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로이 홀로웰의 황홀한 추상

어지러운 세상에서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다.

BYELLE2020.05.23
 
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로이 홀로웰의 개인전 〈Plumb Line〉에 전시되었던 ‘Birthing Dance’(2018).

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로이 홀로웰의 개인전 〈Plumb Line〉에 전시되었던 ‘Birthing Dance’(2018).

 ‘Standing in Light’(2018).

‘Standing in Light’(2018).

로이 홀로웰, 황홀한 추상

“맙소사(Holy fuck!)” 지난가을 뉴욕 퀸스 리지우드에 자리 잡은 스튜디오에서 로이 홀로웰과 만났을 때, 그녀는 자신의 첫 개인전 이야기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때 홀로웰은 어린 아들이 타는 플라스틱 보행기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개인전이 열리기 9개월 전에 출산했고, 출산 한 달 만에 곧바로 복귀했다.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모든 작품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로이 홀로웰은 아버지 데이비스 홀로웰(캘리포니아 대학 미대 교수로 근무하다 은퇴했다)에게 그림을 배웠다. 주로 처음에는 개인적 상징으로 구성한 자화상과 사막 풍경화를 그렸다. 이후에는 여성의 질 모양을 한 식물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임신중절 수술을 한 후로 그녀의 식물 작품은 점차 추상적 형태로 변해갔다. 로이 홀로웰은 임신중절이라는 경험을 자신의 캔버스에 드러낸다. 임신 즉 신체에 다른 무언가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폭넓은 관점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브루클린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자신의 그림을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던 로이 홀로웰의 커리어는 이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페이스 갤러리가 지난해 9월 뉴욕 첼시 지역에서 약 7000㎡ 규모의 플래그십 전시장을 오픈했을 때 1층에는 거물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이, 3층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신작이 전시됐다. 
 
그 사이에 페이스 갤러리에 소속된 가장 젊은 작가 중 한 명인 로이 홀로웰의 연작 ‘Plumb Line’이 있었다. 아홉 점의 작품은 누구든 경험하기 전까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임신과 출산 그리고 임신중절에 대해 내밀하고 개인적인 언어로 말을 거는 듯했다. 페이스 갤러리의 선임이사이자 큐레이터인 안드리아 히키는 페이스 갤러리의 새로운 공간에서 어떤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곧바로 로이 홀로웰을 떠올렸다. 
 
“누가 우리의 미래를 대표하는지 생각해 봤어요. 그 답이 바로 로이였죠. 초월성이나 황홀함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 앞에 서서 실제로 어떤 신체적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느낀 적 있나요? 홀로웰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가는 작가예요.”
 
로이 홀로웰(Loie Holowell)은 2016년 10월 뉴욕에서 첫 번째 개인전 〈Mother Tongue〉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아온 서른일곱의 화가다. 조지아 오키프, 이탈리아의 미래학자, 인도의 탄트릭 화가들, 초월주의자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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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MOLLY LANGMUIR
  • 에디터 이경진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