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거리를 휩쓸었던 사이클링 쇼츠 열풍을 기억하는지. 이에 힘입어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의 버뮤다 팬츠가 새 시즌 런웨이에 대거 등장했는데, 흥미로운 건 재킷과 짝을 이뤄 새로운 디자인의 수트로 선보였다는 점이다. 흔히 버뮤다 수트로 통칭되는 이 룩은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수트에 편안하고 여유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반가운 트렌드. 첫인상은 생경하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버뮤다 수트가 올봄 많은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불어넣었다. 수트 특유의 경직된 느낌을 덜어낸 지방시, 토즈와 끌로에의 룩은 수트의 재발견이라 할 만했고, 선명한 컬러로 채색된 발렌티노와 스타우드는 파워플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올봄 버뮤다 수트를 근사하게 즐기고 싶다면 하나의 팁을 기억할 것. 힐과 크로그보다는 납작한 슬라이드 슈즈를 매치해야 더 로우나 르메르의 여인처럼 모던하고 여유로운 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