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생 로랑은 화려한 캠페인보다는 하우스의 섹시한 DNA를 들어내는 것에 더 집중한다. 전 시즌의 사진들을 차곡차곡 쌓으면 멋진 흑백 사진집이 완성될 정도로 생 로랑의 캠페인은 시크하며, 브랜드의 정체성이 명확하게 전해진다.



그리고 2016년, 패션계는 에디 슬리먼을 떠나보내길 아쉬워하면서도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었다. 과거 이브 생 로랑이 만들어낸 판타지, 우아하지만, 관능적인, 섹시한 생 로랑의 시대를 기대한 것.
이듬해, 안토니 바카렐로는생 로랑의 드라마틱한 무드를 되살려냈다. 그의 흑백 포트레이트는 더 강렬하고, 에너제틱 하며, 조형적이다. 에디 슬리먼의 스트리트적인 미니멀리즘에서 벗어나 이브 생로랑의 우아하지만, 관능적인 브랜드의 아카이브에 집중했다.





이 밖에도 안토니 바카렐로는 비주얼작업에 관심이 많은데, 지난 12월에는 자신이 선정한 아티스트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프로젝트 ’셀프’를 왕가위 감독에게 의뢰해 누아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단편 영화 ‘상하이의 밤(A Night in Shanghai)’을 공개했다.
안토니바카렐로는 “개개인의 감정을 상상하는 왕가위의 작품은 현실 세계를 투영한 생생한 꿈과 같다. 이번 영화에서 생 로랑의 판타지가 자연스럽게 구체화하였다”라며 전통적인 상하이의 느낌과 현대적인 생로랑의 미묘한 조화를 자랑했다.
그리고 지난달, 안토니 바카렐로는 LA의 페이히/클라인 갤러리(Fahey/Klein Gallery)와의 협업해 직접 큐레이션 한 전시를 열었다 1986년부터 패션 사진과 미술 사진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페이히/클라인 갤러리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Henri Cartier-Bresson), 어빙 펜(Irving Penn), 멜빈소콜스키(Melvin Sokolsky) 등 다양한 사진가의 작품을 1만장 이상 소장한 명성 있는 갤러리다. 안토니 바카렐로가 직접 고른 믹 재거, 레이디 워홀, 키스 리차드 등 아티스트와 스타들의 사진들은 파리와 LA에 있는 생 로랑 Rive Droite스토어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그에겐 이 사진들이 셀럽 파워보다 특별하고 중요하다. 지난 인터뷰에서 그는 디자이너와 셀럽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Paul Simonon, The Clash, Milan, 1980“ by Janette Beckman (from FAHEY/KLEIN)

’Nico in Times Square, New York, 1964“ by Steve Schapiro(from FAHEY/KLEIN)

"Mick Jagger and Keith Richards, New York City, 1981" by Arthur Elgort (from FAHEY/KL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