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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본 99% 풀문이 뜬, 주변에 빛이 없어 달빛만으로도 길을 환하게 비추는 하늘과 봄비가 내리던 중 반짝하고 나타난 무지개가 뜬 하늘을 나누며 지나치게 보통의 일상 속 지루한 장면들을 정중하게 대해보기를 바란다.
매일 걷는 출근길,
집 앞의 가로수,
손에 쥔 교통카드,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저녁으로 가는 해,
지하철 안 풍경, 매일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
편의점에서 사 먹는 삼각김밥과 어쩌다 한 번씩 통화하는 부모님의 목소리,
하루의 끝에 쏙 들어가는 사각거리는 이불,
볕이 드는 창가에 키우는 아주 작은 허브 화분,
점심에 잠깐 맛보는 빌딩 사이의 봄 햇살,
좋아하는 책,
친구와 나누는 별다를 것 없는 카카오톡 메시지....
즐겁고 행복해지는 순간마다 이상하게 마음의 가장 앞에 떠오르는 말
‘낯선 곳에 오면 익숙한 곳에 두고온 모든 것들이 그리워진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