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패션 인싸, 데렉 블라스버그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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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패션 인싸, 데렉 블라스버그

지지와 외출을 하고, 켄덜과 파티를 즐기며, 나오미 캠벨을 설득해 유튜브 채널을 열게 만든 패션 인사이더, 데렉 블라스버그. 그는 대체 누구인가. 화려하고도 넒은 인맥을 자랑하는 그가 예측 불가능한 패션계를 손 안에 쥐고 있다.

ELLE BY ELLE 2020.03.22
 
유튜브 패션 앤 뷰티 디렉터인 데렉 블라스버그에 대해 들어본이 있는가? 낯선 이름일지라도 패션 피플의 사진 속에서 그의 모습을 한 번쯤 봤을 것이다. 블라스버그는 케이트 모스나 줄리앤 무어와 함께 프런트로에 앉아 패션쇼를 보고, 세레나 윌리엄스와 제니퍼 로렌스, 켄덜 제너, 하디드 자매와 파티를 즐기는 이 시대의 진정한 패션 ‘인싸’다.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베컴에게 조언 하는 걸 꺼리지 않고 마크 론슨과 친밀하게 어울리며, 제이크 질렌할과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기네스 팰트로와 수다를 떤다.  
“안녕, 리언!” 인터뷰 도중 그가 창밖으로 소리쳤다. 친구이자 슈퍼모델인 리언이 서 있었다. 거리를 지나다 슈퍼모델 친구를 만나는 일이 그에게는 놀라운 사건이 아니다. 버버리 쇼에서 블라스버그는 항상 같은 자리에 앉는데, 그것도 애나 윈투어와 가까운 거리에서 셀러브리티들과 어울려 쇼를 본다. 런웨이에서 눈앞을 스쳐가는 지지에게 윙크를 하고, 벨라를 향해 웃음을 터트리는 유쾌한 남자. 이런 그를 그저 ‘인맥 좋은 사람’이라고 설명하는 건 뭔가 좀 부족하다. 그와 어울리는 사람들이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기네스 팰트로, 다코타 존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이 찍힌 뒤(크리스 마틴을 둘러싼 엑스와이프 기네스와 현 여자친구 다코타 사이의 루머로 얼룩진) 기사들이 사라졌다. 놀랄 만한 블라스버그 효과다. 기네스 팰트로는 블라스버그를 만난 지 10초 만에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도대체 뭐라고 말한 걸까? “하하. 기억나지 않아요. 그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겠어요?” 유쾌한 그는 여자들의 ‘최고의 친구’로서 종종 카포트(트루먼 카포트)에 비유되기도 한다. 미주리 주 출신의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셀러브리티들의 중심에 설 수 있었을까? “톱 시크릿 같은 건 없어요. 단지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며 함께 외출할 뿐이죠.”
그는 18세 때 뉴욕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하기 위해 미주리 세인트루이스에서 뉴욕으로 이주했다. “뉴욕에서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해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이를테면 나는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칼리 클로스처럼) 모델이 아니었으니까요. 학업에 전념했죠.” 블라스버그가 맨 처음 패션계에서 만난 메릴랜드 출신의 모델이 자신의 에이전시가 주최하는 파티에 그를 초대했다. “나만의 패밀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블라스버그는 맨 처음 악수한 순간부터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했을까? 매력을 가르쳐준 사람은 누구였을까? 어머니? “결단코 아니에요. 아들을 꽤 거칠게 다뤘거든요!” 그가 말했다. 어머니는 미국 흉부외과지(The Annals of Thoracic Surgery) 편집자이고, 아버지는 공인회계사로 부모님은 패션과 거리가 먼 직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런 그가 2004년, 〈보그〉 미국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금방 해고되고 말았다. “저는 형편없는 어시스턴트였고, 그 일과 잘 맞지 않았어요. 힘든 직업이고 위계질서가 뚜렷한 직장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곳에서 로렌 산토 도밍고(페리에 그룹 CEO의 딸)를 만나 절친이 됐고, 그녀를 통해 스타일닷컴(Style.com) 편집자와 인사를 나눈 뒤 ‘더 블라스블로그(The Blasblog)’라는 칼럼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자신의 첫 번째 책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된 〈클래시: 반짝반짝 빛나고 싶은 여자들을 위한 리얼 어드바이스〉를 출간했고, 이후에는 미국 〈하퍼스 바자〉 컨트리뷰팅 에디터로 일했다. 당시 편집장이었던 크리스티나 오닐은 “데렉은 비욘세 같아요”라며 그의 에너지와 신뢰성을 높이 평가했다. “이벤트 취재나 기사 보도를 위해 밤늦게 나가 있어도 언제나 내가 일어나기 전에 메일을 보냈죠.” 그는 2015년 〈하퍼스 바자〉를 떠나 〈베니티 페어〉에 합류해 글과 비디오 콘텐츠가 결합된 ‘아워 맨 온 더 스트리트(Our Man on the Street)’를 진행했다. 다음 해에는 CNN 스타일의 진행자로, 2018년에는 유튜브 패션-뷰티 파트너십 총괄자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끊임없이 구축해 갔다. 
 
