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물과 아크릴 물감으로 완성한 ‘Polka’(2019).

샤발랄라 셀프의 근작이자 조각 작품인 ‘BB’(2019).

샤발랄라 셀프, 진실의 캔버스
」이후 뉴욕의 티에리 골드버그 갤러리, 런던의 필라 코리아스에서 작품을 전시할 기회를 얻었을 뿐 아니라 여섯 곳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20년 전시 계획도 이미 잡혀 있다. 올해 셀프는 볼티모어 미술관과 보스턴 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자신이 성장한 할렘 지구의 스튜디오 박물관에서 진행된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작가로도 선정됐다.
셀프의 작품에 대한 미술계의 수요는 놀랄 정도로 높다. 샤발랄라 셀프의 작품 한 점은 최근 경매에서 47만6000달러(약 5억 8800만 원)에 판매됐다. 예상 가격보다 여섯 배나 높은 값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셀프 본인은 “솔직히 별 생각 없어요. 작품이 경매로 팔린다고 제가 돈을 버는 건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덧붙였다. “제 작품은 모두 흑인의 몸을 표현하는 형상이에요. 아무도 이것이 경매로 팔린다는 사실에서 아이러니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2019년 작품 경매에는 저도 참여하려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죠.”
그녀의 작품은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 여성인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인류의 보편적 관념을 다룬다. 샤발랄라 셀프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자아를 지닌다는 사실이 녹아 있다. 일부 작품에는 부분적으로 직물을 재료로 사용하는데, 이는 그림 언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기 위한 실천적 방법이다.
“고정관념은 2차원의 평면적 성격을 가졌어요. 저는 다차원적이고 둥근 형태로 이런 전형성에 대항하는 거죠.” 결국 샤발랄라 셀프가 추구하는 건 진실이다. 그녀는 말한다. “소외된 지역 사회에 대한 작업을 할 때, 사람들은 그 작업이 내 성공을 위한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죠. 그러나 내가 정말 관심 있는 건 그 지역의 실제 상황이에요.”
물감과 직물, 버려진 작품을 사용해 흑인 여성을 묘사한 작품으로 미술 신을 매료시킨 아티스트.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정체성과 자신의 개인적인 역사는 샤발랄라 셀프 (Tschabalala Self)의 변치 않는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