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가브리엘 샤넬은 투박한 가방의 핸들을 매끄럽고 여성스럽게 바꾸기 위해 고민했다. 그 끝에 탄생한 체인 핸들의 숄더백은 10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디자인이다. 어린 아이의 엉덩이처럼 부드러운 램스킨과 골드 메탈이 어우러진 디자인을 고를 것.
자수와 비즈로 장식한 웨딩드레스는 가격 미정, Reem Acra by Heritique New York.
신부들은 왜 화이트 드레스를 입을까? 시작은 화이트 컬러로 신부의 정조를 상징한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또 과거에는 세탁과 표백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새하얀 드레스는 아무나, 아무 때나 입을 수 없는 것이라 특별했다. 이런 오랜 관습이 결혼식엔 화이트 드레스라는 공식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일생에 단 하루, 가장 중요한 순간을 빛나게 하는 웨딩드레스엔 여전히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기술이 집약돼 있다. 다루기 힘든 시어한 소재에 섬세한 자수를 놓거나 작은 비즈를 촘촘하게 다는 노동집약적인 수공예 디테일을 선택해 장인의 손길을 느껴보시길.
깃털과 주얼로 화려하게 장식한 누드 컬러의 앵클 스트랩 슈즈는 3백89만원, Jimmy Choo.
새로운 인생에 첫발을 내딛는 신부에게 슈즈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드레스에 맞는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아무거나 무조건 높은 구두’를 신는 것은 금물. 생각보다 치렁치렁한 드레스 자락을 들어 올려 슈즈를 내보일 일이 많으니까. 깃털 장식과 레이스 소재, 주얼 장식 등 웨딩드레스만큼이나 섬세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슈메이커들의 웨딩 슈즈를 추천한다.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스틸 주얼리 워치는 가격 미정, Cartier.
‘파란 공’이라는 뜻의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컬렉션은 우주가 탄생한 순간부터 이어진 시간의 연속을 상징한다. 우주를 떠돌던 초원자가 폭발해 공간이 팽창되고 시간의 흐름이 생겨났다는 우주 탄생 과정은 완벽하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가족이 탄생하고, 이후 그들만의 시간을 이어나가는 결혼과 드라마틱하게 맞물린다. 또 라운드 형태의 볼록한 양면 케이스는 무중력 상태처럼 손목 위에 가볍게 올라앉는다. 마치 결혼을 앞둔 신부의 마음처럼.
플래티넘 소재의 티파니 트루 링은 가격 미정, Tiffany & Co. 코코 크러쉬 웨딩 링은 가격 미정, Chanel Fine Jewelry.
반지의 원형엔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불멸의 의미가 담겨 있다. 결혼식에서 나눠 낀 반지를 간직하는 것은 영원한 사랑과 행복의 약속인 셈. 보통 웨딩 링은 왼손 약지에 착용하는데, 이는 왼손 약지의 혈관이 심장과 직결된다는 고대 그리스의 신앙에서 나온 것이다. 이후 15세기 왕족들이 결혼할 때 불과 무쇠로도 파괴할 수 없는 다이아몬드를 영원을 상징하는 원형의 링에 장식한 것이 현대까지 이어지며 여자들이 꿈꾸는 솔리테어 웨딩 링이 탄생했다.
1ℓ 용량의 화이트 풀 레이스 티포트는 42만4천원, Royal Copenhagen.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도자기가 유럽에 전파되면서 본격적인 포셀린(자기) 역사가 시작됐다. 로얄 코펜하겐은 유럽의 상징적인 포셀린 브랜드이자 여성들이 로망하는 티포트의 디자인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다. 여기 화이트 풀 레이스 티포트는 1800년대에 디자인 된 것으로, 장인 정신으로 재현한 레이스 무늬와 얼굴 조각 등이 소유욕을 자극한다.
페일 브라운 컬러의 보울러 테이블은 34만원, Hay by Innometsä.
작은 공간에 색다른 표정을 불어넣을 컴팩트한 사이드 테이블을 소개한다. 화강암 베이스에 파우더 코팅한 강철 프레임과 트레이를 연결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 집 인테리어에 맞게 화이트와 그레이, 그린, 베이지 등 다양한 컬러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모데스띠 베일 암체어는 가격 미정, Driade by Hbinc.
웨딩 베일을 쓴 의자가 여기 있다. 드리아데는 퐁피두 현대미술관의 전시 홀 레너베이션과 루브르박물관의 쿠르 카레 궁정 레너베이션 프로젝트, 낭트 도심 개발 프로젝트 등 굵직한 건축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아온 이탈리아의 건축가, 이탈로 로타와 함께 베일에 싸인 신부의 모습에서 모티프를 얻은 암체어를 디자인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인상을 달리하는 신비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오이스터 데이트저스트 36은 가격 미정, Rolex.
