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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스, 몸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비트

BTS와 블랙핑크가 세계를 뒤흔들기 전, K팝 역사 속에서 너무 짧게 타올랐다가 사라져버린 나만의 아이돌 소환! 네 번째, 디-베이스.

BYELLE2020.04.25
 

몸을 꿈틀거리게 만드는 비트, 디-베이스

때는 2001년, 대한민국 아이돌 역사의 신기원을 연 HOT가 해체됐다. 대신 그해를 뒤흔든 건 조성모의 ‘가시나무’와 브라운 아이즈의 ‘벌써 일년’이었다. 발라드의 맛을 알아버린 가요계는 한동안 ‘소몰이’에 온 마음을 빼앗겼다. 5인조 보이 그룹 디-베이스는 바로 그 엄혹한 시기, 2001년에 데뷔했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예감하지 못한 시작은 슬프도록 화려했다. 우선 프로듀서부터 남달랐다. 멤버 구성부터 앨범 발매까지 디-베이스 탄생을 꼼꼼히 살핀 인물은 다름 아닌 이현도. 듀스를 통해 한국 힙합과 90년대를 관통하는 청춘 이미지를 이끌며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바로 그 이름이 맞다. 디-베이스의 데뷔 앨범 〈D.Bace Vol.1〉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펼쳐온 이현도가 ‘내가 부르기엔 젊은 느낌’의 곡들을 모아놓은 이현도의, 이현도에 의한, 이현도를 위한 이현도 딜럭스판이었다. 목소리의 열과 행을 맞춰 ‘워! 워! 워! 워!’ 힘차게 내지르는 인트로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모든 것을 너에게’를 시작으로 이현도 특유의 비장미가 살아 있는 묵직한 댄스 팝 ‘원’, 풋풋한 화음이 추억을 자극하는 ‘사랑한다는 것’, 상큼한 멜로디가 듣는 순간 귀에 감기는 ‘샤인’까지, 앨범 전체에 K패치가 완벽히 끝난 세련된 뉴잭스윙 사운드가 넘실거린다. 풋풋하게 갈음한 보컬 라인은 이현도 특유의 달콤한 멜로디 전개에 감칠맛을 더하고, 낮고 묵직한 ‘톤’만으로 넘치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리더이자 래퍼 제드의 랩은 듣는 이의 귀를 오래도록 잡아끈다. ‘뉴트로’라는 이름 아래 뉴잭스윙이 다시 사랑받는 지금, 모른 척 다시 데뷔해 달라고 조르고 싶다.
김윤하(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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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류가영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