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와 마른 몸, 창백한 피부. 여기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되지 않는 중성적인 분위기까지. 이브 생 로랑에게 르 스모킹의 영감을 준, 살아 있는 르 스모킹의 전설, 베티 카트루의 스타일이 파리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됐다. 이브 생 로랑 박물관이 베티 카트루의 특별전을 열고 그녀가 기증한 318점의 의상과 아이템을 전시하고 있는 것. 그중 180점의 오트 쿠튀르는 대부분 런웨이에 올리기 전 제작한 프로토타입이라니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전시를 기획한 사람이 바로 지금 생 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라는 사실! “그녀는 생 로랑 그 자체다. 매력적이고, 신비롭고, 한편으로는 연약한, 알 수 없이 이끌리는 자성, 하우스의 아우라를 정의하는 모든 것이다. 베티를 만나면 그 위대함을 알게 된다”며 극찬한 걸 보면 베티 카트루야말로 ‘인간 생 로랑’이란 수식어에 딱 맞는 인물 아닐까? 전시는 10월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