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닥터마틴 클라쓰 _ 요주의 물건 #22

영국 스트리트 패션, 청춘, 반항, 자유 그리고 음악, 음악, 음악! 이 단어들이 설명하는 아이템은 무엇일까. 바로 닥터마틴 부츠다.

BY장수영2020.03.11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조이서(김다미). 그녀가 극 중에서 신고 나오는 신발을 보며 나는 캐릭터를 단번에 파악했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당돌함, 자신의 젠더나 나이,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제 갈 길을 가는 패기, 자신이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는 욕망. 다재다능한 소시오패스. 그 신발이 청춘과 반항, 자유 등을 외치는 유스 컬처의 상징적인 아이템, 닥터 마틴 부츠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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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마틴 부츠는 1945년, 독일인 클라우스마에르텐스(Klaus Maertens/닥터마틴은마에르텐스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 박사에 의해 탄생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의사로 복무했던 그는 어느 날 바바리안 알프스로 스키 여행을 갔다가 발목에 상처를 입게 되었고, 밑창이 단단한 군화가 불편하다고 느끼게 된다. 발목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좀 더 편안한 소재의 밑창을 찾다가 공기가 들어간 고무 밑창인 ‘에어쿠션’을 개발하게 된다. 그것이 닥터마틴의 탄생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2년 뒤인 1947년,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의사인 허버트 펑크(Herbert Funck)와 함께 본격적으로 신발을 제작하는데, 그들이 만든 신발은 곧 큰 인기를 끌었다. 일에 쫓기는 독일의 주부들에게 날개가 돋친 듯 팔렸다.
 
닥터마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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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하고 실용적인 부츠를 만든 두 박사는 1950년대 후반, 그 특허권을 영국의 구두회사 그릭스에 판매한다. 그리고 1960년 4월 1일, 생일에서 이름을 가져온 ‘1460 부츠’가 출시되었다. 여덟 개의 구멍이 있어 ‘8홀 부츠’라고도 불리는 1460 부츠는 검붉은 색, 눈에 확 띄는 노란색 스티치, ‘에어 워’라는 이름의 고무 밑창을 특징으로 한다. 견고하고 착용감이 좋아 처음에는 우체부와 경찰관들에게 인기를 끌다가 1960년대 후반 이후로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전성기를 누린 펑크와 록 음악의 뮤지션들은 모두 닥터마틴을 신었고, 그들에 열광하는 10대와 20대 역시 닥터마틴을 신었다. 1460 부츠는 사회 고발적이고 저항의 메시지를 담는 펑크와 락 음악과 함께 서브 컬처의 아이콘이 되었다. 

 
닥터마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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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마틴은 유명 디자이너나 셀럽들과의 협업 라인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클래식한 제품들을 그대로 유지한다.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은 1460 8홀 부츠가 처음과 거의 같은 모습을 하고 여전히 브랜드의 대표주자,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은 큰 놀라움을 안겨준다. 단순히 ‘작업자들을 위한 신발’에 머물 수도 있었던 닥터 마틴이 주류와 비주류의 문화 사이를 명랑하게 오가며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 그 답은 다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돌아가 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죽 소재의 의상과 탈색한 단발머리, 그리고 펑키한 디자인의 닥터마틴 부츠를 신는 조이서(김다미) 말고도 닥터 마틴을 신고 등장한 캐릭터가 또 한명 있다. 평범한 가정과 평범한 직장, 평범한 성공을 바라며 살아온 사람, 오수아(권나라). 그녀는 오피스 룩에 닥터 마틴 로퍼를 매치했다. 어쩌면 그게 닥터 마틴의 특별함을 설명하는 지점이 아닐까. 슈트를 입든 데님을 입든, 젊은 사람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혹은 또 다른 성이든. 당신이 누구든, 누구라도 즐길 수 있는 편견 없는 신발이라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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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를 뛰어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 뒤에 숨은 흥미로운 이야기, 김자혜 작가의 ‘요주의 물건’은 매주 수요일에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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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프리랜스 에디터 김자혜
  • 사진 닥터마틴 제공 및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