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 케이

딜란 차오

휴 릉



커미션은 80~90년대 동양 여성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다진 커미션이 한국과 베트남에서 성장하면서 바라본 80~90년대 시절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20 S/S 컬렉션은 바다로 워크숍을 떠난 어머니를 따라간 딜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겨 있다. 룩북을 보면 자갈이 깔린 해변을 배경으로 수영복과 정장 수트를 매치한 여성이 등장하는데, 딜란의 머릿속에 있는 어머니의 과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다. 그뿐 아니라 커미션을 입는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스타그램(commissionfemmes)이나 80년대 시절의 어머니 모습을 함께 공유하는 인스타그램(commission1986)을 통해 글로벌 아시아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목표다.
이번 2020 F/W 컨셉트는 휴 ‘The Last Speech’로 가족 연말 모임에 참석한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어릴 때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했는데, 식당 중앙에 무대가 놓여 있었다. 그 기억을 살려 룩북을 촬영할 때 무대에 설치돼 있던 카펫과 커튼을 배경 소품으로 활용했다. 레트로풍의 프린트 드레스와 블라우스로 드레스업하거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블라우스로 우아한 매력을 드러내고, 화환의 꽃을 떼어 옷에 장식한 것처럼 유머러스한 터치를 즐길 줄 아는 여인을 상상하면서.
2020 F/W 시즌에 처음으로 백을 선보였다 딜란 고깃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방에서 힌트를 얻었다. 인조 가죽으로 선보였는데, 다음 시즌에는 좀 더 다양한 사이즈와 소재로 만들 계획이다.
리사이클링 티셔츠로 지속 가능한 패션에 합류하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옷을 만들었나 진 휴는 나트랑, 나는 부산에서 바다를 보며 성장했다. 어릴 때 우리가 바닷가 기념품 숍에서 봤을 법한, 그런 디자인의 티셔츠를 만들고 싶었다. 마치 이 세상 해변 어딘가에서 팔고 있는 옷처럼 오징어 모티프를 티셔츠 위에 프린트하고, 디자인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도록 ‘Souvenir Tee’라고 이름을 붙였다.
인터뷰에서 드로스트링 장식의 스커트는 치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탄 어머니의 자세를 떠올리며 만들었다고 읽었다. 어린 시절 스토리가 담긴 또 다른 디자인이 있는가 딜란 2019 S/S 시즌에 패니팩이 달린 펜슬 스커트를 선보였다. 어머니가 장보러 갈 때 허리에 주머니를 둘러메는 모습을 떠올리며 만들었는데, 허리 주머니 디테일을 변형해 더욱 발전시키려 한다.
커미션 룩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담고 있다. 레오퍼드나 플라워 프린트, 레이스는 성적 매력을 높이고, 테일러링이 돋보이는 셔츠나 재킷, 코트는 강인함을 드러낸다. 상반된 매력에 집중하는 편인가 휴 우리는 긴장과 여유, 더하고 빼는 등 상반된 요소의 조합을 생각한다. 레이스와 러플이 장식된 페미닌 블라우스와 남성적인 수트의 매치를 살린 스타일링, 유머러스한 디테일을 견고한 룩에 포인트로 살리는 등 따로 놓고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패션을 하나로 조합해 균형을 찾는다.
매 시즌 선보이는 프린트가 브랜드 시그너처인 레트로 감각을 돋보이게 만든다 휴 커미션에서 사용하는 모든 프린트는 자체 제작해서 만든다. 80년대 시절 동양에서 사용한 포장지부터 담뱃갑, 식탁보 등에서 모티프를 차용한다.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프린트에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터치를 더하기 위해 에르메스와 지방시 등의 하우스 브랜드를 책임지는 이탈리아 모직 공장에서 소재를 생산한다.
오래된 사진첩처럼 만든 룩북도 인상적이다 휴 룩북은 포토그래퍼인 내가 직접 촬영한다. 대개 많은 브랜드가 룩북 촬영을 마지막에 진행하지만, 우리는 디자인과 동시에 룩북을 위한 로케이션과 세트 등을 계획하기 때문에 디자인과 룩북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2020 LVMH 프라이스 준결승에 진출했다 딜란 LVMH 프라이스 후보에 오른 첫 번째 트리오 디자이너라는 사실에 매우 감사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뉴욕에서만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이를 계기로 파리에서 커미션 옷을 소개할 수 있었다.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값진 기회였다.
앞으로 계획 진 이제 곧 www.commission.nyc를 통해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을 별도로 선보이고 대중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커미션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COMMISSION_진 케이, 딜란 차오, 휴 릉
한국 출신의 진 케이와 베트남 출신의 딜란 차오, 휴 릉이 정형화된 동양 패션에 관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80~90년대 시절의 어머니로부터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아시아의 다양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새로운 심미안을 탐구하는 이들을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터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