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라이프스타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금 이 순간 바다 건너 저 도시에서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빛의 속도로 변하는 중이다. 패션, 컬처, 스폿, 나이트라이프. '엘라서울' 통신원들이 발로 뛰어 가져온 실시간 라이프스타일 리포트. ::자유로운,여유로운,스페셜장소,파티,행사장,기념일,생일,스페셜데이,바이나흐츠마르크트,파트리크 호제,카사비바,여행,라이프스타일,베를린,파리,스페인,뉴욕,엘라서울,엘르,엣진,elle.co.kr:: | ::자유로운,여유로운,스페셜장소,파티,행사장

BERLIN WEIHNACHTSMARKT 밤이 길고 깊은 독일의 겨울은 크리스마스 마켓 ‘바이나흐츠마르크트(Weihnachtsmarkt)’가 달래준다.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마켓은 기나긴 겨울을 대비해 갖가지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생겨났지만 이제는 12월에 빼놓을 수 없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아기자기한 소도시는 물론, 차갑고 냉소적인 베를린마저도 한 달 동안 포근하고 로맨틱해진다. 다른 지역에서는 기껏해야 한두 곳이 전부인 바이나흐츠마르크트가 베를린에만 70여 군데니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에 흠뻑 빠지는 셈이다. 판자집 같은 가게들이 거리마다 촘촘히 들어서고 수공예로 만든 다양한 인테리어, 패션 소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와인에 레몬, 시나몬 등을 넣고 데워 마시는 글뤼바인은 ‘글뤼마르크트’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유명하여 북유럽 사람들은 글뤼바인에 시린 몸을 녹이기 위해 찾아온다고도 한다. 시나몬과 생강, 초콜릿이 어우러져 알싸한 맛을 내는 렙쿠흔과 베를린에서 유래했다고 해 ‘베를리너’라고 불리는 판쿠흔도 빠질 수 없다. 소박하지만 작은 놀이동산도 함께 들어서니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로 한 달이 훌쩍 지난간다. 24일에는 상인들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일찍 문을 닫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www.berliner-weihnachtsmaerkte.de WORDS 박미옥(베를린 통신원) PARIS PATRICK ROGER CHOCOLATERIE 쇼콜라티에 파트릭 호제는 유기농 재료들와 제빵사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전통, 그만의 유머러스한 개성을 조합해 아트 초콜릿을 만들어낸다. 덕분에 어린 시절 기하학자를 꿈꾸고 오토바이로 세계 여행을 시도했던 엉뚱한 반항아였다는 어린 파트릭 호제는 자신의 이름이 박힌 초콜릿 상점을 파리 한복판에 고유한 지표로 세웠다. 80kg가 넘는 대형 코끼리 조각부터 1m 짜리 봉봉 쇼콜라, 2010년 메종 드 쇼콜라에서 선보인 높이 10m가 넘는 소나무 초콜릿까지, 만화적인 상상력과 고갈되지 않는 창의력으로 매 시즌 내놓는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온 그의 작품은 프랑스 최고 장인 훈장을 받기도 했다. 프로방스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꿀이 들어간 ‘아베이’는 최근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으며 ‘멕시코’, ‘에콰도르’, ‘브라질’ 등 국가 이름을 딴 타블릿 형 기본 초콜릿들은 저렴한 가격의 스테디셀러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추천 제품은 오렌지와 포도, 아몬드 캐러멜과 초콜릿이 어우러진 소나무 초콜릿. 한 조각 입 안에 넣으면 펼쳐지는 풍성하고 세련된 맛의 향연에 까다로운 미식가 파리지엥들도 무너지고 만다.ADD 108 boulevard Saint-Germain 75006 Paris OPEN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30분 (일월요일 휴무) TEL 33-1-43-29-38-42 www.patrickroger.com WORDS 신민경(파리 통신원) BARCELONA CASA VIVA 바르셀로나 주요 거리라면 어디나 하나쯤 있는 것이 인테리어 소품 숍이다. 스페인 14개 도시에 스물다섯 개 매장을 갖고 있는 카사비바 매장에는 한번 들어서면 여간해서 빈손으로는 나가기가 어렵다. 조명과 그릇은 물론이고 패브릭과 가구까지, 거실, 부엌, 욕실, 정원 등 집안 공간을 꾸밀 수 있는 거의 모든 아이템을 구할 수 있어서다. 바르셀로나의 명품 거리 람블라 카탈루냐에 위치한 매장은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된다. 공간을 넉넉하게 사용해 손님들이 좀 더 편하고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게끔 한 배려도 눈에 띈다. 