 기류 때문에 이 소녀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어요. 하지만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로서 나는 그것이 오히려 미투 운동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소녀가 ‘소녀다운’ 행동을 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으니까요”라고 설명했다. 탈리아 셰트리가 예술계에 고마워하는 점이 있다면 “어떤 문제를 다루기 위해, 문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물과 인물, 누드 초상과 패션사진을 넘나드는 1982년생의 사진가 탈리아 셰트리 (Talia Chetrit). 환상과 현실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카메라 앞에 실재하는 상황을 깊이 파고들어 포착한 감각을 사진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