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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뮤지스, 한 치의 '미숙함'도 없었던 완성형 아티스트

BTS와 블랙핑크가 세계를 뒤흔들기 전, K팝 역사 속에서 너무 짧게 타올랐다가 사라져버린 나만의 아이돌 소환! 첫 번째, 나인뮤지스.

BYELLE2020.04.22
 

한 치의 ‘미숙함’도 없었던 완성형 아티스트, 나인뮤지스

나인뮤지스를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0년대 걸그룹을 말할 때 그들의 이름이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는 그 원인으로 그들에게서 ‘미숙함’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을 꼽는다. ‘연습생’이란 미완의 포지션이 무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서바이벌과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10년 넘게 잦아들지 않는 동안 역설적이게도 ‘미숙함’은 K팝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빛내고, 성장과 성공 서사를 지탱하는 중요한 원료가 됐다. 그리고 그건 나인뮤지스에선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휘가로’ ‘돌스’ ‘글루’ 등 나를 사로잡았던 나인뮤지스표 음악은 통속적 사랑과 배신을 말하면서도 언제나 시원하게 질주하는 리듬과 멜로디를 갖고 있었다. 현재의 K팝에선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도 중요하지만 이들은 무대에서 가장 빛났다. 또렷한 눈빛과 꼿꼿한 자세로 메시지를 전하는 이샘이 무대의 시작을 알리면,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 문현아의 서늘한 이미지, 이유애린의 힘 있는 랩, 정확하고 날카로운 류세라의 보컬이 퍼레이드처럼 연이어 터져나왔다. 거기에 멤버들의 큰 키를 이용한 절도 있는 군무가 더해지는 순간 느껴지는 쾌감이란! 섹시미를 강조하는 기성 걸그룹의 문법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런 안타까운 기획력마저 각자의 에너지로 극복하고 돌파했던 나인뮤지스는 굳이 미숙함과 성장 서사를 내세우지 않고도 무대만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완성형 아티스트였다. 복길(‘슬픔의 K팝 파티’ 기획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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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류가영
  • 사진 unsplash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