모던하거나 아기자기하거나 또는 기발한 상품들이 한 공간에 집합해있어, 시간은 하염없이 가고 팔에 건 바구니는 점점 더 무거워진다.ADD Rambla Catalunya 41 08007 Barcelona OPEN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일요일 휴무) TEL 34-934-960-648 www.casaviva.es WORDS 신동실(바르셀로나 통신원) NEW YORK & SEOUL 박상미의 두 도시 이야기 강남 걷기강남의 대로는 걷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의 팔다리처럼 와서 감기는 길이 좋다고 했을 것이다. 그런 길을 생각하면 자연히 유럽의 작은 길이나 강북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떠오른다. ‘플라네르’라고, 정처 없이 길을 걷는 사람이라는 뜻의 말이 있다. 유럽에서 긴 역사를 갖는 이 말에 대해 보들레르는 이렇게 썼다.“새가 공중을 날고 물고기가 바다를 헤엄치듯, 군중 속은 그의 세상이다. 군중과 몸을 섞는 것이 그의 열정이요, 신조이다. 완벽한 플라네르, 그 열정적인 관찰자에게 이런 다양성 안에, 이 들끓는 움직임 속에, 이 순간적인 영원함 속에 사는 것은 어마어마한 즐거움이다. 집에서 벗어났지만 집처럼 편안하다. 모든 사람이 그의 시선의 대상이고 그는 모든 것의 중앙에 있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으로부터 숨어있을 수 있다.”보들레르가 이 글을 쓸 당시는 오스망 남작이 19세기 중반 파리를 바꿔놓기 전, 파리가 작은 길들로 이루어져 있을 때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파리가 걷기에 최고인 도시라 하지만 난 오스망이 만든 널찍한 블루바드가 싫었다. 예쁘장한 작은 길에서 벗어나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만나면 갑자기 공황이 느껴지며 막막했다. 그래서 뉴욕의 길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뉴욕엔 그런 대로가 없으니까. 엽서에서 보는 ‘예쁘장함’과도 거리가 있다. 격자로 짜인 뉴욕의 길을 두고 누군가는 ‘꺾어지라고 강요’하는 듯하다 했지만, 난 그런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애브뉴를 따라 내려가면 금방금방 숫자가 바뀌는 속도감에 재미를 느꼈고, 스트릿 위를 걸을 때는 좁고 어두운 길이 아늑했다. 건물은 들쭉날쭉했고 가게의 프론트도 제각각이었다. 놀리타나 로어이스트사이드에서는 낡은 과거와 반질한 현재가 자아내는 길들지 않은 에너지에 들떴고, 어퍼웨스트 주택가로 접어들면 풍성한 나무와 정연한 건물이 차분하게 아름다웠다. 보들레르의 말처럼 분명 집을 벗어난 실외인데 밖에 ‘내던져진’ 황망함은 없었고 그러면서도 숨어있는 듯한 익명의 느낌은 보장되었다. 자가용 이용이 적은 도시인만큼 뉴욕에서 걷기는 적극적인 이동 수단인 동시에 보들레르가 말한 ‘들끓는 움직임’을 어슬렁거리며 체험하는 것이기도 했다.이런 내가 서울에 와서 먼저 걷게 된 길은 활주로보다 황당하게 뻗은 도산대로였다. 임시 숙소도 도산대로 위였고, 한 달 후 정착한 집도 멀지 않다. 냉장고를 보러갈 때도, 친구와 술을 마시러 갈 때도, 잠 안 오는 새벽 도산공원까지 산책할 때도, 이른 아침 압구정 텅 빈 길로 사진을 찍으러 갈 때도 이 길을 걸었다. 특히 새벽의 도산대로는 초현실주의 그림에 나오는 인적 없는 거리의 분위기를 띤다. 길보단 이상한 세상 같기도 하다. 억대를 넘나드는 외제 승용차가 즐비한 막강한 길을 연약한(?) 두 다리로 걷는 일에 내가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은 의외였다. 기분까지 좋은 날이면 무정하고 딱딱한 길 위에서 내 다리가 곧 사라질 듯 가벼워지다가 몸이 둥실 떠오르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이건 거의 꿈속과 유사하다.가끔 날아다니는 꿈을 꾼다. 까짓거 꿈인데 바다나 들판 위를 새처럼 훨훨 날 수도 있으련만 내 무의식은 그런 화려한 자유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나의 비행은 도심 속 구석구석을 떴다 가라앉았다가 하는 모양새인데, 즉 어떤 마음가짐을 하면 몸이 붕 뜨고 그런 상태로 죽 떠다니다가 어디선가 하강한다. 그러다 집중해 다시 마음 상태를 이루면 공중에 떠오르며 다른 장소로 옮겨가곤 한다. 그 때의 기분. 마음을 비우고 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몸이 떠오르는 기분, 강남대로를 걷다 느꼈고 또 느끼는 중이라면 믿을까. 누군가의 핸드폰 링톤에서 들었던 신나는 음악이라도 흥얼거리면 몸은 더 가벼워진다. 다정한 강북의 길은 물론 휑한 강남의 길까지 섭렵하면 서울의 플라네르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다. (PROFILE)박상미는 1996년부터 뉴욕에서 살면서 미술을 공부했고 글도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와 이 있고, 옮긴 책으로, , , , , 등이 있다. 현재 ‘가로수길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패션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에 체류 중이다.*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