한번 구매하면 오래도록 착용할 예물 시계는 아무래도 클래식한 디자인이 좋다. 누구나 한눈에 알아보고, 특유의 디자인 코드를 유지하며 세대를 거듭해 사랑받는 롤렉스 워치가 예물 시계를 상징하는 이유. 오토매틱 와인딩 매케니컬 무브먼트인 칼리버 3235 무브먼트를 장착한 오이스터 데이트저스트 36은 5열로 구성된 금속 브레이슬렛을 적용해 유연하고 부드러운 착용감을 선사한다.
퍼즐 코스터는 16만원, The Empathist by Chapter 1.
센스란 자고로 작은 것 하나에서 빛을 발한다. 테이블 위에 물잔을 내려놓으면서 작은 코스터 하나를 받히는 사소한 습관이 당신의 매력을 상상 이상으로 증폭시킬지도. 황동 소재로 만든 여섯 조각의 퍼즐 코스터는 모이면 사람 얼굴이 되지만 흩어지면 마치 멤피스풍의 아트 작품처럼 보인다. 기억에 남는 선물용 아이템으로도 좋다.
지름이 38cm인 서큐 380은 1백만원, 지름이 22cm인 서큐 220은 76만원, 모두 Louis Poulsen by Innometsä.
신혼부부의 로망과도 같은 루이스 폴센의 조명 컬렉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 흔한 ph5 대신 서큐(Cirque)로 눈을 돌려보길. 1920년대 중반부터 건축가 겸 디자이너 폴 헤닝슨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조명을 개발하기 시작한 루이스 폴센의 선택지는 ph 시리즈 외에도 다양하다. 서큐의 시선을 끄는 컬러 팔레트와 유니크한 셰이프는 신혼집의 거실과 주방을 즐거운 공간으로 바꿔줄 것이다.
디올 오블리크 알루미늄 그러데이션 캐빈 수트케이스는 5백11만원, Dior & Rimowa.
허니문이라면 짐 싸는 순간부터 행복하다. 여기 당신의 신혼여행에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할 특별한 여행 가방이 있다. 여자들이 원하는 것을 잘 아는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여행자들의 로망과도 같은 여행 가방 브랜드 리모아와 함께 아름다운 수트케이스를 만들어낸 것. 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러기지 위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디올 오블리크’ 패턴을 그러데이션으로 입힌 디자인이 무척 우아하다.
알케미스트 가든 문라이트 세레나데 센티드 워터는 30만7천원, Gucci.
버진 로드를 따라 은은하게 번지는 싱그러운 향기를 상상한다면 플로럴 계열의 향수가 제격이다. 구찌에서 선보인 알케미스트 가든은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조향사 알베르토 모리야스에 의해 탄생했다. 향은 핑크 로즈 버드가 새겨진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보틀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그 자체. 세이지와 통카빈 노트를 블렌딩한 라벤더 추출물이 상쾌하면서도 빈티지한 아로마 향을 선사한다.
미니 사이즈 컵과 소서는 7만2천원, 그린 컬러 컵과 소서는 7만6천원, 나머지 굽이 있는 컵은 각 9만원, 모두 RE:Bottle Maker.
신혼 살림을 장만할 때 윤리적인 소비에 대한 기준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유리공예 작가 박선민은 카페나 음식점에서 받아온 폐유리병을 재가공해 형태를 바꾸는 작업을 한다. 버려진 병을 자르고 연마해 재조합한 결과물은 상상 이상으로 유니크하다. 리사이클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리:보틀 메이커의 아름다운 컵과 소서는 신혼의 식탁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4 트레이 프리미어 세트는 가격 미정, Hermès.
튀어나온 모서리와 팽팽한 라인의 긴장감이 인상적인 도자기 트레이가 여기 있다. 트레이의 외곽을 따라 연마한 가죽의 질감을 표현하고 컬러를 입인 모서리가 이 시리즈의 특징. 패턴은 우리 주변의 도시와 자연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함께 있어도, 따로 떨어져 있어도 존재감을 발휘할 테이블웨어라면 단순한 음식조차 화려한 플레이팅으로 느껴질 듯하다.
소매를 날씬하게 디자인한 빨간 저고리는 가격 미정, Moonaoq.
꼭 전통 혼례를 치르지 않더라도 결혼식 전후로 입을 일이 많은 한복은 새하얀 웨딩드레스만큼이나 신부를 돋보이게 만드는 옷이다. 예부터 신부는 ‘녹의홍상(녹색 저고리와 붉은 치마)’을 입었지만 요즘엔 전통을 고증하는 한복뿐 아니라 서양식 드레스에 견줄 만큼 화려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이 많아지는 추세라 색에 대한 제약이 줄었다. 소매통이 좁고 날렵한 저고리 디자인을 선택할 것. 한복의 거추장스러움은 덜어주고, 훨씬 날씬해 보일 수 있다.