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의 새로운 향수 '로즈 오 드 퍼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BEAUTY

이솝의 새로운 향수 '로즈 오 드 퍼퓸'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 겸 디자이너 샬로트 페리앙의 삶과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이솝의 네 번째 향수 '로즈 오 드 퍼퓸'.

ELLE BY ELLE 2020.04.30
 
우리가 기억하는 샬로트 페리앙의 대표적인 사진. ©ACHP 2020

우리가 기억하는 샬로트 페리앙의 대표적인 사진. ©ACHP 2020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장미를 ‘순수한 모순의 꽃’이라 했다. 꽃과 향은 아름답지만 가시는 날카롭기 그지없는 이중적인 매력의 장미! 이솝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플로럴 노트의 향수 ‘로즈 오 드 퍼퓸’(이하 ‘로즈’) 역시 이런 역설을 표현한다. 출시를 앞두고 이솝의 조향사 바나베 피용(Barnabe Fillion)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샤 메레디스(Marsha Meredith) 그리고 샬로트 페리앙의 딸 부부인 페르네트 페리앙-바르삭(Pernette Perriand-Barsac)과 자크 바르삭(Jacques Barsac)을 만났다. 그들이 들려준 ‘로즈’ 속 패러독스.
 
©ACHP/ADAGP 2020

©ACHP/ADAGP 2020

©ACHP/ADAGP 2020

©ACHP/ADAGP 2020

 
굳이 샬로트 페리앙이어야 했던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바나베 2년 전 케이지(Keiji) 장미 농장에서 샬로트를 기리는 장미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대담함과 작품에 녹아 있는 부드러운 감수성 등 그녀가 삶과 일에서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기념하는 향의 아이디어가 바로 이때 탄생했습니다. 
광고 비주얼에 ‘517 옴브라 도쿄 체어(517 Ombra Tokyo Chair)’가 등장하던데, 가장 영감이 돼준 피스인가요 마샤 네, 샬로트는 산업화 시대에 새로운 모더니즘의 표현 양식을 제안해 나갔습니다. 이 의자는 샬로트 페리앙이라는 멋진 역설을 아주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그녀가 일본에서 보낸 경험에서도 영향을 받았지만, 동시에 파리지엔 특유의 대담함을 표현하고 있으니까요. 
파리에서 루이 비통 재단이 기획한 회고전을 봤습니다. 그녀가 일본에 머문 당시에 영감받은 디자인 섹션을 보며 ‘이솝의 갈색 보틀을 올려놓으면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약속이나 한 듯 향수가 출시되다니! 제가 샬로트의 작품을 보며 이솝을 떠올린 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요 마샤 공예, 물성 그리고 모든 감각에 대한 관심까지 서로 닮아 있으니까요. 균형 잡힌 미니멀리즘과 질서에 대한 헌신, 환경에 대한 깊은 배려, 그녀가 여러 문화권의 예술가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호기심과 협력 정신도요. 
샬로트는 경이로운 기술적 진보와 비극적 참사가 극단적으로 대비되며 일어난 20세기 여성으로서 당시 사회가 기대하던 여성 역할에 당당히 “노(No)”라고 말한 인물입니다. 향에 젠더 따위는 없다지만 ‘샬로트=장미’가 바로 와닿지는 않아요 바나베 샬로트의 삶과 성격에 내포된 복잡성을 정확하게 인식했네요. 사실 장미도 똑같이 복잡합니다. ‘로즈’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샬로트의 삶과 작품을 그림으로 그려봤어요. 당신이 언급한 것처럼 장미가 여성적인 향기로 여겨지는 것에 반하는 독특한 해석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장미에 더해진 시소의 신선하고 활기찬 느낌은 일본을 향한 샬로트의 애정과 그녀가 탐험하기 좋아했던 상쾌한 알프스산맥을 상징해요. 베티버, 파촐리 등은 그녀가 즐겨 사용한 전통적인 남자 코롱을 상징하고, 그녀와 함께 작업한 목수들의 작업장을 암시하죠. 덕분에 더 개인적이면서도 독특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이 이솝 향수가 지향하는 비정형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솝 로즈 오 드 퍼퓸을 만든 조향사, 바나베 피용(Barnabe Fillion).

이솝 로즈 오 드 퍼퓸을 만든 조향사, 바나베 피용(Barnabe Fillion).

이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샤 메레디스(Marsha Meredith).

이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샤 메레디스(Marsha Meredith).

  
샬로트는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창간한 〈엘르〉와도 인연이 있습니다. 1947년, 〈엘르〉는 여성만으로 구성된 가상의 내각을 발표했는데 그녀를 ‘재건 장관(Minister of Reconstruction)’으로 임명했죠 페르네트 & 자크 잘 알고 있습니다. 남성과의 평등을 요구하던 시대 상황에서 보여준 매우 정당한 공명이자 도발이었다고 봅니다. 
당시 〈엘르〉처럼 상상해 보면 어떨까요? 샬로트가 부활해서 ‘로즈’를 맡는다면 어떤 리뷰를 할지 페르네트 & 자크 그녀는 아마 웃으면서 이렇게 말할 겁니다.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활동한 그녀의 삶 속에서 ‘로즈’는 어느 시점에 함께했을까요 페르네트 & 자크 일본의 료칸부터 아마존의 깊은 곳, 브라질에서의 모험까지 아우르며 동행했을 겁니다. 
LC4 체어 광고 비주얼에 샬로트가 실제로 등장했던 것처럼 ‘로즈’의 모델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역시 얼굴은 드러내지 않았겠죠(하하) 페르네트 & 자크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녀가 85세 때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세이 미야케의 이야기와 사진이 문득 떠오르네요. 
‘로즈’의 넥스트 향수를 만든다고 했을 때, 샬로트는 어떤 인물에서 영감을 얻고 어떤 향을 추천했을까요 페르네트 & 자크 과학자나 운동선수 같은 여성, 바람과 대지의 향.  
샬로트 페리앙의 사위와 딸, 자크 바르삭(Jacque Barsac)과 페르네트 페리앙-바르삭(Pernette Perriand-Barsac).

샬로트 페리앙의 사위와 딸, 자크 바르삭(Jacque Barsac)과 페르네트 페리앙-바르삭(Pernette Perriand-Barsac).

 
마지막으로 샬로트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이솝 ‘로즈’가 소비자에게 어떤 존재가 되길 원하나요 마샤 이솝과 샬로트가 공유하는 공통의 가치들이 있죠. 본질에 기반한 미적 요구,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근본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산물들…. 로즈 오 드 퍼퓸을 통해 이 같은 삶의 다양한 면을 조망하고, 삶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오브제가 되길 바랍니다. 
풍성한 장미 노트와 이를 더욱 북돋워주는 베티버, 시소, 머스크 등으로 대담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표현하는 유니섹스 향수. 로즈 오 드 퍼퓸,  50ml 18만원, Aesop.

풍성한 장미 노트와 이를 더욱 북돋워주는 베티버, 시소, 머스크 등으로 대담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표현하는 유니섹스 향수. 로즈 오 드 퍼퓸, 50ml 18만원, Aesop.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