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전 세계의 자세(feat.유머)

악수 대신 팔꿈치 부딪히기? 페인트칠을 연상시키는 장거리 헤어 컷? 사회적으로 거리를 둬야만 하는 지금, 서로를 멀리하면서도 유머와 위로를 나누는 웃프고 뭉클한 장면들.

BY권민지2020.03.16
사회적 거리란?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이 저서 〈숨겨진 차원〉에서 제시한 인간관계의 거리 중 세 번째 거리를 뜻합니다. 물리적 거리감은 2~4m, 심리적 거리감으로는 까다로운 절차 없이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적합하지만, 사적인 질문이나 스킨십은 허용되지 않는, 그러니까,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거리감이죠. 그 어느 때보다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는 요즘, 서로를 멀리하는 전 세계 각각의 풍경들을 모아봤습니다.
 
'엘보 범핑' 중인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와 월드 뱅크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 인스타그램 @kristalina.georgieva

'엘보 범핑' 중인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와 월드 뱅크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 인스타그램 @kristalina.georgieva

악수는 일단 멈춤
얼마 전 독일 보건부 장관이 총리 앙겔라 메르켈의 악수를 정중히 거절한 일이 카메라에 포착되었죠. 또한 스코틀랜드 축구 협회에서도 선수들과 관계자들 모두 경기 전후 악수를 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가이드를 발표했고요. 더 이상 악수와, 포옹과, 비쥬는 그만! 터치하지 않고도 반가움을 표현할 수 있는 대안들이 계속 제시되고 있습니다. 〈BBC〉는 얼마 전 ‘악수 없이 인사하는 방법(How to Say Hello without Shaking Hands)’이라는 짧은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1번은 손 흔들기, 2번은 발 악수(The footshake, 발로 악수하듯 서로 발을 툭툭 치면 됩니다!), 3번은 팔꿈치 부딪히기(The elbow bump)죠. (저는 힘차게 손을 흔들게요!)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거 모두 아시죠?! 코로나 19 전염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손을 위한 발명품(?) 역시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악수를 위한 손 모양 인형은 물론 항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물주머니가 달려있고, 기침이 날 때를 대비해 ‘기침용 팔꿈치’도 따로 마련돼 있죠. 물론 절대 손으로 얼굴을 만질 수 없게 설계돼 있고요!
 
확실하게 거리 두는 미용실
미용실에선 타인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것 같았다고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유튜브 채널에 코로나19 시대, 중국의 새로운 미용실 풍경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 장거리 헤어컷(‘Long-distance’ haircut amid the coronavirus outbreak in China)’이라는 이름의 이 영상엔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한 손님들의 요청으로 긴 막대기가 달린 특수 도구로 머리를 자르는 모습이 담겨있죠. 그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의 미용실에서는 손님은 비닐 칸막이 안에서, 미용사는 방호복을 입은 채 머리를 만지는 획기적인 서비스도 등장했고요.
 
인스타그램 @arkadi_777

인스타그램 @arkadi_777

모스크바의 한 미용실에서 역시 ‘우리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일한다’는 코멘트와 함께 특수 도구로 염색을 하는 영상을 포스팅했어요. 이에 “코로나19에 관한 뉴스가 늘 무서운 것만은 아니다” “아직도 유머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아플 것 같다. RIP 두피” “페인트칠을 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eituan

Meituan

 
진정한 혼밥이란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는 그 순간! 바로 뭔가를 먹거나 마실 때죠. 그런 순간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의 대표적인 푸드 딜리버리 앱 ‘메이투안 디엔핑(Meituan Dienping)’에선 일종의 보호막을 제공합니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이용자들은 배달 주문 시 판지로 만든 칸막이를 함께 받게 됩니다. 펼치면 20인치 넓이의 독립 공간이 짜잔, 그 안으로 쏙 들어가서 진정으로 ‘여긴 밥과 나뿐’인 식사를 즐길 수 있어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해야 하는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음식 배달을 시킬 경우 유용한 서비스! 좀 많이 외롭긴 하겠지만….
 
 
코로나 시대의 사랑
지금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아름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집 밖을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발코니에서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하고, 박수를 치면서 서로를 향한 응원과 위로를 나누는 것이죠. 동영상 크리에이터 구이도 타바코(Guido Tabacco)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탈리아 남부의 항만 도시 바를레타에서 벌어지는 이런 뭉클한 장면을 공유한 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사랑과 지지를 보내왔다. 정말 압도적이었다. 이 사실은 우리가 하나이며 이 빌어먹을 질병을 함께 이겨낼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