 
블라스버그의 콘텐츠 제작 능력도 뛰어나지만 쉽게 넘볼 수 없는 그의 인맥은 유튜브가 그에게 지불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발휘한다. 어느 누가 나오미 캠벨을 설득해 자신의 채널을 운영하게 만들겠는가? 지난해 7월, ‘나오미 캠벨의 공항 루틴(Naomi Campbell’s Airport Routine)’은 19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블라스버그는 유튜브의 매력이 ‘스스로 스토리를 통제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패션 브랜드는 소셜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패션 산업의 관행인 ‘초대 전용(invite-only)’ 방식은 인터넷의 개방적인 접근과 상반되는 채널이기 때문이다. “톰 포드가 카메라를 가져오는 걸 허락하지 않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달라요. 실시간 방송이 대세이고 유튜브야말로 패션계의 궁극적인 프런트로라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아마도 FOMO(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거예요”라고 답하다가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혹시 GOMO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GOMO는 놓치는 것에 대한 감사(Gratitude of Missing out)예요. 오늘밤, 내가 놓친 것에 대해 생각해 볼게요.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떠올리겠죠.” 블라스버그는 그날 밤 집에 있지 않았다. 〈러브〉 편집장 케이티 그랜드와 함께 ‘YouTube.com/Fashion’ 론칭 파티를 진행했으니까. “제가 늘 밖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집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요. 단지 포스팅하지 않을 뿐이죠.” 그는 뉴욕의 아파트에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남자친구이자 벤처 투자가인 닉 브라운과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 지구상에서 아직 만나고 싶은 사람이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는 말에 “영국 여왕요!”라고 그가 답했다. 물론 그는 이미 메건을 만났다. “메건이 가진 한 가지를 말해 줄게요. 얼핏 들으면 너무 평범해서 실망스러울 수 있겠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룰이죠. 아무튼 메건, 켄덜, 지지를 포함한 이 여성들이 진짜 근사한 이유는 ‘꿈을 꾸면서 살아왔다’는 거예요. 켄덜은 모델을 꿈꾸며 자랐고, 지지의 어머니는 전직 모델이었죠. 메건은 왕자비가 됐고요. 꿈꾸는 사람들은 언젠가 진짜 행복해질 수 있어요.” 몇 시간 후 런던 호텔 더 스탠더드(The Standard) 최상층에서 진행된 〈러브〉 파티에서 블라스버그는 무척 행복해 보였다. 켄덜 제너, 지지와 벨라 하디드, 브래들리를 새까맣게 잊은 듯한 이리나 샤크, 브루클린 베컴 등 톱 셀러브리티 옆에 서서 농담을 건네는 블라스버그가 있었다. 얘기 도중, 명품 인맥의 능력자답게 테일러 데인이나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눈인사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음날, 그는 베르사체 쇼 애프터 파티를 위해 밀란으로 날아갔다. 이 와중에 내가 파티를 잘 즐겼는지 궁금하다며 그가 이메일을 보냈다(인터뷰 후 이런 이메일을 받는 건 지극히 드물다). 정말이지 블라스버그다운 행동이었다. 메일 내용은 이러했다. “얘기했듯이 외향적 성향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이 활동적으로 지내는 걸 어려워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밖에서 분주하게 움직여야 된다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도 않고요. 그런데 저는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쇼가 있을 때 전혀 불평하지 않아요. 내가 원했던 꿈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잠은 덜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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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글 LAURA CRAIK
    에디터 이혜미
    사진 GETTYIMAGESKOREA
    번역 권태경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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