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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STAGE INTO THE RUNWAY
‘왓츠앱’으로 깜짝 초대장을 보낸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쇼장에 도착한 관객을 또다시 놀라게 만들었다. 백스테이지를 런웨이로 옮겨놓은 것!
지금껏 백스테이지는 비현실적인 무대를 만들기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으로 커다란 장막 뒤에 가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는 이번 시즌, 무대 뒤가 아닌 중앙에 백스테이지를 설치해 모델과 스태프들이 컬렉션 룩을 완성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늘 무대 뒤에 있던 스태프들이 주인공으로 함께 등장해 박수가 쏟아지는 감동적인 순간도 펼쳐졌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보여준 이면의 미학이 구찌를 계속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시 만들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발테르 키아포니의 첫 토즈 컬렉션이 공개됐다. 보테가 베네타에서 토머스 마이어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디자이너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발렌티노, 지방시 등 내로라하는 하우스를 거친 실력파 인물. 긴 시간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토즈의 정체성인 ‘이탤리언 클래식’을 재해석했다. 런웨이 위에서 바람처럼 사뿐거리는 가죽 피스들과 큼직하게 변신한 호보 백, 미묘하고 섬세한 컬러 팔레트를 통해 토즈 그리고 발테르 키아포니의 이름을 알렸다. 그의 데뷔전은 성공적!
패션위크 동안 밀란의 분위기는 한 편의 영화처럼 흘러갔다. 시작은 평화로웠지만 며칠이 지나자 이탈리아 북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도시가 봉쇄됐다는 소문까지! 불과 하룻밤 사이에 슈퍼마켓이 텅텅 비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늘었다. 패션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션쇼 당일 아침, 긴급히 쇼를 취소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새로운 컬렉션을 공개했다. 관객석이 텅 빈 무대를 걷는 모델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 것은 기분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