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세 자매를 담은 특별한 사진집

매거진 에디터 출신의 재주 많은 엄마 황지명이 세 딸을 키우며 직접 찍은 필름 사진을 묶어낸 사진집 <동그라미 네모 세모>.

BYELLE2020.05.16
 
책 속에 담긴 아이들의 모습이 싱그럽고 눈부시다. 사진집을 내게 된 계기는 6년 전 둘째 소율이가 예민한 피부를 가지고 태어나면서 치료를 위해 전원주택으로 이사했다. 풀, 꽃, 나무, 오래되고 낡은 목조 주택 등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그 모습을 필름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4년간 목적 없이 꾸준히 아이들을 촬영했고, 셋째가 태어난 뒤 산후우울증이 심해지면서 ‘황지명’이란 이름을 건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밤이면 조용히 책 작업을 했다. 시험 삼아 뽑아본 ‘가제본’을 받았을 땐 무척 두근거렸다.  
 
어떤 도구로, 주로 어떤 순간을 포착했나 콘탁스의 자동 필름 카메라인 T3를 주로 사용했다. 행동과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는 아이들을 촬영하기 좋은 카메라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라 아이들과 외출할 때도 주머니에 넣어 다녔다. 배경과 인물이 어우러지는 순간, 빛이 아이들을 더 빛나게 하는 순간, 세 아이가 각각 웃음 포인트를 뽐낼 때 셔터를 눌렀다. 필름은 한 번에 수십 장 찍어도 아깝지 않은 디지털 사진과 다르다. 한 롤에 37장, 정말 담고 싶은 순간을 기다렸다. 
 
모델이자 피사체로서 세 딸의 매력을 간략히 소개한다면 첫째인 자람이는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다. 자기 세계가 강하고, 표현하고 싶은 바가 있으면 주저 없이 드러낸다. 둘째 소율이는 다양한 표정과 애교를 가진 아이다. 사진집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차지한다. 셋째 아로는 동그랗다. 눈, 코, 입 그리고 얼굴. 막내라 그런지 눈치가 빠르고 모든 것이 그저 귀엽기만 한데, 왠지 모를 동그란 매력이 있다! 
 
육아에 대해 세상에 전하고픈 얘기가 있다면 출산과 육아에 따른 희생과 어려움을 모두 엄마에게 지우지 않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한 가정의 남자와 여자가 아닌, 사회가 함께 키우는 거다. 아이를 아이답게 키울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앞으로 잘 갖춰지면 좋겠다. 
 
이 책이 본인에게 지니는 의미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시선, 그리고 새로운 시작과 용기. 앞으로 계획 일러스트레이터인 남편(조성흠)과 함께 꾸린 ‘톰앤르마르’를 통해 아이들을 모티프로 한 작업물을 계속 만들어갈 생각이다. @tomnlemarr
전직 〈엘르걸〉 피처 에디터 황지명이 펴낸 사진집 〈동그라미 네모 세모〉는 스토리지북앤필름과 여러 독립 출판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