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다. 몇 년을 주저하다 팽목항으로 향했다. 유가족 중 한 분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본 날이었다. 봄이 오는 것을 통증이자 낙인으로 느낄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보았다. 날이 풀리면 좋겠다고, 봄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 없이 벙긋거린 내 얼굴도 겹쳐졌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그날의 배는 낡아 있었다. 우리의 추모도 많이 낡아 있었다. 여러 번 하늘에 기도했다. 남은 사람들에게 힘을 달라고, 남은 몫까지 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용기를 달라고. 그게 또 미안해서 말을 더듬었다. 새 삶이라는 것은 지나간 삶을 충분히 보살핀 후에야 성립된다는 것을 우리가 잊지 않았으면. 그 배와 나 by 황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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